융합예술, 다시 시작하는 논의 (1)

“이게 왜 예술이냐는 질문으로부터 자유로워지고자 한다”

융합예술센터 ‘아트 콜라이더랩(Art Collider Lab)’ 인터뷰  

최근 융합예술센터의 아트콜라이더랩(Art Collider Lab, 이하 ACLab)이 ‘아르스 일렉트로니카 페스티벌 2020(Ars Electronica Festival 2020)’에 참가하여 큰 주목을 받고 있다. 현재 ACLab은 △융합예술 교육 프로그램(팀러닝 및 팀플레잉), △융합예술 신진예술가 창작 프로그램, △융합예술 해외 교류 프로그램 등을 운영 중에 있다. 

융합예술을 명명하기에 앞서, 융합은 어떠한 과정으로 이루어지는가? 그리고 예술과 기술의 상호작용이 우리의 삶에서 무엇을 다시 바라보게 하는지에 대해 짚어보고, 그럼으로써 우리가 논의해야 할 지향점을 다시 설정하고자 한다. 

그 첫 번째로, 융합예술의 주목할만한 사례와 현황, 우리 학교의 담당 기관과 진행 중인 프로그램들을 알아보기 위해 ACLab의 이다영 연구원과 만나 인터뷰를 진행하였다. 

융합예술센터는 2015년 11월 생겨난 이래 꾸준한 활동을 지속하고 있다. 6년 차에 접어든 지금, 융합예술센터에 소속된 ACLab은 현재까지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가?

처음에는 학생들에게 ‘융합예술’이라는 키워드를 보여주었을 때 어떤 작업이 되돌아오는지 실험해보는 것이 목표였다. 그래서 지금까지 지속하고 있는 기획 중에서 현재의 <융합 예술 신진예술가 창작 프로그램>이 2016년에 가장 먼저 시작되었다. 2017년부터는 융합예술을 하려면 이것부터 해야 한다는 틀을 깨고 싶었고, 융합예술이 특별하고 동떨어진 것이라기보다는 ‘이미 우리 모두가 하고 있을 수 있다’라는 인식을 만들기 위해 한 주제에 대해 다각도로 접근하는 현재의 <융합예술 교육 프로그램(팀러닝 및 팀플레잉)>에 집중하였다. 2018년에는 ‘인간이 이미 하고있는 융합적 행위가 무엇일까?’라는 질문을 구체화하여 ‘Playful media’, 즉 상호작용 미디어를 기반으로 한 놀이적 행위와 관련한 <아트게임프로젝트>를 만들었고, 2019년부터는 참여 대상을 우리 학교 학생들뿐만 아니라 청소년들에게도 확대하고 지역사회와 연결한 프로그램들을 시도하고 있다.

융합예술이 어떠한 지향점을 가지고 나아가야 한다고 생각하는가? ACLab의 방향성에 대해 말씀을 부탁드린다.

융합예술센터는 전반적으로 ‘다양한 예술 장르 사이의 융합’, ‘예술과 기술과의 융합’으로 설명되지만 ACLab이 추구하는 방향성에는 아주 중요한 것이 있다. 바로 ‘사람’이다. 정책과 행정, 홍보로 보여지는 융합의 겉모습과는 달리, 분야와 분야 사이의 진정한 융합을 위해서는 사람이 만나야 한다. 

ACLab에서는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서 서로 충돌하고 이 과정에서 스스로 새로운 것들을 만들어나가는 과정을 지향한다. 개인이 혼자 새로운 예술 기획을 실현하는 과정보다 나와 비슷한 생각을 하는 여러 사람들이 함께 그룹을 이뤄서 나아갈 때 힘과 동향이 다를 것으로 생각하기 때문이다. 덧붙여, 새로운 것들을 시도하고 싶을 때 혼자서는 자금 마련과 제작에 관한 교육을 받기가 쉽지 않다. 전시공간이나 공연장소를 모색할 때에도 단체나 기관으로 연결을 시도할 때와 개인이 시도할 때의 입장이 다르다. 신진예술가들이 겪을 어려움을 함께 해소할 수 있는 기관이 되고자 끊임없이 방안을 찾으며 변화하고 있다.

올해 <융합예술 신진예술가 창작 프로그램>이 새롭게 개편되었다. 개편된 내용에 관해서 학생들에게 소개한다면? 

창작을 위한 교육과 기금을 지원하는 <융합 예술 신진예술가 창작 프로그램>은 원래 <창작 지원 프로그램>이라는 명칭을 가지고 있었다. 보다 구체적으로 이제 막 학교를 졸업해서 새롭게 발돋움하는 예술가들이 왔으면 좋겠다는 의미를 담아 명칭에 ‘신진예술가’라는 단어를 추가하였다. 창작지원금과 선정 인원도 상향 조정하였고, ‘창작 방법 교육(멘토링)’을 새롭게 체계화했다. ACLab이 추구하는 ‘오픈소스, 활발한 커뮤니티, 다양한 결과물로 호환이 가능한, 스스로 창작할 수 있는’점 등의 지향점이 맞닿아있는 소프트웨어인 유니티(Unity)를 선정하였고, 3가지 멘토링 △가상현실(VR)을 위한 공간 제작 방법 △유니티를 이용한 리얼타임 프로젝션 맵핑 △모바일 플랫폼을 위한 인터랙션 증강현실(AR) 콘텐츠 제작을 진행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지역사회와의 협력에도 힘을 썼다. 창작지원사업은 매 해 11월에 쇼케이스를 진행하는데, 올해는 성북구립미술관과 연계하여 전시 부문은 성북구립미술관 성북예술창작터에서, 공연 부문은 미아리고개예술극장에서 진행할 예정이다. 우리 학교가 성북구에 있다는 것을 알리고 작지만 꾸준히 결과물을 주민들과 공유하며 좋은 영향을 주고받을 수 있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고 싶다. 

최근에 ACLab이 ‘아르스일렉트로니카 페스티벌 2020(Ars Electronica Festival 2020)’에 참가하여 주목할 만한 발전을 이루고 있다. <아르스일렉트로니카 가든 서울(Arselectronica Garden Seoul), 서드라이프의 정원(Garden of third life)>의 기획과 진행과정에 대한 말씀을 부탁드린다. 

아르스 일렉트로니카는 1979년부터 오스트리아 린츠에서 개최되는 미디어아트 페스티벌이다. 올해에는 코로나19로 인해 온라인으로 변경되면서 모든 팀은 디지털 여행사라는 컨셉을 공유했다. 이번 페스티벌의 주제는 ‘케플러의 정원’이어서 우리 학교는 <서드라이프의 정원(Garden of third life)>을 주제로 △온라인 렉처 시리즈인 ‘서드라이프의 정원’ △전통예술과 미디어 퍼포먼스 ‘비손(Two Hands)’ △모바일 기반 증강현실(AR) 전시장 ‘제3의 정원’ 등 총 5개의 온라인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서드라이프(Third Life)’는 본 프로젝트의 총괄감독인 이동연 교수(한국예술종합학교 기획처장, 전통예술원 한국예술학)가 처음 제시한 개념으로, 기술 사회 안에서 일상의 삶을 탐구하는 은유적인 개념이다. 현실공간에서 물리적인 삶을 ‘퍼스트라이프(First Life)’라고 한다면, 가상공간에서 허구적 삶은 ‘세컨드라이프(Second Life)’로 명명할 수 있다. 서드라이프는 기술의 발전으로 인해 현실 공간과 가상공간의 경계가 무너져, 현실 속 가상과 가상 속 현실이 서로 교차하고 상호 영향을 주는 새로운 삶의 스타일을 의미한다. 이렇듯 ‘서드라이프의 정원’은 실재와 가상이 연결되어 새로운 생태계를 이루는 곳에 대한 은유로, ‘서울’이라는 도시에서의 사회, 문화, 기술에 대한 관점을 보여주고자 하였다. 참가할 당시 ACLab은 비대면 상황에서 온라인 환경을 예술 활동을 위해 다양하게 활용하는 방법을 실험하는 것에 의의를 두었다. 공연은 네이버 라이브 스트리밍, 워크숍은 줌(Zoom)을 활용했다. 강연은 편집과 그래픽효과를 더하여 내용의 전달력을 높이는 데에 신경을 썼다. 전시는 현실과 가상 오브제가 중첩되는 증강현실(AR)을 활용하여 물리적인 위치에 구애받지 않고 사용자가 있는 모든 공간이 전시장이 될 수 있도록 제작하였다. 이 과정에서 우리 스스로 채널을 만들어서 주체적으로 프로그램을 보여주고 담론을 공유할 수 있었고, 동시에 이 모든 것을 계속 아카이빙할 수 있다는 점이 긍정적이었다. 이번 참가를 시작으로 아르스 일렉트로니카와 꾸준히 연계하고자 한다. 

마지막으로, ACLab이 그리는 내일과 앞으로의 계획이 있다면? 

앞으로는 프로그램에 참여했던 사람들의 커뮤니티를 발전시키고자 한다. ACLab의 기획은 우리 학교 학생뿐만 아니라 다른 학교와 분야에도 열려있기에 서로서로 보고 배우고 자신들이 체득한 정보를 교환하기 위해서는 자연스럽게 커뮤니티를 발전시키는 방안에 대해서 고려하게 되었다. 

그리고 우리는 너무 어려운 기술을 추구하기보다는 내가 이미 하고있는 융합적인 것들을 인식하는 데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최첨단 기술에 압도되기보다는, 쉬운 접근부터 시작해서 기술의 원리와 생태계를 이해하는 과정을 권장한다. 이러한 이해를 통해 시대를 바라보는 나의 관점을 만들어나가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결론적으로는, 이게 왜 예술이냐는 질문으로부터 자유로워지고자 한다. 그래야만 더 발전적인 지점에서 융합할 수 있다.

이도현

본 기사는 한국예술종합학교 공연전시센터 ‘케이아츠온로드(KartsOnRoad)’사업의 지원을 받아 리서치 부문 당선 프로젝트 (<확장된 표현형(The Extended Phenotype)>, 대표자 이도현)의 일환으로 기획되었습니다. 

참고 자료 

김윤영, “한예종, 세계적인 아르스 일렉트로니카 미디어아트 페스티벌에 주도적 참여”, 『교수신문』, 2020.08.25.

위치감각: 서울 2017(Current Position Seoul 2017)

Critical Player-Everyday Is Playful Media 2019

아트콜라이더 프로그램북 2019(Art Collider Program Book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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