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2019년 4월 15일

방송영상과 Z 교수 성추행, 진상 조사 진행 중

3개월 이상 징계, 가능할지도 미지수



지난 3월, 우리학교 석관동캠퍼스 학교본관과 영상원 건물에 붙은 약 8개의 대자보를 통해 방송영상과 Z 교수의 성추행 사실이 드러났다. 대자보에 따르면 Z 교수의 가해는 전문사와 예술사 학생 모두에게 이루어졌으며, 2016년부터 작년 10월까지 지속됐다.


성추행 사실이 드러난 이후, 당월 말 영상원장과 방송영상과 전임 교수진의 사과문이 벽에 붙었다. 영상원장은 “피해 학생에 대한 2차 가해를 철저하게 차단하고 익명성 및 안전을 보장하고, 영상원 모든 학생이 추후 이런 상황에서 불이익을 감수해야 하거나 두려워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으며, 전임 교수진 역시 “단기적 처방이 아닌 근본적인 방지책을 마련하겠다”고 사과하였다.



영상원의 신속한 연대와 사과, 바른 대처로 이어질 것인가


대자보에 따르면, Z 교수의 가해는 2016년부터 지속됐다. 대자보에는 △방송영상과 예술사 학생회의 연대 선언문 △방송영상과 전문사의 연대입장 표명 및 요구사항 △영상원 117명 학생의 연대 서명 등 학생들의 피해자들을 향한 연대와 지지 또한 게시되어 있다.


전문사와 예술사 학생회가 연대를 표한 글의 공통적인 요구사항은 크게 세 가지로 △피해자들의 2차 가해 방지와 익명성 보장 △Z 교수의 수업 배제 △위계 문제 발생 예방에 대한 근본적인 해결책 마련이다. 특히 전문사는 일시적인 수업 면제가 아닌 영구적인 수업 배제를 요구하였으며, 이가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다큐멘터리 촬영, 수업의 보이콧을 선언하였다.


이에 대해 “과거에도 촬영 수업이나 뒷풀이 자리에서 비슷한 사건이 꾸준히 있었다. 그러나 적절한 대책이 마련되지 않았고 사안이 현재까지 지속된 점으로 미루어보아 학생들의 인권과 학습권 보호를 위해 수업 보이콧 결정을 내리게 되었다”고 덧붙였다.


영상원장은 이와 같은 학생들의 고발과 요구사항에 대해 “학교본부와 인권센터와의 협의 아래, △영상원 성평등T/F회의 △영상원 전체교수회의 △학과장회의 △행정실과 행정조교실을 포함한 실무자회의 등을 통하여 학생들의 의견을 구체적으로 실행할 수 있는 방안도 마련했다.”고 대자보를 통해 전했다.


글에 따르면, “학교본부의 대기명령으로 Z 교수의 수업은 정지되었으며, 학교본부와 인권센터가 구성하는 조사위원회와 징계위원회가 후속의 일을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교직원와 학생 모두에게 실질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특강을 각 과별로 준비해 실시할 예정할 것이며, 지난 2019-1학기 ‘제3차 학과장회의’를 통해 임시기구였던 ‘영상원 성평등T/F회의’를 ‘영상원 성평등위원회’라는 명칭으로 영상원 내부규정에 포함시키는 것을 의결하였다.


이 위원회는 아직 6개 원 중 영상원뿐이라, 어떻게 예산을 확보할 것인지는 본부와 협의 중이지만, 최소한의 진행비를 마련하여 우선으로 진행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또한 각 과의 성 평등 T/F가 활발히 운영될 수 있도록 지원방안을 모색하겠다”고 약속하였다.


방송영상과 전임 교수진 역시 영상원장의 글과 유사한 사과문을 게시하였다. 사과문에 따르면, 방영과 교수진은 “영상원과 본부가 진상 조사에 들어갔다. 전임 교수들은 이러한 모든 공식적 조치의 과정에서 피해자 학생들이 불안해하지 않도록 그 구체적인 내용과 절차를 최대한 긴밀히 공유토록 하겠다”고 언급하며, “이 과정에서 그 어떤 추가적인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특히 주의할 것이며, 향후 유사한 사태가 재발하지 않기 위한 노력도 학과 교수 차원에서 해나갈 것”이라고 피해자를 향한 2차 가해 방지를 다짐하였다. 또한 그들은 추가로 4가지 대책을 덧붙였다.


첫 번째로는 “과 내에 존재해왔던 각종 위계 폭력들에 대해 학생들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겠다. 이런 의견 수렴 방법은, 교수진의 일방적인 결정이 아니라 학생들과의 충분한 상의를 거치는 방식이 될 것”, “수렴된 의견을 바탕으로 단기적 처방이 아닌 근본적인 방지책을 마련하겠다.


구체적으로, 학과장을 중심으로 전임 교원은 물론이고 강사 등 다른 교원들도 참여하는 테스크포스팀을 구성하여 내용을 파악하고 대책을 마련하여, 그 결과를 학과 구성원들과 최대한 빨리 공유토록 하겠다.”는 것이었다.


두 번째로는 “본부에도 학교 차원의 제도 마련을 강력하고 지속해서 요구하겠다”는 것이었으며, 그에 이어서 “제도적인 개선 노력 외에, 위계 폭력에 대한 교 강사진 개개인의 인식 개선을 위해서도 노력하겠다. 조속한 시일 내에 교 강사 협의회를 개최하여, 현 상황의 엄중함에 대해 교원 전체가 공유하고, 위계 폭력의 심각성을 인식시키며 강의 내 외적으로 학생들에게 그 어떤 위계 폭력성 언행을 하지 않도록 하겠다.


이를 바탕으로, 적절한 시기에 학생들과 교원 전체가 함께 이 문제에 대해 논의할 수 있는 간담회 자리를 마련하겠습니다”고 덧붙였다.


네 번째 대책으로는 “현재 과 내에 존재하는 성평등 위원회의 보완 및 강화를 포함하여 위계 폭력 관련, 더욱 실질적인 대응을 할 수 있는 기구를 마련하겠다. 기구에 참여하는 학생들에게 개인적 희생을 강요하지 않을 방법도 찾아보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한예종 ‘스탠다드’를 향한 노력, 물거품이 되지 않으려면


영상원장은 “작년 미투(MeToo) 이후 더는 같은 일이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여러 노력을 기울였다. 각 과 교수와 학생대표로 구성된 ‘영상원 성 평등 T/F 회의‘를 구성하여 8차에 걸친 회의를 통해 학생들의 의견을 수렴하였으며, 그 결과로 ‘성 평등 매뉴얼’을 만들어 배포하고 교수와 학생들을 위한 특강을 실시하였다. 교과과정에 성 평등 및 인권에 관한 수업도 만들어 다음 학기부터 진행할 준비도 마쳤다.

그러나 개학하자마자 같은 사건이 또 반복되어 일어남에 참담한 마음 금할 길 없다” 고 사태를 통감하였다.


우리 학교의 대다수 구성원이 이와 대등한 안타까움을 느낄 것이라고 예상된다. 교내의 성 평등을 실천하기 위해 영상원뿐만 아니라 우리 학교 전반에 걸친 꾸준한 노력이 있었다.


지난 12월, 성희롱·성폭력 사건뿐 아니라 각종 인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전문적인 전담기구로 ‘한국예술종합학교 인권센터’가 개소하였다. 이는 2018년 미투 운동에서 요청된 것으로 성 평등 상담소만으로는 성폭력 위계폭력 근절을 위한 대책 마련에 어려움이 있다는 판단이었다.

뿐만 아니라, 교내 여성 활동연구소가 꾸준히 활동하고 있으며 올해부터 연극원에 도입된 공통필수 교과목 <예술가 의 성 연습> 역시 이러한 노력 중에 일부이다.


이번 사태의 피해자들은 현재 인권센터 내의 성 평등 상담소에 Z 교수를 신고하였다. 성 평등 상담소에 문의한 결과, “진행 중인 사건이라 사건에 대한 정보를 공개하기 조심스럽다”, “학생들의 비밀보장을 서약하였고, 기사를 통한 명예훼손 고발 등 2차 가해의 우려가 있어 어떠한 인터뷰에도 대응할 수 없다”고 취재를 거부하였다. 이처럼 피해자에 대한 보호가 각별하게 이루어지는 것은 훌륭한 조치지만, 동시에 한계점도 드러났다.


대자보를 작성한 한 졸업생의 글에 의하면, “최근 이 사건을 학교 인권센터에 신고하려 했지만, 졸업생 신분으로는 ‘피해자’로 신고할 수 없는 규정이 있었다.”, “뿐만 아니라 학교 인권센터에 신고하게 되면 조사과정 중 불가피하게 피신고인에게 신고인의 신상이 노출되게 된다.


물론 외부인 신고 시스템도 모두 실명으로 진행되지만, 학교 신고 시스템만큼은 2차 가해 방지를 위해, 학생들의 익명 신고를 받을 수 있는 규정이 마련되어야 하지 않을까 한다”고 우려를 표했다. 이는 학교 측에서 약속한 피해자 보호 및 2차 가해 방지에 어긋나는 것으로 보인다.


그는 “학교라는 작은 울타리 안에서 가해자에게 피해자의 신분이 노출될 위험성이 있는 시스템은 2차 가해를 염려하는 피해자들에게 부담이 되는 규정일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으며, “재학생, 졸업생 구분 없이 모든 피해자가 쉽고 안전하게 신고할 수 있도록 규정의 재정비가 필요하다고 느낀다”며 인권센터의 개선을 촉구하였다.


합당한 징계를 위해선 끝까지 연대해야


해임이나 파면이 아닌 이상 가해 교수와 피해 학생 분리에 대해서는 학교라는 교육기관 특성상 완전한 분리조치는 불가능하다. 국가공무원법상 3개월 이상의 중징계가 없고 그 이상은 해임이다. 우리 학교는 학생을 성추행한 의혹으로 교수를 파면한 사례가 아직 없으며, 작년 6월 ‘성폭력’을 이유로 연극원의 3명의 교수에게 각각 정직 1개월 , 3개월의 처분을 내렸다. 그중에서도 황지우 전 교수는 지난 2월 교원소청심사위원회로부터 징계 취소 결정을 받았다. [1]


소청 심사 결정서에 따르면, 우리 학교가 강의 중 여성 비하 발언과 신체와 관련된 음담 등을 사유로 황 전 교수에 대해 징계 처분을 내린 사건에 대해 “징계 시효가 지났고, 시기 특정 등이 됐다고도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황 전 교수는 작년 8월 정년퇴임을 한 상태라 복직 등의 행정 절차는 이루어지지 않았으나, 학생들은 난데없는 징계 취소에 분노하였다. 우리 학교 학생들은 Z 교수의 해임을 요구하고 있다. 학교가 조사 끝에 정당한 징계와 바른 대처로 진행하리라 생각되나, 학생들이 기대하는 수위의 처벌이 내려질지 아직 미지수이다. 학내 구성원들의 지속적인 관심과 연대가 절실하다.



김여진 기자
eura0811@gmail.com



[1]「황지우, 소청심사서 징계취소,,,“성희롱 단정 어렵다”」, 이유진, 경향신문, 2019.02.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