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minist Filmmakers Forever; 여성 영상인 네트워크 프프프 운영진 인터뷰

프프프의 로고 색은 촬영 현장 스태프들의 유니폼인 검은색과 개퍼테이프의 네온그린이다. 여성 영상인을 위한 파이를 더 늘리겠다는 목표로 프프프가 태어났다. 엄지효(멀영과 전문사), 안영빈, 류우영, 공혜지(영화과 예술사)가 운영진을 맡고 있다. 금요일 밤 영등포의 작업실에서 지효, 영빈, 우영과 이야기를 나누었다.

자기소개 부탁드릴게요.

: 안영빈이고요. 스튜디오 영빈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프프프에서 홍보를 맡고 있습니다.

: 저는 엄지효라고 하고요. 었다. 보이드 스튜디오라는 프로덕션을 운영하고 있고, 한예종 멀영과 전문사에 다니고 있습니다. 프프프의 디자인과 기획을 맡고 있어요.

: 전 류우영이고요. 머드 케이크에서 감독을 하고 있습니다. 광고, 뮤비, 단편 영화 작업 많이 하고 있어요. 프프프에서는 운영과 행정을 보고 있습니다.

(일정상 미참여로 소개만): 영화과 휴학 중 직장 생활과 외주 작업을 병행하고 있습니다. 더니스튜디오라는 이름으로 홍보 영상, 뮤직비디오 등을 제작하고 인물 사진, 제품 사진 작업도 하고 있습니다. 최근 프프프에 합류해 운영과 행정을 돕고 있습니다.

어떻게 네 분이 모이시게 되었나요?

: 2017년에 제가 단편영화를 찍었는데 지효 님이 조연출, 우영 님이 제작부원으로 오셔서 만나게 되었어요. 우영과는 같은 학교였고. 그러다 지효와 작업실을 같이 쓰게 됐어요.

: 시작은 지효 씨가 하셨는데, 지효와 같은 작업실을 공유하는 영빈 씨, 그리고 영빈 통해서 알게 됐던 제가 같이 합류했죠.

: FDSC 같은 커뮤니티에 저도 참여를 하고 싶었는데, 낄 곳이 없는 거예요. 인스타 스토리에 여성 영상인 모임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올렸는데, 지인들이 “네가 만들어”라고 하는 거예요. 얼마 안 돼서 영빈과 얘기를 하고 해보자고 결정했어요. 그리고 이걸 추진하기 위해서 여성가족부에 지원사업도 신청했어요. 다행히 되어서 올해 런칭을 할 수 있었죠.

: 그러다 운영진이 좀 적은 것 같아서 한 명을 더 들였죠.

: 혜지 님은 제가 모시고 왔는데요. 일하다가 만났어요. 현장에서 먼저 알고 뒤에 같은 학교인 걸 알았는데, 제가 여성 영상인 커뮤니티를 준비하고 있다고 하니까 혜지 님이 관심을 보이셨어요. 1호 회원이 되고 싶다. (웃음) 그래서 스카우트됐죠, 운영진으로.

창설 전 운영정책이나 형태를 참고한 모임이 있나요?

: FDSC 운영진께 많이 물어봤죠. 영빈 님 지인들도 많고. 

: 운영진 중에 저랑 같이 졸업한 친구가 있어서, 되게 많이 물어봤어요. 운영수칙이나 회원을 어떻게 뽑는지 등. 

: 기본적인 가치관은 (여타 여성 모임들과) 비슷하나, 좀 다른 게 두 가지가 있는데요. 저희는 회원 수에 제한을 두지 않아요. 다양한 직업군에 여성 모임이 많이 생겼는데, 대체로 소수만 선발하고 있어요. 누군가는 탈락의 고배를 마시게 될 거 아니에요. 저는 여성들이 그런 경험을 덜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저도 떨어졌기 때문에 (웃음). 최대한 많은 사람들이 커뮤니티 활동을 많이 했으면 좋겠어요. 영상업계는 무조건 협업이기 때문에 여자들끼리 일을 많이 하기 위해서 구인·구직을 활성화하고자 했죠.

프프프를 운영하면서 가장 우선으로 두는 좌우명이나 슬로건이 있나요?

: 여성 영상인들의 먹거리 보전 프로젝트. 남자들이 형님-동생 하면서 끌어주고 밀어주고 하잖아요. 그런 카르텔에 소속되지 못하지만 능력있는 여자들이 그에 합당한 일을 찾지 못하고 있는 것 같아서, 우리끼리 서로 밀고 끌어줘야한다고 생각했어요. 저희는 인원수에 제한이 없잖아요. 영상은 동업이 무조건 기본이 되는 거라서, 이런 커뮤니티가 활성화되면 서로 많이 도움이 될 거예요.

여성 영상인으로 활동하면서 느낀 특징과 한계가 있다면요?

: 여성의 특성이라고 한정 짓기는 조심스러운 부분이 있는데, 커뮤니케이션이 더 잘되긴 하는 것 같아요. 

: 저도 그렇게 생각하는데, 여자들이 돌봄 근성이 있거나 그런 게 아니라, 조금 더 힘든 환경에서 살아남기 위해서 개발된 거라고 생각해요.

: 워낙 눈치를 많이 봐야 하고, 그러다 보니 눈치를 잘 보게 된 거죠. (웃음)

: 그리고 남자들이 이제껏 가지고 왔던 자기들만의 체계나 진행방식이 있거든요. 상황에 차질이 생기면 권위를 보여서 그걸 타개하려고 하는. 그리고 여러 사람이 협업을 해야 하는데 위계질서를 만들어서 의사소통을 그런 수직적인 관계에서 하려고 한다던가요. 거기서 조금만 벗어나면 사람들과 좋은 마음으로 일을 할 수 있는 거니까요. 옛날에 어떤 모델과 촬영을 할 때, PD가 저한테 ‘일단 말을 놓고 시작하라’고 ‘그래야 배우가 말을 듣는다’고 하는 거예요. 전 끝까지 존댓말을 했어요. 그런 태도로 스탭이나 배우들을 대한다면 뭐 말을 듣기야 하겠지만 성심성의껏 일하기는 힘들겠죠.

: 어린 여자를 사회에서 무시하는 경우가 많죠. 전에는 남성 동료와 동업을 했었는데,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그 남자가 대표고 저는 직원이라고 생각하더라고요. 그리고 일하면서 저한테는 쉽게 화를 내고 그 남자한테는 좀 어려워하고. 그래도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으려 했는데 오히려 옆에서 촬영 보조를 하는 친구가 그 얘기를 하더라고요. 너무 서러웠어요. 우리는 애써서 피해 의식을 가지지 않으려고 노력하잖아요. 그런데도…

: 제가 옛날에 단편 감독을 할 때, 저랑 커뮤니케이션을 별로 안 하고 싶어 한다는 느낌이 들었어요. 기싸움처럼…? 저와 소통하기보다는 다른 남자 스탭들이 서로 알아서 처리하고, 뭔가 저를 상대를 안 해준다고 느꼈어요. 감독으로서의 권위를 인정해주지 않는 경향이 좀 있었어요.

각자의 경력과 작업을 하는 방식이 궁금해요.

: 8년

: 4년

: 졸업하고 프리랜서 2년, 지금 회사를 친구들과 같이 차린 지는 3년

: 클라이언트와 관계의 마무리를 잘하려고 해요. 이 업계는 평판이 중요하잖아요. 워낙 좁기도 하고. 특히 프리랜서로 활동하거나 회사를 운영하는 사람이면 더욱더 평판 관리에 신경을 써야 한다고 생각해요. 나중에 일감이 더 들어온다든지 하기 때문에. 

: 일이 건너 건너 들어오는 게 많으니까요. 경로가 다양하긴 한데, 인맥으로 시작하는 경우가 많아요. 이래서 여자들이 일을 많이 하기가… (웃음)

: 사무직이라고 하더라도 결혼이나 임신으로 일이 끊기는 경우가 많으니까요. 일을 줄 인맥이 줄어드는 거죠.

: 제 워크플로우가 어떤지는 잘 모르겠고, 제일 중요한 거는 좋은 결과물이라고 생각해요.

: 그쵸. 그리고 작업하기 전에 시안을 충분히 보여주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우리는 미리 다 알려주었다는 걸 못을 박아야 나중에 그쪽에서 딴소리를 안 하고 (웃음) 우리도 할 말이 있으니까. 

맞아요. 일을 잘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일을 잘하고 있다는 티를 내는 것도 꽤 신경 써야 되더라고요.

: 문서든 메신저상에서든 글을 정갈하게 정리해서 하는 것도 중요한 것 같아요. 좀 더 전문성 있어 보이게. 특히나 어린 여자들이라서 경력에 대한 의심을 더 받기 쉬우니까. 

각자 작업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것?

: 개인 작업으로 한 단편영화. 저희가 같이 했던 그 영화요. 대학교 새내기들 이야기인데, 학교 대학문화가 여학생들을 다루는 방식이 좀 강간 문화 같다는 생각을 했었거든요. 제작 당시는 미투 즈음이긴 했지만 전부터 그런 생각이 많이 들었어요. 그 문화가 어떻게 여성을 망가뜨리는가에 대해 이야기를 하고 싶었어요. 

: 개인작업은 다 기억에 남아요. 고생도 많이 했고. 근데 하나같이 다 아쉬워서, ‘아 자랑스럽다’ 이러진 않아요. 

: 아유, 다 내 새끼지 뭐.

: 다 내 새끼인데, 한 번만 더 하면 더 잘할 것 같은데? 

: 사실 하나만 꼽기가 힘든 게, 엄청 만족했던 작업이 잘 없어가지고. 매번 뭔가가 아쉬웠어요.

: 전 만족을 잘하는 편이라… (웃음)

: 아쉬워서 한 번만 더, 한 개만 더 하다 보니까 지금까지 오게 됐는데. 아무래도 저는 졸전 작품을 얘기해야겠네요. 스탭들도 거의 다 여자였고. 일부러 그렇게 꾸렸다기보다는 저를 평소에 많이 도와주고 서로 신뢰하는 후배들을 모으다 보니까 그렇게 됐어요. 우리끼리 이런 걸 해냈다는 게 기억에 많이 남네요. 며칠씩 잠도 못자고 전투적으로 해낸 게요. 

: 상업 일을 하면서부터는 기억에 남는 게 많진 않네요. 역시 개인 작업이 제일. 전 촬영보다는 애니메이션이나 그래픽을 많이 해서, 백수 시절에 만든 애니메이션이 가장 기억에 남아요.

프프프가 제공하는 구인·구직, 정보 나누기, 배우기 서비스가 되게 실질적이고 구체적이에요.

: 좀 더 직접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는 커뮤니티가 되면 좋겠어서요. 사교와 연대를 기본으로 하고 이 세가지 활동을 하면서 친해지고자 했어요. 영상은 장비나 툴에 대한 공부를 항상 해야 되니까, 그런 정보를 머뭇거리지 않고 적극적으로 물으면서 교류하려고 합니다. ‘배우기’ 카테고리에 대한 문의로, 여기를 교육기관으로 생각하고 하신 질문들이 꽤 있더라고요. 그거보단 우리끼리 영상 기술에 대해 함께 워크샵이나 스터디를 하는 겁니다. 같이 공부하면서 발전해야 업계에서 살아남을 수가 있으니까.

세 가지 외에 원래 넣으려고 했지만 현실적인 이유나 기타 상황 때문에 제외한 서비스가 있나요?

: 처음에는 연대, 교육, 창작(협업)을 세 가지로 정했어요. 근데 진행을 하다 보니 창작에 대한 보수도 없고, 사비를 들여서 진행할 사람을 구하기는 어려워서요. 저희가 직접 장을 마련하기엔 힘들 것 같더라고요. 지금의 프프프 업무만으로도 바쁘기도 하고요. 나중에 회원들끼리 자발적으로 한다면 좋겠지만.

: 서로 목구멍이 포도청인 사람들끼리 있잖아요, (웃음) 창작을 필수 요건으로 가져가기엔 좀 무리가 있어서. 나중에 기회가 돼서 서로 품앗이하면서 단편 영화같은 거 찍으면 좋겠네요.

프프프가 여성 영상인들에게 “___”이 되었으면 한다.

: “빽”이요. 든든하게.

: 저도 그 생각 하고 있었는데!

: 정답이네!

김가은 기자

gaeun0826@karts.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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