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예종 캠퍼스 이전, 대체 어디로?

한예종 자체 용역이 아닌, 문체부 공고 용역이라는 점에서 큰 의미…빠르면 내년 초 캠퍼스 이전지 확정하는 방향으로 논의

신규 이전지 후보로 종로구 세운4구역 선정, 그 배경은?

지난 2일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체부)는 나라장터에 ‘한국예술종합학교(이하 한예종) 캠퍼스 기본구상 및 확충방안 연구’ 입찰공고를 냈다. 이에 따라 문체부는 한예종 캠퍼스 이전 연구에 본격적으로 돌입할 예정임을 밝혔다. 문체부 관계자에 따르면 올해 말까지 연구진을 선정하여 대상 부지를 조사하고 이를 바탕으로 문체부 측과 우리학교 측이 캠퍼스 이전계획을 함께 논의할 예정임을 밝혔다. 학교 측에 따르면 현재 문체부의 입찰공고에 따른 연구용역 업체를 선정한 상태이다. 그리고 올해 12월 연구용역이 끝날 예정이다. 이에 따라 학생과 교수진, 교직원의 의견을 수렴하여 내년 초에는 이전지를 확정할 수 있는 방향으로 일을 진행 중임을 전했다.

5월 21일 문체부에서 발주한 ‘한국예술종합학교 캠퍼스 기본구상 및 확충방안 연구’ 용역에 따르면, 본 연구의 목적은 중장기 비전에 적합한 캠퍼스 적정 규모 측정 산정 및 최적의 이전 대상지 검토 후 이에 따른 이전계획 수립이다. 연구의 수행 기간은 계약일로부터 5개월이며, 소요예산은 부가세 포함 약 1억 1,970만 2,600원이 측정되었다.

  이에 명시된 부지 이전 검토지역은 기존의 이전 검토 부지인 캠퍼스를 하나로 묶는 통합형 4개 △과천시 선바위역 인근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선수촌 인근 △고양시 장항동 킨텍스 인근 △인천시 연희동 아시아드 부지와 현재 형태로 나눠 운영하는 네트워크형 1개 노원구 상계동 창동 차량기지와 신규 후보지인 △과천 인재 개발원 부지 △서울 종로구 세운4구역이다. 따라서 총 7개의 후보지가 거론되고 있다.

  우리학교가 내놓은 ‘2030 캠퍼스 기본구상’ 검토 부지에는 신규 후보지를 제외한 기존의 5개 후보지가 포함되었다. 

그러나 한예종 캠퍼스 이전 연구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16년 우리학교는 ‘2025 캠퍼스 기본구상’을 제시하였다. 이에 따르면 통합형 3개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선수촌 인근 △고양시 장항동 킨텍스 인근 △인천시 연희동 아시아드 부지와 네트워크형 3개 △서초구 구 국군정보사령부 부지 △노원구 창동 차량기지 △과천시 선바위역 인근이 후보에 올랐다.

그러나 이는 우리학교 자체 용역이었다. 즉, 「한국예술종합학교 설치령」에 따라 직접적인 한예종 소재지 선정 권한이 있는 문체부가 아닌 우리학교 측에서 부지를 선정하여 이를 문체부에 제안하는 목적으로서의 용역인 것이다. 당시 문체부 측은 좀 더 고려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내보였으며, 문체부의 직접적인 움직임은 없었다. 그러나 이번 용역은 문체부 측에서 한예종 캠퍼스 이전과 관련하여 공고한 용역이라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송파구 한예종 유치 예정지, 출처: 스카이데일리

이에 서울 송파구는 지난 9일 한예종 캠퍼스 이전 유치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음을 전하였다. 송파구는 △다양한 문화인프라 △편리한 교통 △친환경적인 입지조건을 내세우며 방이동 445-11번지 일대인 방이동 운동장 부지를 한예종 이전지로 추진하고 있다. 박성수 송파구청장은 특히 학생들이 서울 이전을 희망한다는 점에 주목하여, 한예종 이전 유치에 총력을 다하겠다고 전하였다. 그러나 이전할 부지가 개발제한 구역에 지정되어 서울시와 이에 대한 타협이 필요하다. 

서울 종로구 세운4구역은 어떻게 한예종 이전 후보지가 되었는가

세운재정비촉진기구 171개 정비구역 현황, 출처: 서울시

올해 새롭게 제시된 이전지가 학생들의 주목을 끄는 이유는 신규 이전지로 서울 종로구 세운4구역이 선정되었기 때문이다. 우리학교 신문사에서 실시한 한예종 이전지 선호도 설문 조사에 따르면 지난 2016년 2월 설문 조사에 참여한 약 87.6%의 학생이, 작년 3월에는 이에 참가한 약 80.3%의 학생이 송파구 이전을 희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통해 과반수의 학생이 서울 지역으로 부지 이전을 원하는 것으로 짐작할 수 있는데, 세운4구역 역시 서울 지역 이전지로 많은 학생들이 희망하는 후보지 중 하나이다. 또한, 종로는 서울에서도 문화 인프라가 잘 갖춰진 곳으로, 많은 학생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이전에는 거론되지 않았던 서울 종로구 세운4구역이 한예종 이전지로 선정된 것은 서울시에서 추진하는 세운상가 152개 구역 정비구역 해제 사업과 관련이 크다.

  지난 3월 4일 서울시는 ‘세운상가 일대 도심 산업 보전 및 활성화 대책’을 발표하였다. 이에 따라 재정비촉진지구 내 총 171개 정비구역 중 일몰 시점이 지난, 즉, 일몰조항의 기한이 만료되어 이를 폐지할지 혹은 정비할지 정해야 하는 시점이 지났고, 사업이 아직 추진되지 않은 152곳은 정비구역 지정을 해제하고 도시 재생 및 보전 사업으로 전환된다. 이는 도시 재생을 통해 기존 산업 생태계를 보전하기 위한 목적으로 사업이 진행될 예정이다. 따라서 세운4구역 역시 도심 산업 보전 및 활성화 대책의 일환으로서 한예종 이전지 후보로 거론되었다고 짐작된다.

그러나 세운4구역이 처음부터 끝까지 주인이 없던 장소는 아니었다. 원래 세운4구역에는 총면적 30만㎡ 규모의 대형 복합시설이 들어설 예정이었다. 총 사업비만 약 7,000억 원에 달하여 도심권 최대의 복합시설이 들어설 것으로 많은 사람들의 큰 기대감을 불러일으킨 곳이다. 그러나 재개발은 토지주들이 결성한 조합이 시행사로 선정되는 반면, 세운4구역 재개발은 2006년 주민의 동의로 공기업인 서울도시주택공사(SH공사)가 맡았다. 이 방식은 SH공사가 조합 대신 개발 비용을 먼저 투입하여 사업을 완공한 후 공사비를 회수하는 구조로, 국내 최초 공공시행자 방식을 채택하였다. 따라서 개발에 따른 이익과 손실은 모두 지주의 몫으로 돌아간다. 이에  SH공사는 세운4구역에 오피스텔과 호텔, 오피스, 판매시설을 개발할 계획이었으며, 시공은 코오롱클로벌 측에서 진행하기로 예정되어 있었다. 또한, 이는 2021년 착공을 목표로 진행되었다.

  그러나 지주 측은 오피스텔 및 호텔, 오피스 시설 설립에 대한 손실이 클 것으로 예상하여, 이에 불만족스러운 입장을 내비췄다. 이와 더불어 SH공사가 지주의 이익을 챙기기 보다는 이미 초기에 사용한 사업비 1,500 억원의 손실을 메우는 것에만 집중하고 있는 것에 대해서도 큰 실망감을 보이는 등 재개발 사업과 관련하여 큰 갈등을 빚고 있던 것으로 보인다.

  결국 공사를 시행하는 SH공사와 재개발 지역에 대해 소유권을 가지고 있는 지주 측의 갈등으로 인해 세운4구역에서 시행될 예정이었던 대형 복합시설 계획이 흐지부지됨에 따라  ‘세운상가 일대 도심 산업 보전 및 활성화 대책’의 일환으로서 세운4구역이 포함된 것으로 추측된다. 또한, 세운4구역은 현재 공기업인 SH공사가 재개발을 맡고 있기에, 국립예술대학인 우리학교가 이전지로 거론될 수 있었던 것으로 짐작된다. 

이처럼 우리학교 캠퍼스 이전지에 대한 학생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학교는 학생을 위해 설립된 공간이며, 이에 따라 캠퍼스 이전지 선정에 대해 마땅한 권리를 지닌다. 따라서 문체부 측은 학생들의 의견을 최우선으로 검토하여 이전지를 선정해야할 것이다. 

민효원 기자

mhw811@karts.ac.kr

참고기사

고성민, ‘부동산 호재라는 대학 유치…한예종 이전에 경쟁 예고’, 조선비즈, 2020.05.25.

김기중, ‘‘한예종 캠퍼스 이전’ 다시 속도…송파, 과천 등 5파전’, 서울신문, 2020.06.09.

박정양, ‘송파구, 방이동 운동장 부지에 ‘한예종 유치’ 총력’, 뉴스1,  2020.06.09.

이진혁, ‘세운상가 152개 구역 정비구역 해제해 제조산업 육성…을지면옥 보전은 미정’, 조선비즈, 2020.03.04.

한상혁, ‘“SH 믿었는데… 울화 치민다” 세운4구역에 무슨 일이?’, 땅집고, 2019.0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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