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2019년 5월 28일

수요일의 정원
자연으로 미술 하기

올해 첫 시행, 어떻게 진행되었을까?




‘수요일의 정원’은 올해 처음 시행된 미술원 파운데이션 수업으로, 조형예술과 40명과 미술이론과 9명이 함께 참여한다. 이 수업은 이름 그대로 수요일에 진행된다. 즉, 수요일에 정원을 가꾸는 수업이다. 그러나 매주 수요일에 이 수업을 하는 것은 아니다. 학생들은 학기 초에 어떤 작업을 진행할 것인지 발표한 후 한 번의 중간 점검을 거칠 뿐, 각자 자유롭게 작업을 진행한다. 땅에서 무엇을 하고, 무엇을 키우고, 무엇을 관찰하고, 그것을 어떻게 기록할 것인지는 각자에게 달려있다.


‘수요일의 정원’은?


‘수요일의 정원’은 우리학교 석관동캠퍼스 미술원 조형예술과 전문사 작업실 건물 앞에 있는 땅에서 이루어진다. 학생들은 가로 1m, 세로 50cm 정도의 땅을 부여받고, 그 땅에서 자유롭게 작업을 할 수 있다. 이 땅에서 학생들은 무언가를 키우고, 관찰하며, 관찰한 결과를 기록하여 작업 보고서를 제출한다. 학생들은 식물을 키우는 것을 기본으로 하되, 무엇을 키울지는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다. 심지어 무생물을 키우는 것도 가능하다. 또한 꼭 무언가를 키울 필요도 없다. 학생들은 의자를 놔두고 주변 경치를 바라볼 수도 있고, 아무것도 하지 않을 수 있는 자신만의 공간을 형성할 수도 있다. 관찰은 어떠한 형식이든 가능하다. 키우는 것의 관점에서 주변 사물을 관찰할 수도 있고, 키우는 것의 길이와 높이 등 객관적인 정보에 집중해서 관찰해도 된다. 그리고 이를 글, 사진, 영상, 스케치 등 자유로운 방식으로 기록한다.


‘수요일의 정원’ 테마인 대지 미술이란?


‘수요일의 정원’은 ‘대지 미술’과 깊은 관련이 있다. 대지 미술은 대지라는 소재를 활용한 현대 미술의 한 갈래이다. 대지 미술의 예시로는 미국-헝가리 현대 미술가인 아그네스 데네스(Agnes denes)의 <밀밭(Wheatfield)>과 <살아있는 피라미드(The Living pyramid)>라는 작업을 들 수 있다.

 먼저 <밀밭(Wheatfield)>은 1982년 뉴욕시의 공공 예술 기금으로 진행된, 쓰레기 매립지에 밀을 심는 프로젝트이자 작업이다. 작가는 세계화된 뉴욕에서 세계가 점차 외면하고 있는 자연의 가치에 대한 대중의 관심을 환기하기 위해서 이 프로젝트를 고안했다. 작업은 밀이 성장하는 단계와 파종, 수확, 타작까지 시민들과 예술계 인사, 그리고 자원봉사자가 참가하여 진행되었다. 설치는 약 4개월 동안 유지되었으며, 설치기간 동안 450kg이 넘는 밀을 생산했다. 곡식은 세계 28개 도시로 전해졌고, 짚은 말의 침구로 쓰이게 되었다.


 


두 번째, <살아있는 피라미드(Living pyramid)>는 명칭 그대로 살아있는 피라미드이다. 전시 기간 동안 화초는 싹이 나고, 꽃이 피며, 일부는 죽기도 하고, 일부는 씨앗이 되기도 하였다. 작가에 따르면, 이 과정은 인간을 상징하는 피라미드와 자연이 함께 상호작용하여, 결과적으로 자연이 유기적으로 발전하였음을 암시한다. 또한 전시가 끝난 후 작가는 식물을 관객에게 입양하여, 계속해서 삶을 영위할 수 있게끔 하였다.

 
이처럼 대지 미술은 인간과 결코 떼어놓을 수 없는 자연을 소재로 하여 자연과 인간의 관계를 새롭게 정의하거나, 잊고 있던 가치를 일깨운다.  ‘수요일의 정원’의 목적은 여기에 있다. 회화 수업과 오브제를 활용한 작업에서 더 나아가, 자연을 활용한 작업의 가능성을 열어두는 것이다. 또한, 작가의 작업이 꼭 스튜디오에서 이뤄질 필요는 없으며, 어디에서든 작업이 가능하다는 메시지를 전한다.



‘수요일의 정원’ 진행 상황은?


‘수요일의 정원’은 이제 막바지에 접어들고 있다. 지난 3월 13일에 미술원 조형예술과 전문사 작업실 앞의 땅을 조형예술과와 미술이론과 학생이 개간하였고, 그 다음 주인 3월 20일에 오프닝 행사가 열렸다. 그리고 5월 29일에 클로징 파티를 개최한다.

 
‘수요일의 정원’은 자연을 소재로 하는 미술을 행한다는 의의가 있지만, 처음 시행된 해인 만큼 약간의 개선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프로젝트 기간이 너무 짧아 자신이 하고자 하는 작업에 차질이 생긴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혹은 식물을 소재로 작업을 하여, 식물이 자라지 않고 죽어버리거나 꽃이 피어야 하는 작업에서 꽃이 피지 않는 등의 변수가 발생하기도 했다. 그러나 위와 같은 변수가  발생할 수 밖에 없다는 점이 ‘수요일의 정원’의 흥미로운 지점이기도 하다. 따라서 학생들의 의견과 ‘수요일의 정원’이 가지는 변수가 적절히 맞물리는 지점을 찾아, 개선할 부분은 개선한 내년의 ‘수요일의 정원’을 기대해본다.



민효원 기자
mhw81187@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