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력적 장면 연출의 허용 범위는 어디까지일까?

드라마의 폭력적 장면을 둘러싼 이야기들

 현대 사회에서 영화, 드라마 등의 대중문화는 우리 삶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대중 매체와 플랫폼이 계속해서 발달함에 따라 더 많은 사람이 쉽게 대중문화를 접한다. 영화나 드라마 시청은 사람들의 여가 활동 중 하나로서 스토리에 몰입하여 주변을 돌아보거나 삶의 활력을 찾는 등 좋은 영향을 미친다. 반대로 범죄나 폭력 장면의 연출로 인해 아직 자아가 완벽하게 완성되지 않은 미성년자는 물론 성인에게도 범죄에 대한 경각심을 잃게 하는 등 좋지 않은 영향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인기를 얻기 위해 더욱 자극적인 연출이 이루어지는데, 이러한 장면을 둘러싸고 누리꾼들 사이에 갑론을박이 벌어졌다.

 최근 폭력적인 장면으로 논란이 되었던 작품은 작년 10월에 시작해 시즌 1, 2를 거치며 오는 6월 시즌 3 방영을 앞둔 인기 드라마 펜트하우스다. 드라마 내에서는 납치, 감금, 살인, 학교폭력, 가정폭력 등 다양한  범죄가 지속해서 연출되고 있다. 특히 우리 사회에서 민감하게 받아들여지고 있는 ‘학교폭력’ 장면 연출에 대한 논란이 거세게 일었다. 실제로 지난 1월 펜트하우스는 과한 학교폭력  연출로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서 법정 제재인 ‘주의’를 받은 바 있다. ‘청소년들의 과도한 폭력 장면을 빈번하게 연출해 청소년 시청자들을 모방 범죄의 위험에 노출시켰을 뿐 아니라, 이러한 내용을 청소년시청보호시간대에 그대로 방송했다’라는 이유였다. 학교폭력에 대한 자극적인 연출이나 집단 린치가 행해지는 장면은 누군가에겐 2차 가해로 작용할 수 있다는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그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이 접하는 매체에서 폭력과 범죄 장면이 지속해서 방영된다면 사회적으로 미칠 악영향에 대해서도 고려해야 한다.

 드라마의 나이 제한에 대한 논란도 있었다. 펜트하우스 시즌 2 10화는 가정폭력에 대한 자극적 연출과 직접적으로 등장하는 살인 장면으로 인해 19금 편성이 되었다. 하지만 방송 후 일부 누리꾼들은 ‘19세 이상으로 편성되었음에도 지상파 드라마에 적절하지 않은 폭력의 수위와 자극적인 장면 연출로 선을 넘었다’, ‘현실적으로는 미성년자들도 제한 없이 시청할 수 있는데, 대다수 청소년에게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라는 비판의 목소리를 내었다. 그에 맞서 ‘19세 이상 관람가로, 미성년자는 시청하지 말라는 표시를 해 놓았음에도 불구하고 시청하는 것이 문제 아닌가’ 등의 의견이 있었다. 실제로 19세 이상 관람가로 설정된 회차이지만, 한 드라마 내에서 회차에 따라 15세 이상 관람가와 19세 이상 관람가를 이동하는 것은 문제가 있어 보인다. 지상파 방송에서는 19세 미만 시청자를 제재할 수 있는 수단도 마땅치 않기에 그 문제가 더욱 극대화된다. 모든 연령이 특별한 절차 없이 19세 이상 관람가 영상까지도 접할 수 있게 되는 상황에서 시청 연령을 지정해 놓은 것이 효력이 있을까? 특히 미성년자에게 큰 악영향으로 작용할 수 있는 자극적이고 잔혹한 폭력 장면을 계속해서 연출해야 한다면, 연령 제한을 지키도록 하는 세부 방법에 대해 논의해 볼 필요가 있다.

 최근 종영한 tvN 드라마 ‘빈센조’에서도 잔혹성 논란이 일었다. 마지막 회차에서 온갖 악행을 저지른 악당들을 처단할 때 발톱을 뽑고, 몸에 기름을 부어 불을 붙여 죽이고, 의자에 묶은 상태로 드릴과 같은 날카로운 도구로 서서히 몸을 뚫어 살해하고, 심지어 아직 숨이 멎지 않은 사람의 몸을 까마귀가 파먹는 장면까지, 상상 이상으로 잔인한 방법들을 연출한 것이 논란이 되었다. 총살, 칼부림, 흥건한 피, 고문, 화형 등이 한 회에서 모두 등장했다. 모자이크를 사용하거나, 고문 장면은 직접적으로 방영하지는 않았지만, 그런데도 핏자국은 선명했고, 그림자 등 다양한 장치를 통해 연출해 시청자로서 모든 상황을 짐작할 수 있게 했다.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지나치게 잔인한 장면이 줄줄이 이어지는 회차가 19세 이상 관람가로 정해지지 않은 것에 대한 갑론을박이 일었다. ‘마피아다운 보복이다’, ‘통쾌했다’와 같은 긍정적 의견도 있는 반면, ‘화제성이 높고 주말 저녁 시간대로 많은 사람이 시청하는 만큼 수위 검열을 해야 한다’, ‘15세 관람가인데 불필요하게 잔인했다’, ‘19세 미만 관람 불가로 정했어야 한다’와 같은 부정적인 의견도 많이 볼 수 있었다. 주인공은 폭력과 범죄를 일삼는 마피아로서, 스토리와 캐릭터에 따라 잔인하게 복수하는 연출은 불가피했을 것으로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본 드라마의 사례 뿐만 아니라 다양한 매체들을 통해 사람들에게 다가가는 대중문화는 넓은 연령층의 사람들이 쉽게 접하는 만큼 그 파급력에 대해 생각하고 어디까지가 허용될 수 있는 범위인지에 대해 심도 있게 고민할 필요가 있다.

이소정 기자
sojeong21@karts.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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