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2019년 10월 15일

돼끼님 실내합니다…

별관 중앙정원에서 흡연은 합당한가?

김여진, <풀 내음을 맡는 돼끼>, 2019


우리학교 석관동 캠퍼스 별관 중앙에는 정원(이하 ‘중앙정원’)이 있다. 이 정원에는 벤치가 놓여 있고, 매점과 가까워서 우리학교 사람들의 쉼터로 이용된다. 또한, 사람들의 비공식 흡연 구역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중앙정원에서 담배를 피워도 되는 것일까.


중앙정원에서 흡연이 합당한가에 대한 의문은, 중앙정원이 실내인지 실외인지 명확하게 구분한 뒤에 풀릴 수 있다. 국민건강증진법 제9조7호에(1) 따르면 「고등교육법」에 의거 우리학교는 시설 전체를 금연구역으로 지정하고 표지를 설치해야 한다. 하지만 공중이용시설을 구체적으로 구분하고 있는 「2019 금연구역 지정, 관리 업무지침」에 따르면 영유아와 어린이, 청소년들을 위한 시설과 의료기관은 해당 시설 경계 내부가 금연구역인 반면, 고등교육법에 따른 학교의 교사는 해당 건물 실내가 금연이고, 재량껏 실내흡연실을 설치할 수 있다. 그러므로 중앙정원을 건물의 실내로 정의한다면 학교 재량에 따라 흡연 구역으로 지정할 수 있다. 그러나 실외로 정의한다면 흡연은 자유이다.


중앙정원은 건물인가?

건축법 제2조 2항에 따르면 ‘건축물’이란 토지에 정착하는 공작물 중 지붕과 기둥 또는 벽이 있는 것과 이에 딸린 시설물이다. 다시 말해 건축물에는 지붕이 있어야 하고, 지붕이 없는 중앙정원은 ‘건축물’이 아니게 된다. 그렇다면 ‘건물’과 ‘건축물’은 어떤 관계를 맺고 있나. 국가법령정보센터(우수화장품 제조 및 품질관리기준 제2조 32항)에 따르면 ‘건물’이란 ‘건축물 및 보조 건축물’을 말한다고 명시되어 있다. 이때 건축물을 “일체의 건물이라고 표기했다는 점에서 ‘건축물’을 ‘건물’의 하위 개념으로 볼 수 있다. 그렇다면 중앙정원이 건축물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해서 건물에 해당하지도 않는 것일까.


이를 해결하려면 ‘건물’이라는 단어를 구성하는 개념에 대해 자세히 알아봐야 한다. ‘건물’은 건축물과 ‘건조물’을 아우르는 단어이다. 표준국어대사전에 따른 건조물의 정의는 “지어 만든 물건”이지만, 법에서 어떤 의미로 해석되는지 판단하기 위해 판례를 참조하겠다. 하나의 판례(대법원 2007. 12. 13. 선고 2007도7247, 판결)는 건조물을 “주위 벽, 기둥과 지붕 또는 천정으로 된 구조물로서 사람이 기거하거나 출입할 수 있는 장소”를 말한다고 명시했다. 이는 ‘건조물’을 ‘건축물’과 비슷한 맥락에서 해석해야 함을 암시한다. 하지만 다른 판례(대법원 2010. 4. 29., 선고, 2009도14643, 판결)에 따르면 건조물 주변 토지가 외부와 담에 의해 물리적으로 구분되어 있고, 외부인이 함부로 출입할 수 없는 경우 ‘건조물’에 포함된다고 보았다.(2) 두 판례를 별관 중앙정원의 사례와 연결하면, 중앙정원은 넓은 의미에서 건조물에 해당하지만 좁은 의미에서는 건조물에 해당하지 않는다. 


판례에서조차 ‘건조물’의 개념이 모호한 이유는 법의 해석이 본질적으로 법관의 창조적 활동이기 때문이다.(3) 전자의 판례는 ‘건조물’을 문언주의 법해석론에 따라 판결을 내렸고, 후자의 판례는 의도주의 법해석론에 의하여 판결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나는 우리학교 중앙정원에서의 흡연과 관련하여 의도주의 법해석론을 따르고 싶다. 의도주의 법해석은 입법자의 의도를 고려하여 법을 해석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때 의도는 입법자 개인이나 집단의 현실적 심리 상태를 뜻하며, 입법자는 국민의 의견을 대표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예컨대 현재 우리나라는 세계보건기구(WHO) 담배규제기본협약(FCTC)의 당사국이다. 그리고 국내법에 준하는 효력을 가진 조약인 담배규제기본협약에서 제시하는 기본 원칙을 따를 의무가 있다. 기본 원칙은 다음과 같다. “모든 사람은 담배소비와 담배연기에의 노출로 인한 건강에의 영향, 중독성, 치명성에 대하여 인지하여야 하며, 담배연기 노출로부터 모든 사람을 보호하기 위하여 적절한 정부 차원에서 효과적인 입법·집행·행정상 또는 기타의 조치들이 계획되어야 한다.” 따라서 우리학교는 중앙정원을 건물에 해당하는 건조물로 보고, 금연을 전면적으로 실시해야 하지 않을까. 무엇보다도 돼끼에게 미안하지 않은가.


오전석 기자

jeonsoeko@karts.ac.kr


(1) 다음 각호의 공중이 이용하는 시설의 소유자ㆍ점유자 또는 관리자는 해당 시설의 전체를 금연구역으로 지정하고 금연구역을 알리는 표지를 설치하여야 한다. 이 경우 흡연자를 위한 흡연실을 설치할 수 있으며, 금연구역을 알리는 표지와 흡연실을 설치하는 기준ㆍ방법 등은 보건복지부령으로 정한다. … 7. 고등교육법에 따른 학교의 교사,


(2)“‘건조물’은 엄격한 의미에서의 건조물 그 자체뿐만이 아니라 그에 부속하는 위요지를 포함한다고 할 것이다. 여기서 위요지라고 함은 건조물에 인접한 그 주변의 토지로서 외부와의 경계에 담 등이 설치되어 그 토지가 건조물의 이용에 제공되고 또 외부인이 함부로 출입할 수 없다는 점이 객관적으로 명확하게 드러나야 한다”라고 말하고 있다.


(3)김혁기, 법해석에 의한 모호성 제거의 불가능성, 서울대학교 법학 제50권 제1호 2009년 3월 123∼152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