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례 없는 개강 연기… 멈춰버린 캠퍼스

정부도, 학교도, 학생도 우왕좌왕

코로나19로 캠퍼스는 새 학기를 앞둔 학교 모습이라 볼 수 없을 정도로 적막하다. 개강 연기라는 초유의 사태로 지난 두 달간 학교와 학생들은 극심한 혼란을 겪었다. 본 기사에서 개강 연기 과정의 문제점을 짚어보려 한다.


지난해 12월 중국 우한에서 발생한 코로나19는 곧바로 한국을 강타했고 2월 5일 유은혜 교육부 장관은 사상 최초로 전국 대학에 개강 시점을 4주 이내 연기할 것을 공식 권고했다. 이에 따라 우리 학교는 전염병 확산 예방을 위한 후속 조치를 아래와 같이 취했다.


02.07 개강 일주일 연기(03.02->03.09), 입학식 취소, 학위수여식 연기 02.13 예술정보관 개관시간 변경02.14 기숙사 입주일 연기(02.28->03.05)02.28 개강 일주일 추가 연기(03.09->03.16)02.28 기숙사 입주일 연기(03.05->03.12)03.05 예술정보관 임시 휴관 공지 03.09 개강 일주일 추가 연기(03.16->03.23)03.10 기숙사 입주일 연기 (03.12->03.26)03.10 3월 말까지 비대면 강의 공지03.11 학교 출입구 일부 폐쇄

표에서 볼 수 있듯 우리 학교는 교육부의 공식 권고 이틀 뒤인 2월 7일 개강을 일주일 연기했다. 그후 점점 잡혀가는 듯싶던 코로나19는 2월 18일 31번 확진자, 그리고 신천지 신도 집단 감염 이후 확진자가 하루에 수백 명씩 늘어나는 상황으로 급반전됐다. 불안감이 커진 학생들은 학교에 전화해도 ‘개강 연기 회의 중’ 또는 ‘개강 연기 의사 없음’ 등의 대답만 받을 뿐 추가 개강 연기에 대한 학교의 확답을 얻을 수 없었다.


2월 23일, 코로나19 감염증 위기 단계가 ‘경계’에서 ‘심각’ 단계로 격상됐다. 학생들의 불안감은 더욱 커졌지만, 학교는 닷새 후인 28일이 돼서야 개강을 3월 16일로 연기했음을 공지했다. 그리고 개강 일주일 전인 3월 9일, 개강일이 또 한 번 3월 23일로 미루어졌다. 이 과정에서 학생들의 불만이 잇따랐다. 전통예술원 음악과 학생은 심각한 상황에서 개강 3주 연기는 찬성하지만, 개강 일주일 전마다 일주일 추가 연기하니 매번 계획을 새로 짜기 힘들다며 관련 공지를 빨리 할 수는 없었는지 의문이 든다고 말했다.

인근 4개 대학(한국외대, 경희대, 광운대, 고려대)의 경우 2월 중순에 개강 2주 연기와 사이버 강의를 결정했다. 이 학교들에 비해 우리 학교는 당시 쟁점이었던 중국인 유학생의 수가 22명으로 상대적으로 적고 실기 수업이 많아 개강 연기를 섣불리 결정하기 어려웠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러한 점을 고려하더라도 우리 학교가 개강 2주 연기를 결정한 것은 2월 28일로, 다른 대학에 비해 개강 연기 공지가 늦었던 점은 분명하다.


공지가 늦어지며 한국외국어대학교(이하 한국외대) 공동강의를 수강하는 학생도 혼란을 겪었다. 한국외대 공동강의를 이번 학기에 처음 신청한 한국음악작곡과 학생은 “한국외대와 우리 학교의 개강일이 각각 16일과 23일로 달라 수강 정정 기간에 취소하려 했더니 정정 기간도 달라 언제 취소해야 하는지 갈피를 못 잡겠다.”라고 토로했다.(주1) 

이처럼 세 번에 걸친 개강 연기, 학교의 일정하지 않은 답변, 비대면 강의 관련 공지 전 입주일 연기를 발표한 기숙사와 같이 교내 기관 간 소통이 원활하지 않은 점 등에 대해 학생들의 불만이 커지자 24대 총학생회 ‘불꽃’은 3월 9일부터 3월 12일까지 ‘코로나19 바이러스 대응 한예종 학생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총학생회의 조사 결과를 보면 △3월 9일까지의 학교 대응 전반에 대한 평가와 △3월 9일까지의 학교 대응책 마련 과정에서의 학생과의 소통과정 평가 두 항목 모두 불만족이나 보통이라 답한 비중이 높은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그러나 세부 질문 항목 중 △학내 안전 대응책에 대한 의견 문항의 경우 대체로 보통이거나 만족의 비율이 높았다. 


총학생회의 조사 결과로 미루어 볼 때, 학생들은 실기 위주의 수업이 진행되기 때문에 이를 고려해야 하는 학교의 입장과 개강 연기, 출입구 폐쇄 등의 조치가 불가피하다는 점을 이해하고 있었다. 그러나 학생들은 △실기 수업 계획 △연습실 운영 △온라인 강의 방식에 대한 자세한 설명과 대응책 미흡 △학생 의견 수용 창구 부족 △학교의 일방적 통보 △코로나19 관련 공지를 한 눈에 확인하기 어려운 점 등을 아쉬운 점으로 꼽았다.


이번 코로나19는 우리 정부와 전 세계조차 처음 겪는 일로 시행착오는 불가피했다. 정부의 지침을 따라야 하는 학교 역시 개강 연기 등을 결정함에 있어 많은 어려움이 있었을 것이다. 학생들 또한 코로나19라는 사상 초유의 사태로 새로운 시작과 설렘으로 가득 차야 했을 3월을 혼란 속에서 보냈다. 학교도 처음 겪는 일에 당황했을 테지만 학생들이 개강 연기나 기숙사 입주, 그리고 비대면 강의 등에 대해 혼선을 겪는 동안 학교가 소통과 결정의 과정을 조금이라도 더 빨리했다면 학생과 교직원 모두의 혼란을 줄일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정윤서 기자

angelina0501@karts.ac.kr

주1 한국외대 공동강의의 수강취소는 우리 학교의 수강 정정 기간 동안 취소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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