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2019년 3월 27일

패배의 버닝썬 그리고 남성 카르텔

여성 대상화 성범죄, 비단 버닝썬만의 문제 아냐…


버닝썬 게이트 “여성 착취 성산업 카르텔과 공권력의 부정부패가 결합한 적폐”



지난 2018년 11월 24일, 한 남성(이하 김 씨)이 강남에 위치한 클럽 ‘버닝썬’ 에서 일방적으로 폭행 당했다. 12월, 김 씨는 인터넷 커뮤니티에 ‘약물에 취해 강간당할 위기에 처해있는 여성을 도우려다 클럽 이사에게 폭행을 당했으며,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오히려 피해자인 자신을 체포하고 폭행했다’고 주장하는 글을 게시했다. 그리고 마침내 2019년 1월 28일, ‘MBC 뉴스데스크’ 보도를 시작으로 ‘버닝썬 게이트’가 본격적으로 세상에 알려지기 시작했다.


이후 버닝썬 게이트의 규모는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김 씨를 향한 경찰의 폭행부터 약물을 이용한 성폭력, 마약 판매, 경찰 유착, 성접대, 유력정치인들의 마약 흡입 의혹, 가수 승리의 마약 투약 의혹 및 탈세 의혹까지 제기되었으며 가수 정준영 등 남성 연예인들의 불법 촬영물 공유 사실까지 알려지기에 이르렀다.


3월 21일을 기준으로, 윤 총경 등 경찰 4명이 입건된 상태이며 버닝썬의 이문호 대표에 대한 구속 영장이 기각되었다. 국세청은 YG 엔터테인먼트에 대한 세무 조사에 착수하였으며, 버닝썬게이트와는 별개로 정준영이 구속되었다.


버닝썬 게이트의 중점은?


초기 버닝썬 게이트는 경찰과 김 씨 사이에 일어난 일에 시선이 집중되었다. 이후 버닝썬의 경영자가 가수 ‘승리’로 밝혀지자, 여론의 시선은 승리라는 ‘개인’에게 옮겨갔다. 하지만 우리가 진정 주목해야 할 것은 가해자 ‘개인’이 아닌, 여성을 상대로 한 성범죄와 그를 가능케 했던 남성 카르텔이다.


버닝썬 안에서는 성상납, 약물 강간, 불법 촬영 등 여성을 대상으로 한 온갖 성범죄가 이루어지고 있었다. 그리고 이들의 범죄는 유착되어 있는 경찰로 인해 오랫동안 세상에 알려지지 않고 지속 될 수 있었다. 이를 증명하듯, 버닝썬은 지난해 경찰에 접수된 폭행, 마약, 성추행, 납치감금과 같은 형사사건 신고가 122건에 이르렀지만 실제 현행범으로 체포된 건 고작 8건에 불과했다. 행하는 자와 지켜주는 자. 침묵과 공유. 가해자들의 끈끈한 연대로 이루어진 카르텔 속에서 여성은 그저 남성들의 유희를 위한 “공공재”로 존재했다.


이는 단순히 버닝썬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클럽 문화’라고 치부해온 여성 성추행 및 성폭행, 성폭행을 행하기 위한 약물 판매, 전리품처럼 여겨지는 불법 촬영물은 아직도 우리 사회에 만연한 여성 대상화 성범죄이다. 이를 방관하거나 가담한 남성들 또한 카르텔을 공고히 하는데 일조한 가해자들이므로, 버닝썬을 방패로 꼬리를 자르는 것은 불가하다.



성별 문제가 아니다?


‘성매매문제해결을위한전국연대’는 12일 성명을 내고 클럽 ‘버닝썬’에서 발생한 약물강간 등 성폭력과 외국인 투자자 성매매 알선 정황, 경찰과의 유착 의혹 등에 대해 “강남의 유명 클럽이라는 장소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며, 연예인 개인 문제가 아니라 우리 사회가 묵과해 온, 부정부패한 권력조차 쥐락펴락하는 성산업 카르텔의 문제”라 비판했다. 여성을 “남성들의 ‘비즈니스’를 위한 수단”으로 전락시키고 여성의 몸을 재화로 거래하는 등 “여성착취로 불법이득을 취해 온 성산업 카르텔과 공권력의 부정부패가 결합한 적폐”라는 것이다.


즐기도록 여성을 세팅해 주는 남성, 즐기는 남성, 이를 촬영하는 남성, 그리고 이 모두의 뒤를 든든히 지켜주고 있는 남성. 세팅 당하는 여성, 물건으로 취급되는 여성, 촬영 당하는 여성, 그리고 견고한 남성 카르텔에 갇혀 지켜줄 이들조차 없는 여성. 절대다수의 피해자인 여성 그리고 절대다수의 가해자인 남성. 우리는 무엇을 생각하고, 무엇을 외쳐야 할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PEACE & LOVE’?




임소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