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예술종합학교신문 로고타입 제작기

예술과 학업의 융합

2020학년도 개강호를 맞아 한국예술종합학교 신문사(이하: 신문사)의 로고타입을 새로 제작했다. 방학 동안 다양한 레터링 작업에 빠져 있었고, 의뢰한 클라이언트가 현재 즐겁게 활동하고 있는 신문사인 만큼 특히 신경 써서 작업했다. 또한 활동 중 내가 생각했던 신문사의 이미지를 그대로 구현해내고 사람들에게 보여줄 수 있어서 작업 과정도 다른 작업보다 재미있게 느껴졌다.

로고타입을 다시 만든다는 것은 신문사의 브랜드를 재정립하는 것이기 때문에, ‘교내외의 신문사의 이미지’, 그리고 ‘신문사가 내었으면 하는 목소리’가 어떠면 좋을지 고민을 가장 많이 했다. 신문사 내부의 의견을 모으고 투표를 통해서 조율하는 과정도 거쳤다.

이전 시안은 ‘바람체’라는 서체를 그대로 사용한 것이었다. 바람체는 옛 여러 활자와 현대 활자의 특징을 섞어 만든 세로쓰기용 서체이다. 활자의 구조와 짜임은 현대 활자의 틀을 따 왔지만, 글자의 표현에는 옛 활자의 특징이 많이 담겨 있다. 신문사 로고에는 이 활자가 가로로 쓰여있는데, 본래 세로쓰기용으로 제작되었기 때문에 무게중심이 약간 오른쪽으로 치우쳐져있고, 가로로 쓰면 글자 사이가 불규칙해 보일 수 있다. (1) 새로 제작한 로고타입은 이런 부분들을 세세하게 조율하려고 했다. 또, 디자인의 완성도나 깊이 면에서는 바람체를 따라갈 수없었기 때문에 새로 제작한 로고타입은 글자에 새로운 의미를 담고, 그것을 보다 현대적인 느낌으로 풀어내는 데에 초점을 맞추었다.

위 헤드에 쓰인 시안이 채택되었는데, 우리 학교의 가장 큰 특성인 ‘예술과 학업의 융합’을 테마로 했다. ‘예술’과 ‘학업’을 각각 글자 안의 어떤 요소로 표현해야 할지가 관건이었다. 먼저 정방형에 가까운 자모들과 곡선으로 예술에서의 통통 튀는 세련된 이미지를 만들었고, 한글 흘림체 획으이 움직임을 따와 자유로움과 학업을 이미지화했다. 또한, 과거 쓰이던 한글 흘림체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함으로써 오랜 신문사의 역사를 표현하고자 했다.

이렇게 많은 의미를 담은 로고타입이 완성되었는데, 비하인드 스토리 같은 느낌으로 나머지 두 개의 시안은 어땠는지 소개하고자 한다.

신문사가 학교 안에서의 담론의 장임을 강조하기 우해 기존 한국에술종합학교의 BI와 비슷한 느낌으로 구조를 잡았다. ‘ㅎ’에서 위로 올라붙은 이응과 닿자음들이 포인트다. 획형이나 부리 등의 모양을 단정하게 구성했고, 손으로 또박또박 쓴 듯한 디테일을 더했다. 기자분들이 학교 소식을 담백하게 전하며 마무리하는 느낌을 획들을 마무리했다. 전체적으로 담담하고 차분한 어조다.

이전 로고타입의 이미지를 가장 많이 남겨둔 시안이다. 보다 글자 구조 간의 크기를 줄여 인상을 부드럽게 하고 신문의 이미지를 더했다. 읽는 사람들이 신문을 조금 더 기분 좋게 읽을 수 있도록 전체적으로 더 즐겁고 경쾌한 느낌이지만, 획의 맺는 부분을 강하게 처리해 무게감을 맞추었다.

개인적으로 세 가지 시안 중 채택된 시안을 만들 때 가장 고생했는데, 영혼이 갈린 시안으로 완성할 수 있게 되어서 뿌듯하고 기쁜 마음이다. 이 로고타입으로 한국예술종합학교 신문사만의 특색있는 목소리를 기대한다.

정현아 편집기자

jha1129@karts.ac.kr

(1)타이포그래피 학숙지 <히읗> 7호, 16-17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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