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인 권리보장법, 어디쯤 와있을까

예술인 권리보장법에 관한 온라인 공청회 개최돼… 제정 여부 21대 국회에 달려

예술인의 지위 및 권리보장에 관한 법률(이하 예술인 권리보장법)은 2017년 예술계 블랙리스트 사건과 미투 운동 이후 본격적으로 논의되기 시작했다. 헌법 제22조 제2항은 ‘저작자·발명가·과학기술자와 예술가의 권리는 법률로써 보호한다’라고 명시하고 있다. 따라서 예술인 권리보장법은 헌법에서 명시된 예술인의 권리를 법률로 구체화한 것이다. 예술인 권리보장법은 예술가의 표현의 자유 보호와 그들의 권리 신장을 목적으로 한다. 또한 성평등한 예술 환경을 조성해 성불평등으로 피해받는 예술인이 없도록 하는 것이 예술인 권리보장법의 핵심이다. 예술인 권리보장법은 예술인의 권리침해와 성적 피해에 관한 벌칙과 피해 구제 방안을 담고 있다.

예술인 권리보장법은 현재 예술계가 가장 집중하고 있는 사안 중 하나다. 제20대 국회 때 발의되었으나 본회의에서 통과되지 못했다. 예술인의 권리 침해 행위에 대한 명확하지 않은 서술, 예술인 교육기관에 대한 정의의 모호성 등 여러 항목에서 제동이 걸렸다. 20대 국회에서 법안이 통과되지 못하자 예술인 권리보장법의 제정 여부는 21대 국회로 넘어갔다.

예술인 권리보장법 제정을 위한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체부)의 노력이 부족했다는 지적이 나오자 지난 11일, 문체부는 예술인 권리보장법에 대한 온라인 공청회를 개최했다. 공청회는 약 두 시간가량 진행되었으며 예술인 권리보장법안의 체계와 구성에 대한 발제, 예술인 권리보장법의 제정 의의와 과제에 대한 발제, 그리고 토론 순으로 이어졌다.

공청회의 사회를 맡은 예술인 권리보장법 입법 추진 TF 위원장이자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인 이동연은 “서둘러야 하지만 졸속으로는 제정하지 않겠다”며 예술인 권리보장법 제정을 위해 주의 깊은 노력을 다할 것을 다짐했다. 첫 발제자인 국민대 법대 교수인 황승흠 교수가 발표한 예술인 권리보장법안의 체계와 구성은 크게 △법안의 명칭과 구성 △예술인과 예술 활동 △예술표현의 자유 보장 △예술인의 직업적 권리의 보호와 증진 △불공정행위 금지 △예술인조합 활동 방해의 금지 △성평등한 예술환경 조성 △구제 기구 △구제 절차의 순서로 진행되었다. 황승흠 교수는 “예술인 권리보장법의 목표는 예술인이라는 개인이 갖는 사회적 직업에 대하여 여러 차원의 권리를 보장하여 예술이라는 법적 지위에 도달하고자 하는 것”이라며 “예술인 권리보장법은 갓 데뷔한 신인도 권리보장의 대상이 된다”고 말했다.

이어서 발표를 맡은 문화연대 박선영 팀장은 법이 가진 쟁점, 특히 법안 수정을 통해 생긴 문제에 대해 설명하며 “20대 국회에서 21대 국회로 예술인 권리보장법이 넘어가면서 예술인에 대한 정의가 축소되었다”고 말했다. 그는 “예술인 복지법과 예술인 권리보장법에서의 예술인에 대한 정의가 다르기 때문에 법 간의 충돌을 방지하기 위해 취한 조치이나, 사실 복지법은 수혜대상을 정하는 것이고 권리보장법은 예술인에 대한 전반적 권리를 보장하기 위한 법이니 다를 수밖에 없다”며 “사실상 오히려 예술인이 되기 위해 준비하는 사람들이 더 피해를 받을 가능성이 높은 사람들이기 때문에 이들을 빼는 것은 잘못된 접근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또한 수정된 법안은 예술인 성희롱·성폭력 피해구제위원회의 독립성 약화, 예술인 보호관의 권한이 축소 등의 문제점을 안고 있으며 예술지원사업에 있어서 차별행위를 한 경우 내려지는 배상, 처벌 조항이 삭제되었다고 언급했다.

발제 후 진행된 토론에서는 △표현의 자유 △성평등한 예술환경 △노동 △법학 △예술 현장 등에 대한 쟁점이 다뤄졌다. 실시간으로 공청회를 시청하던 한 시청자는 “예술인의 자유는 너무 중요하고 그 중요성에 대해서도 공감하지만, 사회적 약자를 비난하는 창작까지 예술의 자유로 들어갈 위험도 있을 것 같다”며 “이 기준이 좀 더 구체화되었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남겼다.

예술인 권리보장법은 아직도 진행형이다. 아직 국회에서 통과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검토해야 할 많은 쟁점을 포함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예술인 권리보장법은 예술인의 권리를 보장하기 위한 필수적인 법안이다. 그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김세효 기자

sehyo001@karts.ac.kr

참고 문헌

“예술인 권리보장법” 제정 무산… 결국 제21대 국회의 몫으로”, 『뉴스페이퍼』, 2020.05.21.

“예술인권리보장법 국회 통과 실패, 예술계 ‘탄식’”, 『뉴스핌』, 2020.05.24.

문화체육관광부, “「예술인의 지위와 권리보장에 관한 법률」 제정을 위한 토론회 개최”, 2019.0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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