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2019년 5월 7일

노트르담 드 파리 대성당 재건은 어떻게?

지난해 발생한 브라질 국립 박물관 화재와 확연히 달라


서구 중심의 미술사 인식은 서구 중심의 문화재 보존과 이어져



현지 시간으로 지난 4월 15일 오후 6시 50분쯤 (우리 시간 4월 16일 새벽 1시 50분쯤) 프랑스 파리 센강에 위치한 노트르담 드 파리 대성당 (Cathédrale Notre-Dame)에 화재가 발생하였다.

화재의 원인은 아직 정확히 밝혀진 바 없다. 파리 소방 당국은 첨탑 개·보수 과정에서 화재가 발생해 첨탑 주변으로 설치했던 비계(공사 시 높은 곳에서 일할 수 있도록 설치하는 가설물)와 지붕에 불이 옮겨붙으며 피해가 커진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성당의 뼈대 대부분이 목재로 이루어졌기 때문에 화재 피해는 더 컸다.

이로 인해 성당의 상징인 96m 높이 첨탑과 본관 지붕이 소실되었다. 불행 중 다행으로 종탑 내부의 조각상을 비롯한 주요 유산들은 보수 작업을 위해 다른 곳으로 옮겨져 있어서 화재의 피해를 면하였다. 화재는 발생 후 15시간이 지나고 나서야 완전히 진화됐다.


15일 오후(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의 최대 관광명소 중 한 곳으로 꼽히는 노트르담 대성당에서 큰 화재가 발생해 화염이 솟구치고 있다. 이날 화재로 성당의 첨답은 붕괴됐고, 성당지붕도 전소됐다. © AFP=뉴스1


노트르담 대성당의 역사적 가치는?


노트르담 대성당은 프랑스 고딕 건축의 걸작으로 꼽힌다. 프랑스 어로 노트르담은 ‘우리의 귀부인(Notre-Dame)’을 뜻한다. 이 성당은 최대 길이 130m, 최대 폭 48m, 최대 높이 35m에 이르는 건축물이다. 정면에는 성모 마리아의 문, 최후의 심판의 문, 성 안나의 문이 있으며 높이가 69m에 달하는 탑 2개가 솟아있다. 남쪽 탑에는 13t의 종이 있는 것이 특징이다. 내부는 스테인드글라스로 장식되어 있는데, 이를 ‘장미창’이라 부른다. 노트르담 중심부에는 96m 높이의 첨탑이 있는데, 이는 12세기 지어진 성당과 달리 19세기에 증축된 것이다.



노트르담 대성당의 주요 유물은 장미창, 쌍둥이탑, 가시면류관, 에마뉘엘 종, 성 루이의 튜닉으로 총 5개가 있다. 다행스럽게도 가시면류관과 성 루이의 튜닉은 이번 화재 피해를 면하였다. 하지만 장미창은 화염이나 다른 충격에 의해 균열이 생겼을 가능성이 크다.



노트르담 대성당의 재건은 어떻게?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5년 내 노트르담 대성당을 이전보다 훨씬 더 아름답게 지을 것”이라고 발표했다. 재건에는 드론, 3D 지도, 로봇 등 최첨단 기술이 투입될 것으로 보인다.하지만 영국 켄트대의 중세유럽사 전공인 에밀리 게리 부교수를 비롯한 전문가들은 최소 10년이 걸릴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한편, 화재 발생 하루 만에 프랑스 대기업들과 주요 가문이 재건을 위해 거액을 쾌척하면서 약 7억 유로,한화 약 9천억 원이 모였다. 구찌 등 고급 패션 브랜드를 거느리고 있는 케링 그룹이 1억 유로를 내놓자, 경쟁사인 루이뷔통 모에헤네시는 2억 유로를 지원하였다. 또한 정유사 토탈과 화장품 기업인 로레알, 로레알을 소유하고 있는 베탕큐르 가문은 각각 1억씩 총 3억 유로를 쾌척하였다. 유명 선수와 스타들, 일반 시민들이 낸 기부금도 수십억 원에 달한다.



사흘만에 노트르담 대성당 화재로 모인 기부금은 10억유로(약 1조 3,000억원)에 달하였다. 인류의 소중한 문화재를 지키기 위한 취지의 일이다 .


하지만 이러한 현상이 문화재의 ‘유럽 중심주의’를 보여주어 일각은 씁쓸함을 표하기도 한다. 웨스턴시드니대 인류학과 교수 조지 모건은 “과연 우리는 서구 밖에서 벌어진 문화적 참사에 대해서도 이처럼 크게 슬퍼해 왔는가”라는 의문을 던진다. 대표적으로 작년 9월에 발생한 브라질 국립박물관 화재 사건을 노트르담 대성당 화재 사건과 비교해볼 수 있겠다.



지난해 9월 4일,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국립박물관에 화재가 발생하여 2,000만점이 넘는 소장품 중 90% 이상이 불에 타 없어졌다. 브라질국립박물관은 1818년 포르투갈 국왕 주앙 6세가 왕립박물관으로 설립해 문화재로서 역사적 가치가 큰 건물이다. 화재 원인은 아직까지 알려지지 않았지만, 사후 처리에도 문제가 있었다. 예산부족으로 인해 방재시스템은커녕 단 한대의 스프링쿨러도 설치되지 않은 것이다.


또한, 화재 직후 20개 소방서에서 약 80명의 소방관이 출발했으나, 주변 소화전 2개가 모두 작동하지 않은 것이 진화 작업에 더욱 착오를 불러일으켰다. 이는 브라질 정부의 박물관 예산삭감에 따라 발생한 비극으로 알려졌다. 특히 2014년 브라질 월드컵을 앞두고 박물관의 예산삭감이 더욱 크게 진행되어 화재가 발생하였음에도 빠른 대처를 하지 못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브라질 국립박물관의 주요 유물은?


브라질 국립박물관의 주요 유물로 대표적인 것은 1만 2000년 전 인간 두개골 ‘루지아’이다. 루지아는 지난 1975년 발굴되었는데, 아메리카 대륙에서 가장 오래된 인간 두개골 화석으로 명성이 높다. 또한, 수많은 공룡 화석들도 브라질 국립박물관의 자랑이었다. 하지만 이 두 유물은 모두 불에 타 소실되고 말았다.



이처럼 브라질 국립박물관은 노트르담 대성당과 견줄 수준의 손실이 발생하였다. 하지만 국제사회는 브라질 국립박물관에 그다지 관심을 표하지 않았다. 브라질의 일간지 에스타두 상파울루에 따르면 브라질 국립박물관 재건을 위해 구성된 단체인 ‘박물관의 친구들’에 전달된 기부액 110만 7천 헤알, 한화 약 3억 2천만원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브라질의 기업과 개인 기부액은 각각 1만5천 헤알과 14만2천 헤알로 총 15만 7천 헤알로 집계되었다. 박물관 보수 공사에 최소한 1억 헤알이 들 것으로 추정되는 사실을 고려하면 기부 규모가 작은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런 가운데 브라질의 한 여성이 노트르담 대성당 재건을 위해 8천 800만 헤알, 약 255억 원을 기부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지난 2008년 2월 10일 숭례문이 불에 타 붕괴되었다. 하지만 숭례문 복원 후 단청의 떨어짐 현상과 나무의 벌어짐 현상 등이 발견되면서 부실 공사 논란이 벌어지기도 하였다. 노트르담 대성당 붕괴는 몹시 비극적인 일에 틀림없다. 하지만 문화재 보호와 보존 역시도 서구에만 이목을 집중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민효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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