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객석에서 울린 벨소리, 그리고 정명훈의 대처

지난달 정명훈 피아노 리사이틀에서 논란이 된 “관크”

공연을 관람하던 중 소음 때문에 집중을 방해받은 경험이 있는가? 지난달 28일 저녁, 서초동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정명훈 피아노 리사이틀이 열렸다. 2014년 한국에서 올린 피아노 리사이틀을 마지막으로, 7년만에 열린 한국에서의 피아노 공연이었기에 클래식 음악 애호가들 사이에서는 공연 티켓 오픈 전부터 큰 화제가 되었다. 공연은 2부 구성으로, 1부에서는 하이든 ‘피아노 소나타 60번 C장조’와 베토벤 ‘소나타 30번 E장조’를 연주하고 잠시 인터미션을 가졌다. 연주자가 마음을 가다듬고 관객은 숨죽인 채로 2부 첫곡 ‘브람스 세 개의 간주곡’을 시작하려는 찰나, 관객석에서 벨소리가 울렸다.

공연 중에는 기침도 자제해야 하는 공연장에 울려퍼진 벨소리는 다른 관객과 연주자의 신경을 건들기에 충분했다. 특히 클래식 음악 공연장은 악장 간 박수를 치지 않거나 음악이 마무리되어도 여운을 느끼기 위해 한참 동안 박수를 치지 않는 등 엄격한 공연매너가 있기에 이에 익숙해진 관객들, 그리고 연주자는 몰입을 깨는 벨소리에 크게 화낼 수 있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정명훈은 이를 유머러스하게 받아쳤다. 벨소리를 그대로 피아노 선율로 옮겨 연주했고 “여보세요?”라고 말하며 전화를 받는 손짓을 했다. 연주자의 재치있는 대처 덕에 관객석에는 웃음소리가 흘렀고 다시 훈훈한 분위기로 연주가 재개될 수 있었다. 

관객의 매너 없는 행동으로 타 관객의 감상에 지장이 생기는 것을 흔히 관크(관객 크리티컬)이라고 부른다. 이러한 단어가 생겨난 것은 오랜 역사에 걸쳐 만들어진 공연장에서의 관례와 이에 벗어나는 행동을 하는 일부 관객 때문인데, 이처럼 공연관람예절을 지키는 것은 공연예술의 과정이 연주자 외에도 관객을 통해 만들어지는 부분이 있음을 보여준다. 공연장에서 관크로 인해 감상에 방해가 된 전적은 꽤나 많은데, 대표적인 것은 2017년 조성진과 함께한 베를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내한공연에서의 “몰래녹음”이다. 1악장이 끝난 뒤, 2악장을 시작하는 고요한 시점에 누군가의 휴대폰에서 1악장의 선율이 흘러나왔고 이내 공연장의 분위기는 굳어버렸다. 공연장에서 공연 녹음은 금지되는데 이를 지키지 않은 관객이 실수로 녹음본을 재생한 것이다. 

관객의 공연예절은 타 관객의 작품 감상에도 영향을 줄 뿐만 아니라 공연을 기획하는 주최측의 이미지에도 큰 손상을 입힌다는 점에서도 중요성을 가진다. 대표적인 예로, 한화의 협찬으로 기획된 예술의전당의 “교향악 축제”는 클래식 음악 애호가가 아닌 입문자 관객도 많이 참여하는 공연 중 하나이다. 공연 특성상 클래식 공연장의 관람예절을 숙지하지 못한 관객이 타 공연에 비해 많으며 매너 없는 일부 관객 때문에 음악 애호가 중에는 교향악 축제 공연을 기피하는 경우도 많다.

언젠가 “클래식 음악 공연장에 찾는 사람들은 예민한 것 같다. 애호가가 아니면 모를 수 있는 정보들이 있는데, 그걸 모른다고 공연장에서 소외감을 느끼고 클래식 음악문화를 모른다는 사실에 자괴감이 느껴져 관람이 꺼려지는 경우도 있다.”라는 지인의 하소연을 들은 경험이 있다. 일명 “안다박수”라고 불리우는 악장 간 박수나 특정 곡에서 꼭 지켜야하는 예절을 제외한 휴대폰 전원 끄기, 공연 녹화 및 녹음하지 않기, 기침 예절 지키기, 그리고 코로나 시대에 중요한 마스크 잘 착용하기 등 상식선에서 생각해본다면 누구나 알 수 있는 관람예절은 누군가의 작품을 감상하기 위해서 자제해야 하는 상황임을 모를 리 없다. 

이번 정명훈 피아노 리사이틀에 다녀온 음악원 학생 L은 “공연 역사상 가장 관객석이 어수선했던 공연이 아닐까 싶다. 전반적으로 휴대폰 알람이 너무 많이 울렸고 관객 연령층이 높아 하우스 어텐던트도 손쓰기 어려워했던 것 같다.”라는 후기를 전해왔다. 공연은 연주자만이 아니라 관객들도 함께 만들어나가는 자리인 만큼, 좋은 관람환경을 위해 관객의 자발적인 참여가 중요하다. 

eunicehong95@karts.ac.kr
홍유니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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