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청이 책임지고 생활임금 보장하라

31

한국예술종합학교에서 청소·경비·시설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비정규직 노조가 4월 3일 하루 파업을 벌였다. 원청인 학교 쪽은 이날 면담에서 시급 6천2백원, 식대 9만원, 명절상여금 18만원 수준의 임금 인상을 약속하여 파업은 일단락됐다.

서경지부는 지난 3월 3일에도 총파업을 벌인바 있다. 이후 경희대학교, 고려대학교, 이화여자대학교, 연세대학교, 홍익대학교, 광운대학교 등의 서울시내 사립대학은 시중 노임단가의 78.3%인 시급 6천2백원을 지급하겠다는 잠정 합의를 노조와 체결했다. 그러나 한예종에서는 이와 같은 사안이 결정되지 않았다. 노조는 “작년 11월부터 2014년 임금협약 체결을 위한 교섭에 돌입한 이후 지금까지 20여회 가까운 교섭과 면담을 진행하였으나 학교 쪽은 반년 동안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는 말만 반복하고 있다”며 파업 이유를 설명했다.

한예종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업무에 따라 용역 업체인 거성지엠에스(청소·시설)와 두승실업(경비)에 소속돼 있다. 이들이 만든 노조는 전국공공운수노동조합 서울경기지부에 가입해 있다. 공공운수노조 서경지부는 2014년 들어 서울권 대학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임금 인상을 지속적으로 요구해 왔다. 특히 국립대학인 한예종의 경우 2012년 1월 정부가 발표한 ‘공공부문 비정규직 고용개선 추진지침’에 따라 시중 노임단가의 87.8% 수준 임금을 지급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 따르면 2014년 기준으로 공공기관 비정규직 노동자의 적정 시급은 최저 6천8백원이어야 한다.

노조는 “이번 임금인상 수준은 여전히 정부지침에 훨씬 못 미치는 수준”이라며 “지속적으로 시중노임단가 적용을 위한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아직 시급 6천2백원이 완전히 합의된 것은 아니다. 이민정 서경지부 조직부장은 기자와 통화에서 “용역업체와 임금협약을 맺어야 하는데 (용역업체가) 학교 쪽과 아직 얘기가 다 되지 않았다”며 “학교 쪽에서 용역업체 쪽에 시원시원하게 답을 안 주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 조직부장은 “원래 이번주에 용역업체와 보기로 했는데 아직 연락이 없다”고 덧붙였다.

이들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파업 이전에도 교내에서 1인시위와 선전전을 벌여 왔다. 지난달 25일에는 새정치민주연합 우원식 의원실에 방문해 상황과 요구사항을 전달하기도 했다. 이들은 김봉렬 총장 출근 시간에 맞춰 1인시위를 벌였다. 한예종 분회장을 맡고 있는 청소노동자 박정애 씨는 “전임 박종원 총장은 일 년에 두 번 정도 비정규직 노동자들과 식사를 갖는 자리를 마련하기도 했다”며 “이번 총장은 비정규직에 대한 관심이 이전 총장들보다 덜한 것 같다”고 말했다. 박 씨는 “시중노임 단가 87.8%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해 78%로 낮춰 (인상을) 요구한 것인데, 그것마저도 힘들다고 하니깐 답답하다”고 말했다.

노조는 월요일(13일) 오후 2시 학교와 용역업체를 만나 협상을 이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강진수, 선승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