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한 도시의 전시-공간 에 대한 메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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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살롱>
전시 기간: 3월 27일~5월 18일
위치: 서울특별시 영등포구 경인로 823-2

 

영등포에 다녀왔다. 아니, 영등포역 근처에 있는 커먼센터에 다녀왔다. 커먼센터는 함영준이 디렉터를 맡고 있는데, 그는 “상업갤러리에서 코디네이터로 일한 적도 있고, 영화평을 쓴 적도 있고, 공연장 로라이즈를 공동 운영하며 콘서트 기획을 한 적도 있고, 유명 작가의 어시스턴트로 일한 적도 있는, 재주가 많은데 정체는 다소 불분명했던 인물”(임근준)이다. 그는 또한, 동인지 <도미노>를 창간하는 데 일조하기도 했다. 나는 이 잡지를 좀 더 많은 사람들이 봤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데, 왜냐하면 이 잡지는 충분히 재밌으면서 충분히 이상하기 때문이다.

내가 커먼센터에 간 이유는 이곳에서 지금 개관전 ‘오늘의 살롱’이 열리고 있다는 소식을 트위터로 보았기 때문이다. 소식을 ‘트위터’에서 접했다는 사실은 중요하다. <도미노>도 그렇고, 커먼센터도 그렇고, 이들의 등장과 활동은 트위터라는 매체에 전적으로 의존하며, 덕분에 살아남을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나는 그들이 신문을 보는 세대나, 트위터보다 페이스북을 애용하는 젊은 층을 목표로 삼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트위터는 페이스북을 까기 위해 존재하는 매체 같다는 생각이 드는데, 이 차이는 충분히 유의미하다, 이것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잘 모르겠지만. 아마 트위터와 페이스북의 차이에 대해 더 이야기할 기회가 있을 것이다.

“‘오늘의 살롱’은 회화에 따르는 전통적 질문이 가리키는 방향을 바라보는 것에 집중할 뿐, 그에 대한 해답을 제시하는 전시는 아닙니다. (…) 어제의 살롱도, 내일의 살롱도 아닌 ‘오늘의 살롱’을 통해 과거를 굳이 반추하거나 미래를 애써 짐작하기 전에 오늘의 회화적 경향을 환기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합니다.”

커먼센터의 외관과 내부는 이상하다. 그렇게 밖에 설명할 수 없다. 왜냐하면 이상하기 때문이다. 나는 영등포역에서 이곳으로 가는 길에 ‘접골원’이라는 현판이 걸린 건물을 보았다. 접골원? 뼈를 붙인다는 의미 같았다. 대로변에 거의 방치되다시피 한 건물들 사이로 커먼센터가 자리하고 있었다.

사진을 보면 알겠지만, 그 내부는 그 위치보다도 이상하다. 대략 1980년대쯤 지어진 것으로 보이는 이 건물은 세월의 흔적을 오롯이 감내했다. (나는 이런 서술이 매우 ‘돋는다’고 생각하지만 이것보다 더 나은 문장을 찾지 못했다.) 옛날 신문지로 도배된 흔적이 그대로 남아 있다. 이 시기 지어진 건물에서 으레 보이는, 기와 모양을 본뜬 듯한 전기 스위치도 남아 있다. 특히 문고리가 특징적이다. 이제는 찾아보기 힘든, 그 특유의 둥근 문고리.

“커먼센터에는 많은 벽이 있다”고 그들은 설명하고 있지만, 벽이라기보다는 방이라는 말이 더 적절할 것 같다. 전시 공간으로 활용되는 이 4층짜리 건물에는 방마다 옛날에 쓰던 호수가 붙어 있다. 아마 여관으로 쓰이던 건물 같다. ‘안마시술
소’나 ‘남성휴게실’이었던 것 같기도 하다. 건물 주변은 더 이상해서, 바로 옆 구역은 사창가였고, 사창가와 영등포 타임스퀘어가 붙어 있었다. 그러고 보면 용산역과 청량리역과 평택역과 영등포역의 공통점은, 기차역과 백화점과 사창가가 매우 가까이 얽혀 있다는 것이다. 연대기적으로 보면 아마 기차역이 가장 먼저 생겼을 것이다. 그것은 일제가 만주 진출과 물자 수송을 위해 부설했던 경부선에서 기인한다. 자연스럽게 역 주변에 사창가가 형성됐다. 2000년대 들어 한국철도공사(코레일)는 민자 역사(驛舍)를 도입하기 시작했다. 오래된 기차역을 민간 자본으로 증축하는 동시에 그들이 수익을 낼 공간을 마련해 주는 것이다. 역사를 새로 짓는 과정은 각 도시의 개발 계획과 맞물려 주변 사창가를 몰아내기 시작했다. 경찰의 성매매 근절이라는 표어는 그러므로 자본의 팽창과 궤를 같이 한(다고 일단 던져볼 수 있겠)다.

 

 

(개나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