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2019년 9월 7일

침묵의 균열, 용기낸 도약

무용계 최초 실명드러낸 서명운동, 무용인희망연대 생겨나…


지난 학기, 우리신문은 전통예술원에서 있었던 미투운동(#metoo)을 토대로 ‘전통예술계 내 민주주의는 있는가?’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국악계의 악습에 관해 살펴본 적이 있다. 해당 기사에 이어 이번 호에서는 방학 중 있었던 무용계 ‘갑질’ 논란을 전하려한다.

이화여자대학교 음악예술대학 ㄱ교수 채용 논란

 이대학보에 따르면, 음악대학 무용과는 지난 7월 23일 2학기 특별계약 교원 채용 지원자 중 합격자를 선발하고 최종 명단을 교원인사팀에 제출했다. 그러나 학교 측은 수강 신청 기간 중인 8월 8일에야 ㄱ씨가 작년 무용계에서 논란이 되었던 ‘국립국악원 내 갑질 및 인권탑압 사태’의 가해 당사자임을 확인했다.(주1)

‘국립국악원 내 갑질 및 인권탄압 사태’는 ㄱ씨가 무용단 미혼 여성 단원에게 ‘임신한 것 아니냐, 거울 좀 봐라’, 손가락으로 단원의 머리를 치며 ‘노란대가리로 공연을 하냐’ 등의 성희롱과 인격을 모독하는 행위를 하여 문화체육관광부의 감사 후 징계를 받은 일이다.


ㄱ교수 채용 심사 당시 해당 학과장은는 “7월 당시 채용 절차에서는 정해진 기준에 따라 심사했고 징계 사실은 전혀 몰랐다”며 “징계 자료 속 경력 사항을 비교하니 ㄱ교수가 맞아 놀랐다”고 밝혔다. 또한  “ㄱ교수 채용은 행정처리가 완료되어 당장은 상황을 해결하는 것은 어렵지만 중요한 문제이므로 논의를 거쳐 ㄱ 교수의 계약 기간을 단축할 수 있다”고도 밝혔다.(주2)

ㄱ씨의 무용과 겸임교수직 채용을 알게된 재학생들은 ‘이화여자대학교 무용과 교수채용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려 입장문을 내고, 채용 철회를 요구하고 새로운 교수 채용을 촉구하는 서명운동을 진행했다. 이에 음악대학은 지난달 12일 해당 임용에 대한 재심 후 ㄱ씨의 임용을 취소했다. 이에 따라 ㄱ씨가 담당한 2과목의 강의계획안은 삭제되었다.

ㄱ교수의 채용은 번복이 어렵다는 학과장의 의견과 달리, ㄱ교수의 임용은 취소되었다. 이번 사태에 대해 이대 재학생들은 “정말 모르고 채용한 것이 맞냐”, “교수진들이 ㄱ씨를 채용한 것에 대한 경솔함을 반성하고 학생들에게 사죄의 의사를 밝혀야 한다”등의 입장을 전했다.


유명 무용수, 제자 성추행 ‘사랑하는 사이’?


지난 5월 14일, 서울중앙지검은 ‘ㅂ무용단’ ㅎ대표를 성폭력특별법에 따른 ‘업무상 위력 등에 의한 추행’ 혐의로 기소했다. 공소장에 따르면 2015년 4~5월, ㅎ대표는 A씨를 자신의 개인 연습실에서 네 차례에 걸쳐 추행했다. ㅎ대표는 경찰조사에서 ‘행위는 인정하나 합의관계였고 피해자와 사랑하는 사이였다’고 진술했다.

이제서야 이 사건이 공론화 된 것은 ㅎ대표 부부가 무용계의 각종 협회, 콩쿠르, 대입에 영향력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A씨에게 ㅎ대표를 신고하는 것은 곧 무용계 퇴출을 의미했고, A씨는 현재 무용을 그만둔 상태이다.


A씨는 ㅅ대학 무용예술학부 재학 중, 학부장 ㄹ교수에게 휴학의사와 함께 재입시 계획을 밝히자, ㄹ교수는 남편인 ㅎ대표에게 가르침을 받아보라는 제안을 했다. 그 후 일여년이 지나 사건이 발생하였고, A씨는 ‘ㅎ대표에게 언제 강간을 당할지 모른다’는 불안감에 동료 무용수 B를 찾아가 피해 사실을 털어놓았다. B가 ㅎ대표에게 말을 전함으로 사건은 중단되었다. 재입시를 포기하고 복학한 A씨는 재학 내내, 학교 강사로 활동하는 ㅎ대표를 피해다녔지만 쉬운 일이 아니었다. 결국 2017년 여름, A씨는 ㄹ교수에게 추행당한 사실을 털어놓았고, 돌아오는 것은 ‘네가 착각하는 것이 아니냐, 지난 일이니 잊어라’는 말 뿐이었다.(주3)


이번 사건이 공론화되며 처음으로 위계질서가 가득한 무용계에서 무용인들이 실명을 걸고 성추행 사건에 대한 집단행동을 하며, ‘무용인희망연대 오롯’이라는 #위드유(#withyou)연대를 구성하는 모임이 생겨났다.(주4) 오롯은 페이스북 그룹을 통해 연대서명을 하고 방청연대를 형성하며 공판에 참석하는 등 활동을 하고있다.


위 사건들을 통해 무용계를 포함한 예술계에서 당장 위계질서를 벗어나는 것은 어렵겠지만, 처음으로 무용인들이 존재를 들어내며 연대운동을 한 것은 큰 의미이고, 앞으로의 모든 예술가들이 자유롭게 존중받으며 예술을 해나갈 수 있는 기회로 자리잡을 수 있길 바란다.


취재부



(1) 강지수, “국립국악원 징계 전적 단원 무용과 겸임교수직 채용, 음악대학 재심의 거쳐 임용 취소해”, 이대학보, 2019.08.23

(2) 강지수, “국립국악원 징계 전적 교수 무용과 겸임교수직 채용, 학생들 ‘갑질’ 문제 반복될까 우려”, 이대학보, 2019.08.07

(3) 손가영, “유명 무용수, 26살 어린 제자 성추행해 재판”, 미디어오늘,2019.06.01

(4) 손가영, “문화예술가 803명 무용계 최초 #withyou 구성”, 미디어오늘, 2019.07.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