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2019년 6월 17일

오스모 벤스케, 서울시향 상임 지휘자 선정

정명훈 음악감독 해임 그 이후, 서울시향의 새로운 출발


교향악단 내 지휘자의 역할은?


한 악단의 수준은 지휘자의 역량과 비례한다는 말이 있다. 그만큼 악단 내 지휘자의 지위가 중요하다는 말이다. 악단에서 지휘자의 역할은 곡을 재창조해내서 자신의 곡으로 연주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자신의 해석에 맞게 오케스트라의 박자와 음향을 조절하는 일이 바로 지휘자의 역할이다. 똑같은 악보를 보더라도 지휘자마다 해석의 차이가 있으므로, 같은 곡을 같은 오케스트라가 연주하더라도 지휘자가 누구냐에 따라 결과물은 판이해질 수 있다.


서울시립교향악단(이하 서울시향)은 3년 전 정명훈 음악감독 해임 이후 상임 지휘자를 공석으로 두었다. 연주마다 바뀌는 지휘자 탓에 연주는 관객들에게 호평을 받기도, 혹평을 받기도 하였다. 그렇기에 이번 서울시향의 상임 지휘자 선정은 음악계에 가장 큰 관심거리가 아닐 수 없다.


기자간담회 그 결과는?


강은경 서울시향 대표는 지난달 2일 서울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예술동에서 열린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 “오스모 벤스케(66)가 내년 1월부터 3년간 음악감독으로 첫 임기를 맞는다”고 밝혔다.(각주1) 벤스케는 지난 1993~1996년 아이슬란드심포니오케스트라 수석 지휘자를 지낸 핀란드의 대표 명장이다. 2003년부터 미국 미네소타오케스트라 음악감독으로 재직해왔으며 ‘시벨리우스 교향곡’ 1번과 4번으로 2013년 그래미 최우수 오케스트라 앨범상을 받기도 했다. 그는 서울시향 객원 지휘자로 2015년 베토벤 교향곡 5번, 2018년 프로코피예프 교향곡 5번, 2019년 시벨리우스 교향곡 6, 7번 등을 연주한 바 있다.

 
강 대표는 “벤스케는 음악적 역량이 뛰어날 뿐 아니라 소통과 화합의 리더십을 보여주는 분”이라며 “특히 미네소타오케스트라 등 인연을 맺은 지역 오케스트라를 세계적 수준으로 견인하는 신화를 이뤘다”고 선임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이어 “서울시향과의 공연에서 단원들을 애정으로 대하는 태도, 포용적 리더십을 보며 ‘이런 분이라면 오셔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덧붙였다.

 
서울시향은 상임 지휘자 겸 예술감독이던 정명훈 지휘자가 2015년 12월 박현정 전 대표와의 법정 공방으로 사퇴하면서 음악감독 자리가 공석이었다. 서울시향은 2016년 3월 설치된 ‘지휘자추천자문위원회’를 통해 국내외 지휘자 318명을 검토해 후보군 37명을 선정했으며 13명의 후보자를 뽑은 바 있다. 이 중 최종 후보자가 3인으로 압축됐으며 그중 이사회가 벤스케를 제청해 서울시가 승인했다.

 
이날 자리에 참석하지 못한 벤스케는 영상 메시지로 “서울시향은 좋은 음악을 만들겠다는 의지로 가득한 교향악단으로 객원 지휘자로서 호흡을 맞출 때마다 즐거웠다”며 “음악감독으로서 첫발을 내디딜 순간을 고대한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세계적으로 예술의 공공성이 화두가 되는 상황 속, 오케스트라가 대중을 위한 공공 교육의 주체로서 할 수 있는 일에 대하여 (고민한 바) 우리 시대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오래된 고전만이 아니라 동시대 현대음악도 함께 연주해야 한다”고 답변한 바 있다. “음악은 다른 예술과 마찬가지로 우리 자신은 물론 타인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주며 이 모든 삶에 관한 문제를 이해하는 데 음악이 열쇠를 제공한다며, 음악은 우리 삶의 일부이며 이를 반영하면서 우리가 삶을 이해하는 균형점을 찾아준다”고 답변하였다.

 
또한 “서울시향의 잠재력은 늘 현재에 안주하지 않고 진보하려고 노력하는 것에 있다”며, 이를 위해 “어떤 작품들을 연주할 것인지 현재 프로그램을 구상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또한 “서울시향 공연기획자문역으로 있는 볼프강 핑크와 함께 서울시향과 청중들을 위한 프로그램을 만드는 데 힘을 쏟겠다”고 말하며 앞으로의 포부를 밝혔다.


서울시향 앞으로의 발전 가능성은?


이번 상임 지휘자 선정은 서울시향이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교향악단인 만큼 그 발전 가능성을 한 번 더 확인해 볼 수 있는 기회로 주목받고 있다. 상임 지휘자가 없었던 지난 3년은 정명훈 지휘자가 음악감독으로 재직했을 당시보다 성장이 더디었다고 평가 받고 있다. 그러나 상임 지휘자가 선정 된 지금, 프렌치 스타일로 연주했던 정명훈 전 음악감독과 달리 북유럽 출신인 벤스케가 선호하는 스타일이나 곡들이 자연스레 서울시향의 정체성과 방향성을 확립할 좋은 기회가 되지 않을까 기대해본다.

김민정 기자
2000kimmj@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