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다울 권리를 위한 학생 자치기구와의 인터뷰

간단한 자기소개와 ‘인간다울 권리를 위한 학생 자치기구(이하 인권위)’에서 맡은 직책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박: 저는 음악원 작곡과 재학 중인 박지윤입니다. 인권위에서 위원장 직책을 맡고 있습니다.

이: 안녕하세요. 저는 인권위 부위원장을 맡고 있는 이고은이라고 합니다. 부위원장은 위원장의 총괄 업무를 도우면서 위원장 부재 시에는 위원장의 역할을 대리합니다. 외부 업무로는 회계를 담당하기도 합니다.

하: 안녕하세요, 저는 인권위에서 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영상이론과 하예린입니다.

반갑습니다. 인권위는 세 팀으로 나뉘어 있다고 알고 있는데요, 인권위의 구조와 업무에 대해 알려주세요.

박: 저희는 소통/연대팀, 상담/동행팀, 행사/홍보팀 이렇게 세 팀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소통/연대팀은 교내의 인권 침해 이슈를 파악하고 접수된 사건의 공론화를 통해 사람들의 연대를 이끌어내거나 대자보를 작성하는 팀입니다. 오프라인으로 이슈를 파악하거나 온라인(에브리타임, 누리 등)으로 익명 제보를 받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상담/동행팀은 인권 침해 관련 특강을 듣거나 자체 스터디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상담 전문 기관 연계나 사건 신고자와의 면담도 진행합니다. 이런 부분에 대해서는 전문적인 지식이나 훈련을 거쳐야하기 때문에, 위원들이 공부를 하는 등 여러가지 노력이 많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행사/홍보팀은 인권위 홍보 사업을 구상하고, 인권위 안내 사항과 SNS 관리를 맡고 있습니다. 인권위에 지원하실 분들은 개인 재량과 관심사에 따라 팀을 선택하여 활동할 수 있습니다.

인권위가 학생자치기구라는 점에는 어떤 의미가 있을까요?

이: 학생자치기구는 타인 혹은 학교 본부의 간섭이나 지시 없이 학생들 간의 협의와 연대로 인권 침해에 대응하고 문제 해결책을 찾아갈 수 있다는 점에서 자치성과 독립성이 돋보인다고 생각합니다. 인권위 구성원들은 같은 학생이잖아요. 그래서 동료처럼, 친구처럼 함께할 수 있는 인권 기구가 있다는 안정과 연대감을 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정서적으로도 학우 분들과 연결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요. 무엇보다 인권 의제에 집중해서 학생들의 목소리로 학생들의 권리를 찾고 다같이 잘 살 수 있는 학생 사회를 지향한다는 점에서도 주체적입니다. 인권위가 학생자치기구로 발족되었다는 것에 중요한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박: 저희가 처음 발족 준비를 시작했을 때 학생자치기구로 만드는 것의 의미에 대해 많이 생각해 보았습니다. 교내에서 일어나는 인권 침해에 관한 사안들을 해결하고 함께 논의하는 방안에 대해서 학생들이 누구보다다 잘 알기 때문에, 학생들이 하는 것이 효과적이지 않을까,하는 생각을 했어요. 또 학생 독립 기구로서의 독립성을 가지면 학생들이 좀 더 쉽게 연대 요청을 하고, 저희 역시 학교에 더 많은 요구를 할 수 있지 않을까, 그런 의미로 다가왔던 것 같습니다.

인권위 준비위원회가 올해 7월부터 발족을 준비했다고 하는데 구체적으로 각자 어떻게 준비하셨는지 들어보고 싶습니다.

하: 저는 인스타그램에 올라온 홍보글을 보고 인권위 준비위원회에 지원하게 되었는데요. 그때 당시 저희는 사건 연대 매뉴얼 팀과 인권위 내규 팀으로 나뉘어져 있었습니다. 저는 내규팀에서 활동하며 인권위 내부 규칙들과 저희가 사용하는 용어들의 정의를 정리하며 함께 활동했습니다.

박: 저는 준비위원회 당시 사건 연대 매뉴얼 팀에서 매주 회의를 하면서 매뉴얼을 어떻게 작성하고 수정해야 회칙에 도움이 될지 논의했습니다. 매뉴얼 내에는 기구 소개와 역할, 상담 절차, 사건 대응 방법 등 기본적인 규칙을 작성했습니다.

인권위 활동에 참여하게 된 각자의 계기가 있을까요? 특별히 기억 남는 교내 인권 관련 사례나 인상 깊었던 예시가 있다면 알려주세요.

박: 제가 처음 지원을 하게 된 계기는 거창하지는 않았습니다. 인권위를 발족하기 위한 준비위원회를 모집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지원하게 되었고요. 평소에 인권에 관심이 많았는데, 그런 관심을 사회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나아가게 하기 위해서 지원하게 되었습니다.

하: 저는 이번에 처음 학교를 들어오게 된 20학번인데, 코로나 때문에 학교를 많이 가진 못했지만 몇 번 갔을 때 영상원 건물에 붙어있던 대자보나 스티커를 보며 관심을 가졌습니다. 학교 안에서도 이런 이슈가 있고 목소리를 내는 사람들이 있구나, 라는 막연한 생각만 갖고 있었는데, 인권위 준비위원회를 모집한다는 글이 인스타그램에 올라왔습니다. 정기적으로 모여서 인권에 대해 이야기하고 사건이 발생했을 때 연대할 수 있는 단체가 있으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런 단체에 함께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지원하게 되었습니다.

이: 저는 인권위 준비위원회 모집 공고를 보고 아직 학생인권기구도 없는 학교라니, 하고 혀를 찼습니다. 그런데 생각해보니 저도 이 사실을 모른 채로 무관심하게 살고 있었습니다. 그러면 내가 하면 되겠다, 라는 생각을 했고 반성하며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이전에 제가 학교에 관심을 갖지 않은 것도 문제지만, 학교에 대학평의원회가 없다는 사실을 알고는 학교에 대한 실망이 더 커지고 충격을 받았습니다. 정부의 지침 뿐 아니라 학교 구성원들도 계속 요구하는 사항이고 필요성이 있음에도 학교 본부에서는 설치를 모르쇠하고 학교 노동자들을 불성실하게 대우하잖아요. 저는 그게 화가 났습니다. 예대생이나 예술가도 제대로 인건비를 지급받지 못하거나 위계질서 폭력 때문에 능력을 펼치지 못하는 경우가 많잖아요. 학교가 노동자나 구성원을 대하는 태도가 나중에 한예종 학생들이 마주할 노동환경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런데 예술 학교가 맞나, 하는 생각이 들어 제가 무관심했던 것에 대해 재고하고 학교의 현 방향성을 고민했습니다. 그때 인권위 포스터도 보게 되었구요.

출범문에 타 대학 학생 기구와 학교 기관과의 연대가 언급되어 있는데 진행 계획이 궁금합니다.

박: 저희가 12월 정식 인준을 앞두고 있어 아직 연대 요청을 하지는 하지 않았습니다. 다른 예대나 종합 대학의 인권위에 연락해서 한예종에서 인권위를 인준했으니 그것을 알아달라, 하는 간단한 연락을 할 예정인데요. 그런 연락을 하는 것만으로도 존재감을 알리는 것이잖아요. 조금 더 힘이 될 수 있도록 연대 요청을 드리는 것입니다. 저희가 처음 인준을 하는 것이다 보니 어려움이 있을 때마다 자문을 구하려 합니다.

‘예술 대학’의 인권위라는 특성에서 오는 기구의 차별점이 있을까요?

이: 단과대 형식이 아니기에 종합 대학보다 상대적으로 인권위가 선택, 집중할 수 있는 카테고리가 뚜렷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각자의 예민함이나 자유에 대해 이해할 수 있는 환경에서 우리의 인권을 이야기할 수 있어 좋은 것 같습니다.

박: 한예종에 재학하며 느낀 것이, 저희 학교가 개인주의적인 성향이 강하다는 것입니다. 다른 사람에 관심이 없고 자기 할 일을 하는 데 집중하는, 다른 사람이 어떤 일을 겪는지 잘 모르는 경향이 있는 것 같습니다. 저희가 이번 기회에 활동하며 주변 동기, 후배, 선배가 어떤 일을 겪고 있고 어떻게 해결하면 좋을지 제시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하: 예술계 안에서의 이슈에 집중할 수 있다는 점이 차별점이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최근에 예술계 미투 운동이 불거졌잖아요. 저희 학교가 예술대학이다 보니 학내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예술계의 축소판이라고 생각합니다.

인권위에서 활동하며 꼭 추진해보고 싶은 사업이나 교내 사회에 이뤄보고 싶은 가장 큰 변화가 있다면 무엇인가요?

박: 활동을 하며 점점 욕심이 많아지겠지만, 지금은 예술과 노동권에 대한 사업을 추진하고 싶습니다. 노동권에 대한 인식이 예술가들 사이에 부족해서 자기도 모르게 예술 노동권을 침해당하는 사례가 많은 것 같아요. 예술 노동권에 대해 어떤 해결책을 가지고 자문을 구할 수 있는지, 관련 사업을 진행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이: 저는 시카고 시어터 스탠다드처럼 다른 예술 대학들과 네트워크를 형성하여 예대 스탠다드를 설립하고 싶다는 욕심이 있습니다. 그리고 인권위가 조금 더 커져서 더 많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 인권위가 지적한다면 학교 측의 빠른 피드백을 받을 수 있을 정도로 성장했으면 좋겠습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한예종 학우 분들이 자신의 인간다울 권리를 언제 어디서나 인지하고 주장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으면 좋겠습니다. 성희롱, 성폭력에 노출되지 않고 위계 폭력에 대항할 힘을 얻을 수 있으면 좋겠어요. 인권을 지키기 위한 논의가 자연스레 이뤄질 수 있는 환경이 되었으면 하는데, 그러기 위해서는 많은 구성원의 연대가 필요하고 인권위도 올바른 방향으로 우직하게 나아가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해야할 것 같습니다.

하: 학교의 인권 기구가 어떻게 존재하는지, 문제가 어떤 문제점이 발생했을 때 어디에 연대를 요청하고 어디서 도움을 요청할 수 있는지에 대한 설명이 미비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저희 인권 기구가 설립이 됨으로써 문제가 생겼을 때 바로 떠올릴 수 있는 든든한 역할이 되어주고 싶다는 목표가 있습니다.

제가 준비한 질문은 여기까지인데요. 인권위에 관심을 갖고 있는 대학사회 구성원 분들께 드리고 싶은 한마디가 있다면 무엇인가요? 포부를 밝혀주셔도 좋습니다.

박: 무엇보다 관심을 많이 가져주셨으면 좋겠고, 위원 모집에 지원을 많이 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인력난 때문에 인권위가 학생 분들을 돕지 못하는 게 아쉽습니다. 연대 요청이나 신고에 대한 두려움 없이 얼마든지 꼭 신고를 해주셨으면 합니다. 

하: 저희 기구가 학생들에게 문제가 생겼을 때 가장 먼저 떠올릴 수 있는 든든한 기구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많은 관심과 지원 부탁드립니다. 저희 인스타그램 계정도 팔로우해주시고, 이슈도 지켜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이: 인스타그램 계정이 있는데, 문구가 멋있어요. All rights for K-ARTS입니다. 모두와 함께 할 수 있는 인권위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인권위 심볼을 보시면 서로 손을 맞잡고 있는데요, 인권위는 한예종 학우 분들의 손을 놓지 않고, 더 나은 학내 사회로 나아가겠다는 포부가 담겨있다고 봐주시면 좋겠습니다. 인권위의 손을 한예종 학우분들이 잡아주실 때 인권위는 더 힘차게 달려갈 수 있습니다. 인권위가 지치지 않고 존립하기 위해서는 학우분들의  관심과 참여가 가장 중요합니다. 인권위에 많이 지원해주시고, 격려와 지지를 부탁드립니다.

인터뷰 정인우 기자

inwoo@karts.ac.kr

기사 작성 최미리 기자

horoyoi@karts.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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