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2019년 5월 7일

K 클래식, 이대로 괜찮은가

공연예술 실태 조사를 중심으로



우리나라 공연예술의 실태는 어떠할까?[ 1]문화예술인 실태조사에 의하면 우리나라 예술가의 수는 1990년 4만 4,728명에서 2010년에는 44만 5,670명으로 늘어났다. 같은 기간 동안 우리나라의 인구가 약 12% 증가한 것과 비교하면 예술가의 수는 무려 1,000%나 증가한 것이다. 뿐만 아니라 2009년 문화예술사업체의 수는 전국적으로 총 10만 1,824개소였다. 2013년 기준 총 2,108개의 예술공연단체와 총 944개의 공연시설이 등록되어 있다. 특히 공연예술의 경우 1990년대 들어 가속화된 인프라의 확대는 유례가 없는 것이었다고 평가된다.


그러나 시장에 공급되는 예술은 충분히 소비되지 못하는 실정이다.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체부)의 공연예술 실태 조사에 따르면, 2000년 공연장의 객석 점유율은 고작 50.8%였고 그중 실제로 티켓을 구매한 유료관객의 비율은 평균 44.6%에 불과하였다. 2007년 조사에서도 상황은 거의 비슷하다. 유료관객의 비율이 공연시설의 경우 평균 37.5%, 공연단체의 경우 평균 58.2% 수준이었다.


그리고 문체부의 문화 예술인 실태조사에 의하면 대개 예술가 3~4명 중 1명은 예술 활동으로 벌어들이는 수입이 전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것은 우리나라 예술인력시장에 심각한 공급초과 현상이 있음을 단적으로 시사한다. 최근 공연예술계의 극심한 경기불황도 결국은 ‘그동안의 과다경쟁, 공급과잉으로 공연예술 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른 결과 구조조정을 겪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예술행사 관람률을 장르별로 들여다보면 심각한 편차가 발견된다. 순수예술 분야는 전반적으로 매우 저조하지만, 대중문화는 상당히 높은 편이다. 문학 행사, 서양음악, 전통예술의 관람률은 약 5% 내외 정도이며 무용은 고작 1~2% 수준에 불과하다. 이것은 우리나라 국민 100명 중 1년 동안 클래식 음악 공연에 1회 이상 참석한 사람은 다섯 명, 무용 공연을 1회 이상 관람한 사람은 겨우 한두 명밖에 안 된다는 뜻이다.


그러면 공연예술계의 내부 상황은 과연 괜찮을까? 한 예로 이번 달 개막하는 서울 국제음악제의 내부 사정을 통해 공연 예술계의 실태를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된다. 서울 국제음악제는 문화예술위원회 지역예술축제 지원심사총평에 ‘국제음악제’라는 명칭을 갖고 있으나 작곡가 본인이 운영하는 개인 기획사가 본인의 창작음악을 주요 공연에서 연주하는 기형적인 포맷을 갖고 있는 페스티벌은 기금으로 후원하는 것에 회의적인 시각이 많아 삭감된 금액으로 추후의 페스티벌 진행 사항을 지켜 보기로 했다” 라는 평을 받았다.


문화 융성을 외치면서 창작음악의 발판을 제한하는 태도는 언제나 독창적이고 수준높은 예술의 계발과 번영에 힘쓴다고는 하지만 결국 수익구조에 지배당하고 만다. 예술을 위한 후원 체계를 마련하는 것이 아니라 돈을 위한 예술을 찾는 것은 아닌가 다시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한편 예술 전문가 시각에 입각한 가치재 관점에서는 우리나라 국민들의 저조한 예술 소비율이 문제라고 평가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나라의 문화(협의의 문화, 즉 예술)는 지금보다 더욱 융성시켜야 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소비자 주권 관점에서 본다면 정반대로 해석하게 된다. 우리나라의 문화는 이미 충분히 융성한다는 것이다. 우리나라 예술시장에서 수요가 공급보다 적다는 것은 곧 사회적으로 꼭 필요한 수준 이상으로 넘치도록 예술이 생산되고 있음을 의미하기때문이다.


즉, 예술 창작활동이 대단히 풍성하게 이루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전문 예술가가 아닌 일반 시민의 시각에서 소비자 주권 관점에 근거해서 평가한다면 우리나라의 예술은, 적어도 양적 차원에서는, 이미 상당히 융성한 상황이다.


공연 예술을 무대에 올리면서 결국 우리가 얻고자 하는 것은 무엇인지, 본질을 잃어버린 채 수익성만 고려하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는 바이다. 또한 기득권층에 의해 제한된 예술활동이 과연 문화융성과 예술 발전에 기여를 할 수 있을지 다시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



김민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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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문화융성’ 정책에 대한 비판적 검토』 국가정책연구 제30권 제3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