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정신건강, 안녕하신가요?

전체 학생의 64%, 정신건강 나쁘다고 답해…
학교 예산 편성과 커리큘럼 개선 필요


우리 신문은 지난 9일부터 12일까지 4일간 ‘한국예술종합학교 정신건강 실태 조사’를 실시했다. 위 조사는 익명 커뮤니티 게시글을 통해 진행되었다. 설문 항목은 △정신건강 상태 △정신건강 악화 이유 △학생 심리상담소 운영에 대한 인식 △정신건강 증진을 위한 방안 등이었다. 정신건강 악화 이유에 대해서는 복합적인 이유가 있을 수 있으므로 중복 선택이 가능하게끔 조사하였다.


이번 설문의 응답자 수는 총 73명으로, △음악원 2명 △무용원 1명 △영상원 19명 △연극원 11명 △전통예술원 11명 △미술원 29명이었다. 학년 비율은 1학년이 25명 참가하여 약 34%로 가장 높게 집계되었으며 다음으로 △2학년 23명 △3학년 12명 △4학년 11명 △전문사 1,2학년 각각 1명이 설문조사에 응했다. 


그중 전체의 약 64%인 47명의 학생은 정신건강 상태가 건강하지 않다고 답했다. 아주 건강하다고 답한 사람은 전체의 약 1%인 한 명에 불과했다. 정신건강이 나쁘다고 답한 이유는 다양했는데, 그중에서도 △학교 과제물 제출 △자신에 대한 불만족이 동일하게 42명의 학생이 꼽아 1위에 올랐다. 그 다음으로는 △학교 내의 인간관계(동기, 선배, 후배, 교수님 등) △학교 밖의 인간관계(가족, 친구 등) △이유 없음이 각각 24명, 18명, 5명으로 집계되어 뒤를 이었다. 이외에도 △전공 고민 △금전적인 이유 △불안정한 미래 △취업 스트레스 등이 정신건강에 악영향을 준다는 답변이 나왔다.


학교 측의 학생 정신건강 증진을 위한 노력의 필요성에 대한 항목에서는 약 93%의 학생이 예라고 답하여, 학생 대부분이 학교 측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교내에서 운영하는 심리상담소에 대한 인식도 높은 수준으로 집계되었다. 약 88%의 학생이 심리상담소에 대해서 알고 있다고 답했으며, 잘 알고 있다고 답한 사람도 전체의 37%로 집계되었다. 전혀 모른다고 대답한 사람은 전체의 2%에 불과했다.


그러나 심리상담소에서 자신이 직접 신청하여 상담을 받은 학생은 전체의 약 27%로 심리상담소에 관한 인식 결과와 비교했을 때 비교적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즉, 심리상담소를 알고는 있으나 직접 상담을 받은 학생은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더불어, 심리상담소 방문 의사 유무에 대한 물음에는 예라고 답한 학생이 37명, 아니라고 답한 학생이 36명으로 거의 동일한 수치가 집계되었다. 그러나 이 또한 심리상담소에 대한 인식과 비교했을 때는 낮은 수치를 기록하고 있다.


심리상담소를 꺼리는 이유를 질문한 결과 △상담사에 대한 불신(상담사의 비전문성 및 비밀보장에 대한 우려) △좋지 않은 후기 △신청자 과다로 인한 오랜 대기시간이 대표적인 이유였다. 이외에도 이미 정신진료를 받고 있으므로 가지 않겠다는 답변과 심리상담소는 약물을 처방하지 않기 때문에 가고 싶지 않겠다는 의견 등이 있었다.


교내 정신건강, 개선방안은?

학생들에게 우리학교 학생 정신건강에 대해 자유롭게 적어달라고 요청했을 때 학생 대부분은 우리학교 학생이 타학교에 비해 정신건강 상태가  좋지 않음을 인지하고 있었다. 학생들은 그 이유를 ‘환경’이라 꼽았다. 과제 중심적이고 각자 자신의 작업을 해야 하는 환경이 학생들의 정신건강을 위협하고 있다는 것이다. 또한, 예술이라는 분야 자체가 갖는 자신에게 가혹해지기 쉬운 특성이 이러한 결과를 도출했다고 보는 견해도 있었다.


현재 심리상담소에서는 △개인상담 △집단상담 △심리검사 △신입생 심리검사 △위기개입 및 외부기관 연계(약물치료가 필요한 학생들을 외부 전문치료 기관으로 연계) △정신건강 의료비 지원 △정신건강 특강 및 교육, 총 7가지의 업무가 이뤄지고 있다. 그러나 올해는 심리상담소에서 특강을 개최하지도 않았을 뿐더러 교육도 실시하지 않았다. 집단상담 프로그램 <관계의 발견 2>만이 올해 5월 7일부터 6월 11일까지 매주 화요일마다 진행되었다. 그러나 이 역시 화요일 1시부터 4시까지 개최되어 그 시간에 수업이 있는 학생은 참가할 수 없었다. 이와 더불어 학생은 개인 상담을 신청하더라도 설문조사 결과에서 알 수 있듯, 약 한 달 이상을 기다려야 하는 상황에 처했다. 즉, 급박한 상황에 놓인 학생들에겐 심리상담소의 역할이 무용지물이 되어버린 것이다. 그렇다면 학교 측은 학생들의 정신건강을 위해 어떠한 조치가 필요할까?


설문조사를 통해 학생들은 입을 모아 △의료비 지원 절차 간소화 및 예산 확대 △전문적인 상담사 확충 △강도 높은 수업과 과제량 축소 △정기적이고 의무적인 심리 상담 지원(1년에 한 번씩 모든 학생에게) △다양한 행사 개최 (과/원 단합 행사, 축제나 체육대회 개선, 캠페인 등) △출석인정신청서 제도 개선(정신건강에 대한 내역 인정해줄 것) △정신건강 관련 교육 확대 △교양 수업 확대 등을 요구했다. 즉, 학생 정신건강 증진을 위한 예선 편성과 더불어 학교 내의 커리큘럼 자체에 대한 개선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당장 조형예술과 1학년 파운데이션 수업만 보더라도 정해진 수업 시간 내에 끝나는 경우는 극히 드물며 과제를 하기 위해서 밤을 새는 것이 당연시되는 분위기이다. 따라서 이에 대한 조치가 하루빨리 이뤄져야할 것이다.


어떠한 일이든 당연한 것은 없다. 열심히 하는 것과 자신의 모든 것을 쏟아붓는 것은 다르다. 과하면 체하기 마련이다. 우리학교 교가에는 이러한 가사가 있다. ‘남들 모두 잠들 때에도 홀로 눈을 떴구나.’ 남들이 모두 자는데 홀로 눈을 뜬 사람은 외롭고 쓸쓸하다. 그러니 이제는 바뀌어야 한다. 남들이 모두 자는 시간에는 잠을 자야 한다. 우리는 건강할 권리가 있다.


민효원 기자

mhw811@karts.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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