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중앙박물관 굿즈의 활약

국립중앙박불관 굿즈 이미지

2030 마음을 사로잡다

지난해 9월, 국립중앙박물관 뮤지업샵 웹사이트 서버가 다운됐다. 당시 새로 출시한 고려청자 휴대폰 케이스와 무선 이어폰 케이스를 구매하려는 유저들의 주문이 급증했기 때문이다. 출시 일주일 만에 고려청자 케이스는 주문 1만 건을 돌파했고, 두 달 만에 누적 판매 2만 건을 돌파했다. 케이스 제작을 담당한 미미달 측은 결국 배송 지연에 대한 사과문까지 게시하기에 이르렀다. 국립박물관문화재단 통계에 따르면 온라인 뮤지엄샵의 문화상품 매출은 재작년보다 작년에 무려 40% 이상 증가했다. 이처럼 전통과 문화재를 모티브로 한 굿즈는 매년 더 많은 대중의 관심을 끌고 있다. 

굿즈(goods)란 본래 ‘상품’이란 뜻으로, 특정 팬덤에서 제작한 맞춤 상품과 용품을 일컫는 단어로 통용된다. 아이돌, 게임, 또는 영화와 같이 문화예술을 소재로 출시되던 굿즈는 점점 그 저변을 넓혀왔다. 요즘은 나라에서 만든 기념품이라는 뜻의 ‘내셔널 굿즈’와 박물관에서 파는 전통문화 기반 상품인 ‘박물관 굿즈’ 같은 신조어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이는 주로 높은 연령대의 사랑을 받던 전통문화 상품이 젊은 세대의 눈길을 끌며 시작된 현상이다.

박물관 굿즈의 성공 비결은 2030 세대가 선호할 만한 제품 디자인과 실용성, 그리고 입소문 마케팅에 있다. 구매 대란을 일으켰던 고려청자 케이스의 경우 우리나라 제68호 국보 ‘청자상감운학문매병’의 표면을 그대로 재현했다. 그 결과, 학과 구름이 새겨진 무늬와 비색은 현대 상품에도 어울릴 만큼 멋스럽다는 호평을 받았다. 물론 동일한 비색이 사용된 것은 아니다. 현대인의 감성에 맞게 실제 고려청자 색보다 제품의 채도를 더 높였지만, 전반적인 디자인은 전통적인 것을 최대로 활용했다. 그렇게 완성된 고려청자 굿즈는 힙한 것을 선호하는 젊은 세대의 호감을 샀고, 입소문은 인스타그램을 비롯한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를 매개로 순식간에 전파됐다. 더군다나 유행에 민감한 사람이라면 하나씩 가지고 있을 법한 에어팟과 버즈를 겨냥한 굿즈는 쉽게 잠재 고객의 구매욕을 자극할 수 있었다. 가성비도 성공 비결이다. 고려청자 굿즈는 만원 후반대로, 젊은 구매자가 부담 없이 구입하기에 적당한 가격이다. 이는 원가를 낮추되 매력적인 디자인으로 제품 경쟁력을 갖춰야 하는 박물관 기념품에 알맞은 판매 전략이다.

미미달의 한상미 대표는 일본인들이 일본 전통을 대중적으로 활용하는 모습에서 브랜드의 방향성을 착안했다고 한다. 여전히 미미달은 더 많은 사람이 전통 소재의 상품을 대중적으로 사용하는 날이 올 수 있도록 노력에 앞장서고 있다. 자칫 촌스러운 것처럼 보이기 쉬운 전통문화의 대중화를 위해 현대적 재해석은 필수적이다. 제아무리 예쁜 디자인도 쓰임새가 있어야 사용자의 취향에 맞춰 상품화에 성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고려청자 케이스뿐만 아니라 일월오봉도 노트북 파우치와 필통, 단청 우산과 용돈 봉투, 그리고 청화백자 그립톡까지 – 미미달은 꾸준히 실용성을 염두에 둔 철학으로 굿즈 개발 중이다. 국립중앙박물관 뮤지엄샵도 문화재를 활용한 생활용품 판매에 치중하고 있다. 최근에는 코로나19 시국을 맞아 박물관 유물이 새겨진 노방 마스크와 마스크 파우치가 출시되어 인기를 끌고 있다. 이처럼 문화유산을 활용하려는 시도는 사방에서 꾸준히 이어지고 있고 조금씩 성공을 거두고 있다.

2020년 한 해는 여러 방면에서 전통문화가 대중문화에 크게 기여하고 인기몰이한 인상 깊은 한 해였다. 그렇기에 다음에는 또 어떤 전통 굿즈가 유행을 일으킬지에 대한 국민의 기대가 크다.

정인우 기자
inwoo@karts.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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