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2019년 9월 6일

“우리에게 남은 건 정신차리고, 변화하는 일 뿐입니다.”

스웨덴의 중학생 환경운동가, 그레타 툰베리가 울리는 묵직한 경종


9월 21일은 국제 평화의 날이다. 올해의 주제는 ‘평화를 위한 기후행동’이다. 기후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구체적인 실천이 절실하다는 것을 강조하기 위해 ‘기후행동’이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9월 23일 뉴욕에서 열릴 ‘유엔 기후변화 세계정상회담’에 발맞춰 20일부터 27일까지 국제적인 기후행동이 펼쳐진다. 국내에서는 49개 시민사회단체가 모여 ‘기후위기비상행동’을 결성했다. 이들은 9월 21일에 대학로에서 출발해 종각까지 이어지는 대규모 행동 ‘기후 집회와 행진’을 할 예정이다. 또한 ‘청소년기후소송단’도 27일 ‘기후를 위한 등교 거부’ 운동을 한다. 청소년의 시위는 대개 우리나라에서 달갑게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학생의 본분인 공부를 제쳐두고 정치적 행동에 가담할 필요는 없다는 인식 때문이다. 스웨덴의 ‘그레타 툰베리(Greta Thunberg)’는 그런 통념을 깨고 적극적인 행동으로 자신의 신념을 보이는 청소년이다.

그레타 툰베리, TEDxStockholm

그레타 툰베리가 누구길래?

그레타 툰베리가 등교 거부 시위를 시작한 계기는 학교 수업 시간에 기후 변화와 관련된 영화를 본 것이었다. 이상 기후 현상이 지구에 미칠 막대한 영향을 깨달은 이후로 그레타는 심각한 우울증에 빠졌다. 잘 먹지도 못하고 학교에도 가지 못했다. 몇 년 후 그는 시위를 하기로 결심했다고 한다. 그레타는 기후 변화 위기에 대한 사람들의 안일한 태도가 이해되지 않는다고 했다. 그는 기후 변화를 멈추기 위해 알아야 할 사실을 우리는 이미 알고 있고, 실천해야 할 대책도 익히 들어왔으면서 왜 ‘행동’하지 않느냐고 묻는다. 

9월에 있을 ‘유엔 기후변화 세계정상회담’에 참가하기 위해 그는 런던에서 태양광을 동력으로 하는 요트를 타고 뉴욕으로 향했다. 출발한 지 보름만인 8월 28일(현지시간)에 뉴욕에 도착했다.
 

탄소 예산, 2035년에 고갈된다는 예측

그레타 툰베리의 등교 거부 시위는 기우가 아니다. 그가 ‘기후 변화의 위기는 이제 당장의 일’이라고 말한 것과 같이, 전 세계인은 기후 변화로 인한 직접적인 피해를 지금 겪고 있다. 현재 배출 가능한 탄소 예산량이 얼마 남지 않았다. ‘지구의 탄소 예산’은 지구 온도의 적절한 유지를 위해 인류가 배출해도 되는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일컫는다. 탄소 예산의 한계치는 1조 톤인데, 2019년 8월 29일을 기준으로 약 6,348억 톤을 배출하고 있고, 약 5초마다 1,000톤씩 증가하고 있다. 과학자들은 이 탄소예산을 2035년에 4월 1일에 다 쓸 것이라고 예측한다. 

슬랙티비즘(Slacktivism), 게으른 행동주의

기후 변화는 교육기관에서 가르치는 것은 물론 수많은 공익광고와 민간 캠페인에서 다뤄왔던 문제다. ‘대기전력을 차단하세요, 대중교통이나 자전거를 이용하세요…’등 개인이 일상에서 실천하는 방법부터 ‘탄소 배출 거래제’와 같은 기업이나 국가 차원에서 실천하는 제도까지 오랜 시간 논의해온 문제다. 이상기후를 막기 위한 대책은 사실상 간단명료하다. 그레타의 말처럼, 생존의 문제에 중간지대란 없다. 기후 변화를 멈추기 위해 탄소 배출을 막아야 한다면, 탄소를 배출하지 않으면 되는 것이다. 자본주의와 산업 발전으로 인해 화석 연료를 사용하는 것은 불가피하다는 사실은 우리 모두가 알고 있다. 문명사회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지만, 기후 변화가 계속 진행되다간 문명사회는 커녕 최소한의 생존조차 불가능하게 된다.

슬랙티비즘(Slacktivism)은 해이함(slack)과 행동주의(activism)의 합성어로 ‘말만 많고 실제 행동하지 않는 게으른 행동주의’를 말한다. SNS가 활성화되면서 각종 사회 문제에 대한 담론이 활발하게 펼쳐질 수 있게 되었다. 또한 그로 인해 실질적 참여나 집단행동을 유도하는 분위기도 만들어졌다. 그러나 그것을 직접 실천하고 행동하는 모습은 그 담론의 적극성만큼 활발하지는 않은 듯하다. 그레타 툰베리의 단호한 태도는 기후 변화와 관련된 문제뿐만 아니라 사회의 다양한 분야에서의 문제해결을 위한 행동을 촉구한다.



김가은 기자

kobbaram16@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