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2019년 11월 28일

새로운 비건 메뉴, 학생식당에 등장하다

야채카레에 이어 비건 라면과 비건 짜장라면, 더 다양한 채식 메뉴를 기대해 볼 수 있을까


11월 1일부터 우리 학교 학생 식당엔 새로운 변화가 생겼다. 카레, 라면, 토스트 등을 팔던 분식 코너의 기존 메뉴에 ‘비건 라면’, ‘비건 짜장 라면’이 3,000원의 가격으로  새로운 메뉴로 추가된 것이다. 아직 두 메뉴에 불과하지만, 비건식을 하던 학생들의 교내 메뉴 선택권이 생겼다.


비건 라면과 비건 짜장 라면은 총학생회가 교학 협의회에서 제안한 안건 중 하나였다. 우리 학교 학생들의 비건인 수가 적지 않다고 판단, 학식당에서 이들을 위한 메뉴를 만들 것을 제안한 것이다. 학생회 주무관과 담당자, 비건 학생들 그리고 학식당의 영양사가 모여 이에 대한 토의를 한 후 분식 코너에 비건 학생들을 위한 메뉴를 넣기로 결정되었다. 어떤 메뉴를 넣을 것인지에 대해선 학생회 측이 라면과 짜장 라면으로 먼저 제안했고, 그에 맞는 리스트들을 학식당 영양사가 검토해 메뉴에 추가하게 되었다.


메뉴가 라면과 짜파게티로 결정된 것에 조리 자체가 간편하다는 장점이 큰 영향을 끼쳤다. 학생 식당의 여건상 한 명 이상의 조리사가 분식 코너에 붙어있는 것은 무리라고 판단했다. 되도록 재료를 미리 손질할 필요가 없고 조리 과정이 간단한 라면을 선택하게 된 것이다.


한때는 야채 카레가 메뉴에 있기도 했다. 그러나 야채 카레의 수요는 하루 4-5 그릇으로 매우 적었다고 한다. 적은 수요를 맞추며 메뉴를 준비하는 것엔 한계가 있었기 때문에 야채 카레는 메뉴에서 사라졌다. 그만큼 학생들의 수요는 메뉴 선정에 많은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보인다. 한편 라면, 짜파게티의 수요는 아직 파악 중이다. 라면은 하루 2-3 개, 짜장 라면의 수요는 더 높다. 그러나 새로 생긴 메뉴에 대한  호기심으로 먹는 사람들이 많아 정확한 수요는 아직 파악하기 힘들다. 이 비건 라면을 먹어본 사람들은 “시중에 파는 라면보다는 심심해서 아쉬웠다.”라는 의견과 “다른 라면들보다 많이 짜지 않아 좋았다”라는 의견이 있었다.


다른 대학에서는 채식 메뉴가 어떻게 운영되고 있을까. 서울권 대학 중 교내식당에서 채식 메뉴가 제공되는 학교는 서울대학교, 국민대학교, 동국대학교, 삼육대학교다. 서울대는 ‘감골식당’이라는 이름의 채식 뷔페식당이 있다. 작년 4월 원래 완전한 채식으로만 운영되던 뷔페를 락토오보(채소, 유제품, 달걀만 먹는 단계)식으로 변경했다가 학생들의 반발에 다시 비건식으로 바꿨다. 어떠한 동물성 단백질도 먹지 않는 ‘식이 소수자’를 배려해달라는 요구였다. 국민대는 올해 1학기에 볶음밥과 같은 단품 채식 메뉴를 시범 운영했다. 동국대는 ‘채식당’에서 교내 학생 기준 8,000원으로, 삼육대는 ‘프랜들리’에서 5,000원으로 채식 뷔페 메뉴를 내놓고 있다. 동국대는 2011년에 채식당을 처음 열었지만, 기대 이하의 식단과 비싼 가격으로 인한 수요 부족으로 운영에 어려움을 겪었다. 이후 불교종립 대학에 맞게 사찰음식을 대표로 내세워 많은 연구 끝에 새롭게 문을 열었다. 사찰 음식과 채식 메뉴의 적절한 조화, 매일 변하는 메뉴, 식혜와 수정과와 같은 후식을 제공하는 등 음식의 질이 높아졌지만, 가격은 변하지 않아 학생들이 크게 만족하였고, 학내 구성원뿐만 아니라 외부 관광객들도 소문을 듣고 직접 찾아와 식당을 이용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 학교가 동국대의 사례를 따라가기엔 어려워 보인다. 학식당의 수요 자체가 적어서 적절한 단가에 더 많은 메뉴를 제공하기가 거의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지금으로서는 라면 두 종류만을 비건 메뉴로 제공하는 것이 최선인 것으로 보인다. 현재의 시범운영은 내년 초까지 계속될 예정이다. 학식당 영양사는 “그 기간까지 적절한 수요가 확보되지 않는다면 이마저도 폐지될 가능성이 높다”라고 전했다.


김세효 기자 

sehyo001@karts.ac.kr

취재 도움 김가은 기자

gaeun0826@karts.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