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인 화가를 향한 미술계의 다양한 시선

지난 14일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연예인 구혜선의 그림을 혹평한 홍대 회화과 출신의 미술 작가 이규원에 비판을 가했다. 진중권 교수는 개인 SNS에 ‘이(규원) 작가의 작품도 컨셉이 별로이며 누가 그리든 좋아하는 사람이 있으면 되는 것. 연예인들의 작품 활동이 작가들에게 해가 되는 것도 아닌데 왜 박탈감을 느끼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라고 밝혔다. 앞서 이작가는 한 팟캐스트 방송에 출연하여 구혜선의 작품에 ‘미술 하나만 봤을 때 뭐 하나 제대로 하는 게 없으며 취미 미술 수준, 홍대 앞 취미 미술 학원생들’이라며 높은 수위의 비난을 가했다. 이에 구혜선은 “예술은 판단 기준을 가지고 평가하는 것이 아니라 느끼는 것이기에 객관적일 수 없다”라며 “예술은 대단한 것이 아닌 우리가 이 시간과 공간에 존재하고 있다는 것을 표현하는 방식”이라며 SNS에 글을 게시했다.

우리는 온라인상에서 연예인 화가와 작품을 다룬 기사와 글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유튜브엔 연예인 화가들의 작품을 모아 이를 비평하는 유튜버도 등장했다. ‘Artainer(Art+Entertainer)’라는 합성어로 연예인 화가들을 지칭하기도 한다. 이는 그림을 그리거나 사진을 찍는 등의 예술 활동을 하는 연예인들을 이르는 신조어이다. 실제로 미술 작업에 뛰어드는 연예인들이 예전보다 부쩍 늘어난 것은 사실이며 그들은 브랜드와의 콜라보 등 다양한 시도들을 하고 있다. 물론 기성 작가의 작품과 비슷한 수준으로 연예인 화가들의 작품이 평가되진 않는다. 미술 시장에서 이들 작품에 대한 수요는 여전히 투기 목적이 강하며 그들의 작품은 브랜드 캠페인 목적이거나 단발성 콜라보로 전시되곤 한다. 미술 전공자가 아닌 비전공자 대중들 또한 기성 작가들과 비교했을 때 연예인 화가들의 작품이 부족하다는 생각을 자연스레 갖고 있다.

미국 미술 잡지 아트넷에서는 2016년에 미술계에 셀러브리티 예술가가 등장할 것임을 예측했다. 많은 연예인이 이미 다수의 전시에 참여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 예측은 정확히 들어맞았다고 볼 수 있다. 많은 미술 전공자 작가들 역시 이 현실을 부정하지 않는다. 미술 전공자라고 해서 이작가처럼 연예인 화가에 마냥 부정적인 시선을 보내는 것은 아니다. 작가들은 미술시장이 돌아가는 원리를 이해하고 연예인 화가에 진심 어린 조언을 남기기도 한다. 하지만 약간의 씁쓸한 감정은 존재한다. 미술을 업으로 삼는 작가들은 본인의 전공에 오랜 시간과 정성을 기울인다. 하지만 모든 작가가 노력만큼 빛을 보는 것은 아니다. 작품성이 아무리 뛰어나도 시장성이 없다는 이유로 혹은 트렌드에 동떨어졌다는 이유로 빛을 보지 못하는 작품도 부지기수다. 이런 점에서 연예인 화가를 바라보는 전공자들의 곱지 않은 시선도 이해가 된다.

연예인의 미술 활동을 나쁘게 바라보고 싶진 않다. 연예인이 미술 작품을 내놓고 전시회를 여는 것은 미술 시장을 활성화하는 동력이 되며 미술에 대한 대중들의 관심을 끌어낸다는 확실한 이점이 있다. 이들의 미술 작업을 단순히 부정적인 시각만으로 보기에는 이미 미술계에 진출을 시도한 연예인들이 많다. 미술 전공 작가들 또한 이들의 작품을 접하고 긍정적인 반응을 내놓기도 한다. 하지만 여전히 연예인 작품에 쏟아지는 스포트라이트가 합당 한지엔 많은 논의가 존재한다. 이러한 논의를 상쇄시키기 위해서 연예인 화가들 역시 기성 작가들과 경쟁할 수 있는 수준의 작품을 내놓아야 대중들에게도 ‘작가’ 아이덴티티를 진정으로 인정받을 수 있을 것이다. 전공자만큼의 창작까지 많은 고뇌와 작품에 쏟는 시간이 요구되는 지점이다. 

jwwoopp@karts.ac.kr
박지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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