비대면 시대의 원격 교육을 말하다 ②: 예술교양학부 유주영 강사 인터뷰

원격 교육의 빛과 그늘을 돌아보는 인터뷰 기획의 두 번째 인터뷰이는 예술교양학부의 유주영 강사다. 첫 번째 인터뷰이인 조선우 교수가 예술교양학부에서 이론적인 강의들을 담당했다면, 유주영 강사는 실기 수업을 진행해왔다. 인터뷰는 5월 26일 오전, 화상통화를 통해 진행되었다.

먼저 간단한 자기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한예종에서 드로잉기초실습 1, 2 강의를 담당하고 있는 유주영이라고 합니다. 원래 조소 작업을 했고, 미술교육학으로 박사 학위를 취득한 뒤, 미술 교육과 관련된 연구도 진행하고 있습니다. 한예종에서는 2019년 서초동 캠퍼스에서 ‘드로잉기초실습2’를 대면 수업으로 가르쳤고, 이후에 세 학기째 비대면 수업을 하고 있어요.

직접 체감하신 대면 수업과 비대면 수업 차이가 있으신가요?

역시 물리적인 공간의 유무가 차이 나는 것 같아요. 저는 미술 교육을 공부하면서도 항상 교육자와 학생 그리고 학생 간의 대화와 소통 그리고 실기실의 학습 환경 조성을 중시했는데, 대면 수업에서는 이것들이 상대적으로 용이했어요. 또 학생들이 네 명 정도의 소그룹을 이루어 이야기를 할 수 있도록 책상 배치를 하기도 했고요. 수업할 때 학생들의 참여가 용이하도록 미술 재료들을 사전에 준비했어요. 이런 말을 제가 직접 하기는 뭐하지만, 제가 좀 착한 선생님인 편이라(웃음), 학생들의 수업 준비를 배려하고 싶었어요. 그림 수업에 익숙하지 않은 학생들을 배려하려 했고, 다양한 재료도 소개하고, 또 학생이 수업 준비물을 준비해오지 않으면 전반적인 수업 분위기에 영향 끼칠 수도 있기 때문이었죠. 반면 비대면 수업에서는 물리적인 공간을 조성하기 어렵고 재료들을 소개할 수 없다는 점이 크게 다른 것 같아요.

비대면이기 때문에 학생들에게 피드백을 주기 어렵다고 느끼신 점은 없으셨나요?

그런 면도 있는 것 같아요. 사실 학생들이 개인 작업을 하는 시간에는 대화를 많이 하지는 않아요. 집중해서 작업할 때 방해가 될 수도 있으니까요. 대신 수업을 시작하고 본 활동에 들어가기 전에 간단한 몸풀기 활동을 통해 영감을 주고받는 장을 마련하고 있어요. 그리고 작업한 내용을 수업 후반부에 공유하거나, 학생들과 개인 면담을 진행하고요.

학생들의 작업 공유는 잘 이루어진다고 생각하시나요?

미술교육학자의 입장에서는 선생과 학생의 비율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을 하는데, 드로잉 수업은 서른 명이 넘어가는 경우가 많아서 소통이 어려운 면도 있는 것 같아요. 하지만 비대면 수업인 이상, 별도의 시간을 마련해서 작업을 공유하지 않는다면 학생들의 수업 참여를 확인하기 어려워요. 그런 만큼 작업 공유는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대면 수업일 때는 학생들의 작업 공유가 어떻게 이뤄졌나요?

방식은 비슷했어요. 다만 그때는 학생들이 활용한 작품의 재료와 질감, 크기 등을 확인하고 함께 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었죠. 이런 공유를 비대면으로 전환하는 방식을 계속해서 모색했던 것 같아요. 줌에서 소회의실을 열어 학생들의 상호작용을 늘리거나, 화면에서 보이는 그림을 보고 학생들이 서로 평을 주고받게 만드는 시도를 했죠.

그 방식은 대면 수업의 장점들을 잘 대체했다고 생각하시나요?

어느 정도는 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오히려 대면 수업 때 모두가 모이는 곳에서 이야기하기 어려웠던 부분은 소회의실에서 이야기하기 용이할 수 있죠. 사실 아쉬움은 대면 때도 있었어요. 자신의 작업에 관해서 이야기하기 싫은 학생들의 참여를 유도하는 점은 그때도 어려웠거든요.

원격 교육의 가장 큰 장점은 무엇이라 생각하시나요?

집에서 하잖아요(웃음). 아무 곳에서나 수업을 들을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인 것 같아요. 또 이동 시간이 단축되고, 수업이 끝나도 재료들을 일일이 옮기지 않아도 된다는 점등이 있고요. 또 제가 한예종이 아니라 다른 곳에서도 강의하고 있는데, 그 수업에서는 최근에 제가 아는 미국의 교수를 초빙해 온라인 특강을 하기도 했어요. 시공간의 제약을 뛰어넘을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이라고 생각해요.

최근에 원격 교육과 관련 연구를 진행 중이시라고 알고 있는데, 구체적인 내용이 궁금합니다.

온라인 공간에서 학생들의 참여를 어떻게 북돋을까 고민하는 연구에요. 구체적으로는 ‘구성주의’ 교육 접근법에 관심이 있어요. 이 관점에 의하면 지식의 습득에서 선생님이 학생들에게 일방적으로 전달하는 것보다, 학생들의 능동적이고 적극적인 참여가 중요하다고 봐요. 그런 능동적인 참여를 위해 학생들에게 기본적인 가이드라인을 주는 교육자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온라인으로는 물리적인 공간을 조성하기 어려운데, 이 점을 극복할 방안은 무엇이 있을까, 또 어떻게 학생들의 반응을 알 수 있을까 시도해 본 거예요. 겨울방학 때는 그 전 학기에 ‘드로잉기초실습2’를 수강한 학생들에게 직접 인터뷰를 청해 수업에 대해 의견을 물어보기도 했어요.

선생님의 수업을 두 학기 연속으로 듣고 있는 제 관점에서 볼 때는, 저번 학기와 다른 변화를 주려고 하시는 점이 눈에 띄는 것 같습니다.

방금 말했다시피, 방학 때 학생들의 의견을 들었던 인터뷰 내용이 도움이 된 것 같아요. 성적 입력이 종료된 이후, 인터뷰를 통해 학생들의 반응을 들었는데 새로운 점을 알게 되었고, 그 점을 토대로 강의 방식을 수정한 면이 있어요. 예를 들어, 사전설문지와 개별상담을 추가했어요. 또, 이전 학기에는 캠을 꺼도 된다고 했지만, 이번 학기부터는 캠을 켜도록 유도하고 있죠. 또 학생들이 전체 채팅에서 수업과 무관한 사적인 대화를 하는 경우도 곤혹스러웠는데, 그 점을 방지할 수 있도록 주의를 주었습니다.

비대면 수업의 아쉬운 점은 무엇이 있을까요?

화면을 키라고 해도 계속 끄는 학생이 있어요. 학생들 수가 많다 보니 학생들의 수업 태도를 일일이 확인하기 어려운 점도 있고요. 출결과 수업 참여도를 판단하기 위해 학생들에게 사전에 고지하고, 수업 내용을 녹화해요. 수업 참여도가 낮거나 평소에 작업을 거의 공유 안 한 학생들, 수업 중간에 말없이 나가버린 학생들의 태도를 판단하는 근거로 삼기도 하죠.

음, 하지만 대면과 비대면의 차이가 엄청나게 크지는 않았던 것 같아요. 물론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대면 수업 때도 책상에서 졸거나, 드로잉에만 집중을 하지 않고 핸드폰을 만지는 등 적극적이지 않은 학생들은 있었거든요.

그런 학생들의 참여를 독려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꼭 독려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아요. 성인이니 각자가 책임질 부분이기도 한 거죠. 물론 제가 지도 교수가 아니라 교양 과목의 강사이기 때문에 권고 차원에 그칠 수밖에 없는 점은 아쉽지만요. 하지만 저 또한 어린 시절에 입시 교육을 할 때 받았던 일방적인 교사 중심의 지도 방식에 아쉬움을 느꼈기에, 가급적이면 학생의 자율성을 존중하는 방식을 선호하는 것 같아요.

물론 솔직하게 학생들에게 먼저 대화를 걸기도 했죠. 그런 학생들의 경우 수업 태도가 뒤로 갈수록 나아지기도 했던 것 같아요. 이런 측면에서는 대화의 중요성을 깨닫는 것 같아요.

야외 수업이나 기말 전시 등 기존의 대면 수업에서는 가능했던 기획들이 비대면에서 이루어지지 못한 경우도 있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맞아요. 아쉬운 점이 있죠. 강의계획서에서 코로나 상황을 봐서 진행할 수도 있다고 했는데, 결국 못하게 될 듯합니다.

대면에서 비대면으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어떤 가치를 중시해야 한다고 생각하시나요?

책임감과 관련된 여러 문제가 있을 것 같아요. 또, 최근에 디지털 격차와 관련된 문제에 관심이 있어요. 저는 의식주 해결이 가능하고, 전자기기와 인터넷에 접근하는 데 어려움이 없지만, 그렇지 못한 사람들도 많이 있으니까요. 이번 코로나는 그 격차가 벌어지는 계기이기도 했던 것 같아요. 기기의 접근 가능성, 그리고 기기를 사용하는 능력과 익숙함의 차이가 있을 테니까요.

하지만 이 기회를 디지털의 장점을 수용하는 계기로 삼을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이제 저보다 어린 세대들은 책보다 스크린이 익숙하고, 태어날 때부터 유튜브를 일상적으로 접한 디지털 세대일 텐데, 그런 전환에 발맞춰나가야겠다는 생각도 하고요. 그런 점에서 디지털 기기를 유의미하게 활용해야겠다고 생각해요. 문제점과 장점을 어떻게 다룰지 어렵지만, 불가피한 변화에 맞서 다들 생각해야 한다고 봐요.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성실하게 임해주는 학생들 덕분에 교육자로서 보람을 느낍니다.

김신 기자
sans_soleil@karts.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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