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2019년 3월 5일

통합형 인서울 캠퍼스, 그림의 떡인가?

학생 선호 1위 후보지 송파, 그린벨트 해제 불투명


설문 결과, “서울이 아니면 죽음을 달라”



우리학교 이전의 최종 결정권은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체부)에 있다. 지난 2월 기사에 따르면, 문체부 관계자는 학교 이전에 대해 “중장기적으로 검토를 하자는 게 내부 방침이고, 올해는 추진 계획이 없다”주1고 밝혔다.

학교와 캠퍼스 유치를 희망해온 지자체들은 문체부만 바라보고 있을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학생들 간 커뮤니티 “에브리타임”의 게시판에는 진전없는 학교 이전에 대해 추측만 난무할 뿐이다. 과연 장고 끝에 호수(好手)를 둘 수 있을까?




2년 반 만에 다시 이루어진 학생 설문… 결과 크게 다르지 않아


우리 신문은 지난 2월 22일부터 28일까지 7일간 ‘학교 이전, 학생의 의견을 묻습니다’라는 제목으로 캠퍼스 이전에 대한 설문 조사를 실시했다. 위 조사는 2016년 6월 발행된 우리 신문 267호 기사(2면 “캠퍼스 이전, 얼마나 알고 있나요?”) 이후 32개월 만에 이루어진 설문으로 구글을 통한 온라인 설문으로 진행되었다.

설문 항목은 △1차 선정 후보지 중 희망 1, 2순위 및 이유 △캠퍼스 이전에 있어 가장 중요하게 고려되어야 할 요소 △통합형 캠퍼스와 네트워크형 캠퍼스의 선호도 등이었다. 이번 설문의 응답자 수는 총 421명으로 △음악원 53명 △연극원 38명 △미술원 130명 △영상원 138명 △전통예술원 43명 △무용원 19명이 응답했다.

2016년 12월에 제작된 ‘한국예술종합학교 2025 캠퍼스 기본 구상 용역’으로 △서초구 △노원구 △과천시 △송파구 △고양시 △인천 서구로 후보지 6곳이 발표된 지 3년이 흘렀음에도, 학교의 이전 후보지에 대해 “상세히 알고 있다”고 답한 학생은 61명(14.5%)에 불과했다. 대부분 학생이 이전 후보지에 대해 “부분적으로 알고 있다(74.6%)”고 응답했으며 “모른다”고 답한 학생도 46명으로 10.9%를 차지했다. 이는 지난 조사에서 대다수 학생이 캠퍼스의 이전 상황과 연구용역 발주 사실을 모르고 있던 상황과 비슷하다.

학생들이 서울을 선호하는 현상 역시 유사했다. 지난 설문에서 “서울 외 지역으로 나가는 것을 적극 반대한다”고 응답한 학생이 63.1%로, 이번 설문도 서울 안에 있는 △송파구 △서초구 △노원구가 상위권을 기록하여 수도권보다 서울을 선호하는 양상을 보였다.




학생 선호 1위 송파구, 80% 이상 찬성


후보지 선호도 1, 2순위 조사는 “송파구(통합형)”의 지지도가 압도적으로 높았다. 송파구를 1순위, 2순위로 꼽은 학생은 285명(67.7%), 53명(12.6%)으로 설문에 참여한 421명 중 338명이 송파구로 이전하기를 희망했다. 이는 80%가 넘는 수치로 학생 대부분이 송파구를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특히 송파구 한 지역만을 희망하는 학생이 67명으로 다른 지역에 비해 열성적인 지지를 보였다.

송파구 다음으로 선호하는 후보지는 “서초구(네트워크형)”로, 95명(22.6%)의 학생이 1순위로, 181명(43%)의 학생이 2순위로 이전하기를 희망했다. 송파구와 서초구를 희망하는 이유(복수 응답 가능)로는 “다른 지역으로 이전했을 경우의 학교 가치하락 우려(67.4%)”, “지역의 문화/지리적인 이점(66.9%)”, “지역의 접근성 및 인지도(63.1%)”를 꼽는 이가 대다수였다.

이는 캠퍼스 이전에 있어 가장 중요하게 고려되어야 할 2가지 요소를 묻는 질문(복수 응답 가능)에 대한 답변으로 이어졌다. 학생 중 294명(69.8%)이 “접근성 및 지자체의 인지도”를 중요하게 생각했으며, 이는 다른 응답인 “학교와 교류 가능한 인근 문화시설(44.4%)”, “주변 인프라(상권, 주택, 치안)(37.3%)”, “학교 건물의 여건(36.1%)”의 두 배 가까운 지지를 얻었다.



통합형과 네트워크형, 중요한가?


우리학교의 오랜 과제로 여겨지는 통합형 캠퍼스에 대한 학생들의 반응은 예상외로 떨떠름했다. 통합형 캠퍼스 선호도는 52.3%로, 네트워크형 캠퍼스의 선호도가 9.5%인 것에 비해 높은 비율을 기록했으나, 38.2%의 학생이 통합형과 네트워크형 모두 찬성한다는 의사를 표했다.

특히 이어지는 “통합형/네트워크형 캠퍼스의 이점과 지역의 이점을 고려할 때에, 무엇을 우선시해야 한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254명의 학생이 “지리적 이점이 우선시 되어야 한다(96.2%)”고 응답했다. 이는 “캠퍼스의 형태가 더 중요하다(3.8%)”고 응답한 학생이 10명인 데에 비해 상당수의 학생이 지역을 더 우선시한다는 결과로, 특히 서울 안으로 이전할 것을 강조했다.



학생들은 이 밖의 자유 의견으로 “국립예술학교를 이전하는 데 균형발전 논리는 정말 맞지 않다 생각한다. 정치적 계산에 학생들을 멈춰 달라. 한국 문화 예술의 위상이 높아지기 위해서는 국가가 더 예술교육에 안일한 태도를 보여서는 안 된다”며 지방의 균형적 성장을 위해 학교가 서울 밖으로 이전하게 되는 사태를 우려했다.

특히 많은 수의 학생이 안산으로 이전한 서울예대, 죽전으로 이전한 단국대 등 서울 밖으로 이전한 학교를 예로 들며 “수도권으로 이전할 경우 학교의 입지가 하락할 것”이라고 예상하였다. 그 밖의 견해로는 학교와의 소통을 원한다는 의사로 “학교 이전에 관한 상황을 학교 자체적으로 공유하길 희망한다”며 “일방적인 통보가 결정되어서는 안 되며 학생들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길 원한다”고 밝혔다.

이는 타 학교의 이전에서도 목격할 수 있는 모습으로, 캠퍼스 이전은 많은 대학에서 학교 본부와 학생들이 충돌하며 이루어졌다. 특히 캠퍼스의 행방을 논할 때 공통으로 보이는 학교 측의 밀실 행정과 일방적 통보는 우리학교의 현재 상황과 비슷하다. 그러나 이전에 구체적인 의견을 피력하지 않는 우리학교 재학생들과 달리, 다른 학교에는 학교의 독단적인 행동에 맞선 학생들의 시위와 투쟁이 있었다.



서울시, 그린벨트 해제 반대


학생들이 가장 선호하는 송파구 부지는 방이동 445-11번지 일대로, 방이동 생태학습관 아래의 약 12만 평이며 현재 개발제한구역(이하 그린벨트)으로 관리되고 있다. 서울 시내 그린벨트는 서울 전체 면적의 약 4분의 1로 약 149㎢이다. 이 중 30만㎡ 이하 그린벨트 해제 권한을 가진 사람은 박원순 서울시장이며, 시도지사에게 위임한 직권해제를 제외한 국가가 소유하고 있는 그린벨트 해제 총량(해제할 수 있는 전체 물량)은 서울, 경기, 인천 등 수도권을 합쳐 42.6㎢로 알려진다.주2

작년 9월, 정부가 2019년까지 ‘3기 신도시’ 등을 통해 수도권에 30만 가구를 공급하겠다고 밝힌 이후 그린벨트 해제를 둘러싼 다양한 입장이 나타나고 있다. 서울시는 “그린벨트는 미래 세대를 위한 ‘최후의 보루’이기 때문에 그린벨트 해제 요구에 동의할 수 없다”주3며 그린벨트를 사수한 채로 2022년까지 도심 내 6만 호 이상의 주택을 공급하겠다는 입장에 힘을 실었다.

이에 대해 정부는 서울시의 계획을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김현미 국토교통부(이하 국토부) 장관은 “지자체가 (신규 공공택지 개발계획을) 수용하지 않으면 국토부 보유 개발제한구역 해제 물량을 독자적으로 활용하겠다”주4고 밝혔다. 그러나 국가가 소유하고 있는 그린벨트는 비공개인 상태이다. 국토부의 이런 입장에 대해 국토교통 분야 관행혁신위원회는 “환경적으로 가치가 높은 그린벨트는 철저하게 보전하고, 불가피하게 해제하는 경우 공공주택 등 공공성이 높은 사업만 해제 가능한 대상 사업으로 제한하겠다”는 권고안을 발표주5했다.

주택시장 안정을 위한 공공주택지구 추가 지정 후보지로 방이동 지역이 거론됨에 따라, 정부와 서울시의 주택 정책이 송파구 내 그린벨트 해제에 직접적인 영향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중에서도 방이동 생태습지는 비오톱(biotope·생물서식공간) 1등급으로 시 조례에 따르면 비오톱 1등급에 해당하는 지역은 일체의 개발행위가 금지된다. 따라서 그린벨트 해제 가능성이 매우 낮으며, 해제되더라도 우리학교의 이전은 뒷전일 가능성이 농후하다.

박성수 송파구청장은 작년 9월 ‘송파구청 열린 구청장실’에 우리학교 유치를 바라는 송파구민의 글에 “캠퍼스 유치팀 구성원을 보강하여 지속적으로 (유치를) 추진하고 있다”, “한예종 유치를 위한 행정적 준비 등 만전을 기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그러나 송파구로 이전하기 위해서는 그린벨트 해제가 우선이다. 현재는 화중지병에 불과하다.



김여진 기자

eura0811@gmail.com



주1:『한예종 이전 올스톱… 지자체들만 속타네』, 2019.02.07, 권영은, 한국일보

주2,4:『국토부 자체 활용가능 그린벨트 42.6㎢… 수도권으로 ‘퉁’ 후보지 알기 힘들어』, 2018.10.03., 최희정, 뉴시스

주3:『서울시 “그린벨트 해제 불가”에… 국토부, 직권 강행하나』, 2018.09.10., 김경욱 허승, 한겨레

주5:『국토부 향해…“그린벨트 너무 풀지말라”』, 2018.11.01., 손동우, 매일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