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치 밴드를 보는 방법

이날치 밴드에게 “한국 전통”으로부터의 자유를

지난 7월 30일 “Imagine your Korea” 계정에 업로드된 한국관광공사의 “Feel the Rhythm of Korea” 영상이 계속해서 화제가 되고 있다. 판소리와 서구의 팝을 결합하여 이른바 ‘팝소리’로 대중에게 많이 알려진 이날치 밴드와 앰비규어스 댄스 컴퍼니의 합작이다. 전주를 나타낸 영상에 등장하는 ‘좌우나졸’, 부산의 ‘어류도감’, 서울의 ‘범 내려온다’가 대표적이다. 그중에서도 서울의 ‘범 내려온다’는 각종 포털사이트에서 “외국에서 핫한 한국 홍보영상”으로도 알려져 현재 조회 수 3141만 회를 기록하며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많은 한국인들이 이날치 밴드와 앰비규어스 댄스 컴퍼니를 선택한 한국관광공사에 박수를 보내며 한국을 색다르게 알렸다는 반응을 보인다. 이는 영상을 보는 외국인의 반응과는 다른데, 외국인은 이 음악이 가진 중독성이나 흥겨움에 집중하는 반면 한국인은 이 영상이 외국인에게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는 사실과 기존 한국관광공사가 알려왔던 ‘국뽕’ 중심의 홍보에서 벗어난 새로운 홍보방식을 택했다는 사실 더욱 집중하는 경향을 보이는 것이다. 

 나아가, 이날치 밴드의 라이브 공연 영상에 대한 반응의 공감 수가 높은 몇 댓글을 통해 대중은 ‘전통성’을 드러내기 위해 꼭 한복을 갖춰 입지 않아도 국악을 흥겹게 즐길 수 있다는 새로움에서도 이날치 밴드의 의미를 찾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이날치 밴드의 베이스를 맡는 장영규는 밴드 ‘씽씽’, 영화 <타짜>나 <곡성>의 음악을 담당하며 국악을 타 장르와 결합하여 흥미로운 사운드를 만들어내는 작업을 이전부터 계속해왔다. 사실 국악계에서는 타 장르와 협업하여 국악을 알리고자 하는 움직임이 꾸준히 있어왔다. 클래식 음악이나 재즈 등 여러 장르와 함께 퓨전 음악 장르를 만들어온 것은 최근의 일이 아니다. 그럼에도 대중과 각종 매스컴은 ‘국악’을 전통이나 과거의 음악으로만 보는 시선에서 탈피한 신선한 활동으로서 이날치 밴드를 바라보고 있다. 뉴미디어의 발달이나 밴드라는 특이성 외에 이날치 밴드가 지닌 강점은 무엇이었기에 대중들이 이전의 시도와 달리 이토록 열광하는 것일까.

 장영규는 인디 문화 예술 큐레이션 서비스 “인디 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이날치 밴드가 타 국악작품과 비교하여 지닌 차별점에 대한 물음에 “우리는 판소리로 다른 걸 만든 건데, 이걸 판소리다, 아니다 할 필요가 없는 것 같아요. 국악 하는 보컬이 있고 판소리를 가져왔으니까 어떻게 만들었든 국악이나 퓨전 국악이라며 자꾸만 카테고리에 넣으려 하는데, 저는 전혀 다른 음악을 만들었다고 생각해요”라고 대답하여 그들을 가두는 구분을 벗어나고자 하는 의지를 보였다. 장영규의 말대로, 이날치 밴드는 이전에 정해놓은 음악 장르를 탈피하여 완전히 새로운 음악을 만들었기에 대중이 그 새로움을 인지한 것이 아닐까. 이전부터 국악이 걸어온 ‘퓨전’의 길은 국악과 타 장르를 융합하여 국악을 알리는 데에 목적이 있었다면, 이날치 밴드는 한국의 전통이나 국악성을 목적이 아닌 소재 중 하나로 사용하여 ‘실험’을 목적으로 시도했다는 점에서 이전과 차이점을 보여주고 있다.

 한국관광공사의 이번 홍보영상 전과 후로 이날치 밴드를 보는 관점이 달라지는 경향이 있었다는 점도 주목할 만 하다. 한국관광공사가 홍보영상에 이날치 밴드와 앰비규어스 컴퍼니가 등장하기 이전에도 이들는 퍼포먼스가 지닌 특이성으로 대중의 주목을 받아왔는데, 당시에는 “힙한 국악”이라는 반응과 함께 음악의 중독성에 관한 긍정적인 평가가 많았다. 그러나 한국관광공사가 이를 한국을 홍보하는 용도로 사용하기 시작하면서 대중들이 이를 보는 시선도 외국인에게 우리의 전통 문화인 ‘국악’이 소개된다는 관점으로 변화하여 이 퍼포먼스가 얼마나 ‘한국성’을 잘 보여줄 수 있는지에 초점이 맞춰지게 되었다. 대중이 ‘이전의 한국 홍보 방식’이라고 비판했던 한국 전통이나 문화의 우월성을 강조하는 방식에 보이는 반응과 크게 다르지 않은 방식으로 ‘한국성’을 재생산되고 있는 것이다. 이제 이날치 밴드에게 ‘한국 전통’으로부터의 자유를 주자. 장르의 구분을 흐리며 새롭게 만들어질 작품들과 대중들의 반응을 기대해본다.

홍유니스 기자

eunicehong95@karts.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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