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2019년 10월 15일

남의 것 좀 훔쳐먹지 마세요!

석관동캠퍼스 기숙사 천장관 내 음식물 도난 너무 잦아…


범인 색출 및 처벌 어려워 천장관 측도 난색


지난 9월 21일부터 약 일주일간 천장관 출입구와 엘리베이터 곳곳에 이런 글이 붙였다. ‘510호 현금 가져가신 분은 바로 되돌려놓으세요. 경찰 입회하에 CCTV 확인 후 법적 책임을 묻겠습니다.’ 이런 일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우리학교 익명 커뮤니티에서는 천장관에서 도난을 당했다는 글을 쉽게 목격할 수 있다. 우유, 빵, 과일 같은 음식부터 접시, 양말 등 품목도 다양하다.“이제 우유 다 마시고 스테이플러로 집어놔야 하나 싶다. 우유를 훔쳐 먹은 게 어이가 없을뿐더러 우유 표지에 이름도 적고 표시도 많이 해놨는데 우유가 없어져서 속상하다.”, “오늘도 정말 평화로운 천장관이다. 이젠 기숙사를 차라리 공공장소라고 생각하는 게 더 마음 편할 것 같다.”, “어떻게 훔칠 게 없어서 남의 옷을 훔쳐 가는지 모르겠다. 너무 화가 난다.” 등의 불만을 토로했다.


천장관은 왜 도난에 취약한가?
천장관 내에는 CCTV 총 29대가 설치되어있다. 각 층에는 총 6개의 CCTV가 설치되어 있는데, 한 군데를 제외한 계단 비상 출구 세 곳에 각각 한 대, 엘리베이터 앞에 한 대, 자율식당 앞과 안에 한 대씩 놓여있다. 그럼에도 천장관이 도난에 취약한 이유는 2가지로 볼 수 있다. 첫 번째는 천장관 구조상 문을 잠글 수는 있으나 열쇠가 없어 학생들이 거의 잠그지 않고 생활하는 것, 두 번째는 음식 혹은 소액의 물건을 도난당했을 때 경찰에 입건하거나 범인을 특정하기 어려운 것이다.


천장관에서 발생하는 도난 사건의 대부분은 자율식당에서 행해지며, 식기 도구 보단 음식물 도난이 더 활발히 발생한다. 그런데 자율식당에서 도난을 당한 경우 CCTV를 확인하더라도 정확히 누가 자신의 음식 혹은 식기 도구를 훔쳐갔는지 판단할 수 없다. 공용 냉장고를 사용해 언제 물건이 사라졌는지도 모를뿐더러 자율식당에 오가는 사람이 많아 범인을 특정하기 어렵다는 점, 음식은 먹으면 증거가 남지 않는다는 점, CCTV로 확인하더라도 똑같은 음식을 산 사람일 수도 있다는 등의 변수가 많다는 점이 자율식당 내의 음식 도난이 활발히 이뤄지게 하는 것이다. 이에 대한 방지책으로 천장관 측은 음식에 이름과 호수를 적을 수 있도록 이름 스티커를 배치하긴 하였으나 그리 효과적으로 작용하지는 않는 듯 보인다.


도난 사건은 어떻게 처리될까?
도난이 발생하면 피해자는 경비원에게 도난을 신고한다. 경비원은 이를 관리운영실에 보고하고, 관리운영실의 신고로 경찰이 출동한다. 경찰은 경비원과 함께 해당 CCTV 내용을 확인한다. 원칙상 도난 피해자는 CCTV를 확인할 수 없다. CCTV 내용을 확인하면 경비원은 누구로 인해서, 어떠한 이유로 CCTV 내용을 확인했는지에 대한 문서를 작성한다. 이 모든 과정을 거쳐서 CCTV 확인과 범인 식별이 이뤄지는 것이다.


배항렬 경비원에 따르면 올해 3월부터 지금까지 경찰에 입건된 도난 사건은 총 2건이다. 도난 신고는 더 많이 접수되었으나 도난 품목이 대부분 음식이라서 경찰 입회는 이뤄지지 않았다고 한다.


천장관 자율식당 내에는 ‘음식물 등 절도 행위 경고! 재발시 퇴관 조치’라는 문구가 붙어있다. 그럼에도 현재까지 음식물 절도 행위로 퇴관된 학생은 한 명도 없다. 사실상 음식물 도난은 범인 색출조차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배 경비원은 “천장관은 모두가 함께 사용하는 공간이다. 음식물 도난 신고가 정말 자주 들어오는데, 나도 도움을 주고 싶어도 도움을 줄 수 없어 안타깝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구체적인 해결책이 절실히 필요해 보인다. 또한, 학생들도 남의 것에는 손대지 않는 공공의식을 갖춰야 할 것이다.”라고 당부의 말을 전했다. 


천장관 측이 적극적인 도난 방지책을 내놓지 않는 것은 우리학교 캠퍼스 이전 문제와 관련 있어 보인다. 학교 측은 예산을 투입하여 도난 방지를 위한 잠금장치를 설치하거나 관련 시설을 보완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의릉 복원 사업으로 우리학교 캠퍼스 이전이 확정된 상황에서 학교 측이 섣불리 천장관에 예산을 편성하기 어려운 것으로 짐작된다. 하지만 도난이 빈번히 발생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를 관조하기 보다 구체적인 대책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민효원 기자

mhw811@karts.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