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2019년 9월 26일

이상한 나라의… 그대들의 기분은 어떠신가요?

2019 K’Arts Platform 창작무용 <괜찮냐?> 안무가 김경민 인터뷰


지난 9월 5일과 6일, 우리학교 석관동캠퍼스 예술극장에서 ‘2019 K’Arts Platform : Artist’s Note’가 열렸다. 케이아츠 플랫폼은 우리학교를 대표하는 다양한 작품을 한자리에서 감상할 수 있는 공연예술축제로 올해로 5회째를 맞이하였다. 플랫폼의 모든 공연은 사전예매를 진행하였으며, 대부분이 전석 매진이었고, 그 중 창작무용공연 <괜찮냐?>는 ‘사전예매 매진’이란 기록을 남겼다.

<괜찮냐?>는 무용창작집단 ‘몽키패밀리’의 안무가이자 무용수인 김경민의 안무작이다. 김경민은 우리학교 무용원 창작과에 재학 중이며, 그의 지난 안무작으로는 <God Damn!> <그대들의 기분은 어떠신가요?> <이상한나라의…> <못난이> 등이 있다. <괜찮냐?>는 지난 8월 31일, ‘제2회 신촌거리예술축제’에서도 선보인 적이 있으며, 2018년도에는 ‘ASAC몸짓페스티벌’ 일환으로 펼쳐진 ‘몸짓챌린지’ 최우수작으로 선정되었다. 현재 그는 11월 15일과 16일 양일간 안산문화예술의전당 달맞이극장에서 열릴 ‘2019 ASAC몸짓페스티벌’에 공식 초청되어, 삶의 여정을 담은 신작 <발걸음 마일리지>를 준비하고 있다.

<괜찮냐?>는 어떻게 만들게 된 작품이었나요?

2015년에 저희 과에서 학기마다 열리는 ‘실험무용제’에 참가하기 위해 만든 작품입니다. 제가 경험하면서 관계와 삶에 대해서 풀어낸 작품이라 할 수 있을 거 같아요. 작년 말에는 이 작품을 발전시켜서 ‘안산몸짓페스티벌’에 참가해 1등을 하기도 했고, 이번 케이아츠 플랫폼에서는 한 시간 품으로 확장했죠.

학교를 통해 작품을 할 때와 외부에서 작품을 할 때 어떤 차이가 있나요?

교내, 특히 과 내에서 공연을 하게 되면 여러 작품을 한번에 올리는 경우가 많아요. 그렇게 되면 안무자에게 주어진 시간이 짧아지고, 제한된 시간 동안 작품의 주제를 전달해야 하니까 더 긴 시간이 있어야 하는 주제는 전달하기 어려워지죠. 그래서 주어진 시간에 걸맞은 주제로 작품을 만들게 되는 경향이 있는 거 같아요. 케이아츠 플랫폼에서는 단독공연이기도 하고 공연 시간도 충분했기 때문에 큰 차이는 없었던 거 같습니다.

혹시 단독공연을 하는 것에 대한 부담이 있으셨나요?

저는 이번이 세 번째 단독공연입니다. 단독공연은 할 때마다 항상 부담을 갖게 되는 거 같아요. 처음엔 처음이니까 잘해야지, 다음에는 처음이 아니니까 잘해야지, 이번에는 지난번보다 잘해야지 하는 생각으로 공연에 임하고 있어요.

춤을 추게 된 특별한 계기가 있나요?


어렸을 때부터 학업에 크게 흥미를 느꼈다기보단, 한국에서 살아야 한다면 ‘대학 졸업장’이 꼭 필요하다고 생각했기에 지금 대학교에 진학했습니다. 예술고등학교에 다니면서 매일 비슷한 하루를 반복하며 시간을 보냈고, 성인이 되면 다를 줄 알았는데 그렇지 않더라고요. 그렇게 예고를 졸업하고 대학에 오게 되고, 춤을 잠깐 쉬고 싶어서 휴학했는데 막상 쉬려니까 춤을 너무 추고 싶어지더라고요. 그러다 스승님의 제안으로 <댄싱9 시즌2>에 출연하게 되었어요. 그때 쉬면서 다양한 장르의 무용수들과 작업을 해보니까 춤을 더 즐길 수 있고 더 애착을 갖게 된 거 같아요.

또, 저희 과에서는 학기 말마다 그 학기에 배운 무용 순서를 응용해서 3분 정도의 안무를 직접 만드는 실기시험을 봐요. 근데 그 시험에서 제가 즉흥으로 무용을 한 적이 있어요. 그걸 찍어서 인터넷에 올렸는데, 그 영상이 유튜브나 페이스북 같은 매체에서 엄청 화제가 되어서 일반인들한테까지 긍정적인 관심을 받게 되었어요. 그런 에피소드를 통해서 저는 제가 하기에 더 편하고 자연스러운 움직임, 보시는 분들이 더 즐길 수 있는 움직임을 찾을 기회를 갖기도 했던 거 같아요.

이번 공연에서 다양한 오브제를 사용하였는데 가장 기억에 남는 오브제는 무엇인가요?

가장 인상 깊었던 오브제는 사다리와 생수통 속의 물입니다. 사다리는 지금까지 힘겹게 버티며 올라온 삶을 표현한 거고요, 물은 그 힘듦을 버리는 것을 표현한 것입니다. 예전에 남정호 교수님과 아키타에 함께 안무작업을 하러 갔을 때, 허름한 온천 집 옆에 작은 폭포가 있는 하늘이 뚫린 동굴을 본 적이 있습니다. 그 폭포를 보고 위에서 쏟아지는 물을 맞아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 물을 맞는 순간 저의 내면에 묻어있는 안 좋은 것들이 씻겨나가는 동시에 새로운 무언가 저를 자꾸 누르고 있다고 느껴졌습니다.


공연 후반부에 한 사람이 사다리에 올라가려 하는데 위에서 쏟아지는 물을 맞고도 계속 버티며 올라가려고 하는 퍼포먼스를 한 이유는 누군가가 버린 힘듦은 또 다른 누군가가 그대로 받게 되고, 힘듦이라는 것은 계속 누구에게나 유지되는 아픔이라고 표현하고 싶어서 이 퍼포먼스를 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또 이번 공연에서 오브제만큼 다양한 음악을 사용하였는데, 가장 인상 깊었던 음악은 무엇인가요?

가장 큰 의미가 있던 음악은 작품 중간 부분에 사용한 김래원의 <해바라기 꽃>입니다. 제가 세발자전거를 끌고 나오고 무용수 혼자 출 때 사용한 음악인데, 가사가 저의 마음에 가장 크게 와닿았습니다.


더 설명하자면, 그 장면에서 사용한 오브제가 많은데 세발자전거에 중점을 둬야 할 거 같아요. 제가 목에 끈을 매고 자전거에 연결해서 끌고 나오는데, 노래 가사가 현재와 과거를 비교하며 힘들어하고 부모님의 품을 그리워하는 듯한 그런 가사거든요. 그래서 갓 성인이 된, 성인이 된 지 얼마 안 되는 저라는 사람이 아직 자전거가 의미하는 ‘어린 시절에 묶여있다’, ‘그리워한다’라고 표현할 수 있을 거 같아요. ‘이 장면은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장면이 아니었나?’라고 말 할 수 있을 거 같아요.

앞에 음악에 관한 질문을 해서, 마지막엔 직접 노래를 부르는 장면이 있었는데 어떤 의미가 있었는지 자세한 설명해주실 수 있나요?


기획자가 ‘익스-잘 부탁드립니다’라는 노래를 불렀어요. 커튼콜을 의도했던 것은 아니고, 저의 지난 작품들을 보면 대부분의 관객분이 무거운 마음으로 나갔던 거 같아서 반응이 다양하면 제가 이전에 작업한 작품들을 통해 느끼지 못하고 놓쳤던 것들을 새로 찾아볼 수 있을 거 같아서 그런 거 같아요. 또, 이번 공연만큼은 무거운 마음을 좀 풀어드리고, 가벼운 마음으로 나가셨으면 해서 마무리를 그렇게 한 것도 있고요. 노래가 좀 경쾌하고 신나잖아요, 가사가 주는 의미도 있고요.

<괜찮냐?>와 <못난이>라는 작품 모두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안무한 작품인데, 어떤 차이가 있나요?

큰 차이가 있죠. <괜찮냐?>는 청년들이 살아가면서 아픔, 걱정, 고민거리 그 안에서 생긴 우울증 등을 표현하고 그것들을 치유해주는 작품이라면, <못난이>는 자기 자신에게 ‘못났다.’라고 하는 작품이에요. 우울증을 겪으면서 자신을 못났다고 생각했던 지난 날의 저를 표현한 것이라고 할 수 있을 거 같아요.

제가 생각하기에 두 작품은 정말 전혀 다른 내용이지만, 똑같은 우울증이라는 매개체를 통해서 만들었기 때문에 비슷한 작품이라고 느끼실 수도 있을 거 같아요.

본인만의 특별한 작업방식이 있나요?

사실 제가 전에도 이런 질문을 받은 적이 있는데 그때도 똑같이 답을 했지만, 아직은 특별한 방식이 없는 것 같아요. 작업할 때 걸리는 시간도 천차만별이고, 사용하는 음악이나 안무를 만드는 방식 전부 달라서, 아직은 제 것을 찾아가는 과정이에요.

향후 계획은 무엇인가요?


우선, 끊임없이 계속 작품활동을 해서 저희 ‘몽키패밀리’를 더 빨리 널리 알리는 것이 제 목표입니다. 또, 제가 늘 생각하기에 춤에 진심만 담겨있다면 어떤 춤이더라도, 누가 추더라도 그 춤을 보는 사람들에게 많은 공감을 받을 수 있고 의미가 잘 전달될 수 있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저는 제가 여태까지 경험해왔던 것들과 그것들을 통해 받은 영감을 갖고 저만의 색깔을 담은 다양한 이야기의 작품을 만들어가고 싶어요. 지금까지 만들어온 작품들처럼 똑같이 제가 느끼고 느낄 수 있는 모든 것들을 영감으로 삼아서 사람들에게 위로가 되는 작품을 만드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몽키패밀리 많이 사랑해주세요! #몽키패밀리


박윤수
proverbs3373@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