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2018년 12월 10일

미투 이후, 어떻게 한예종 스탠다드를 세울 것인가

여성활동연구소 정기 심포지엄 ‘한예종 스탠다드’ 열려

여성활동연구소 남수영 소장 “우리는 새로운 기준들, 더 높은 눈높이를 시도해야합니다”

 11월 29일 여성활동연구소 정기 심포지엄이 석관동캠퍼스 본부 케이시네에서 진행되었다. 미리 공지된 내용에 따르면 심포지엄은 문화예술계 내 올바른 성평등 스탠다드를 정립하고 △2019년 도입될 젠더 교육과정 △젊은 예술인들을 대상으로 하는 교육 △학내 여성활동연구소의 방향 등에 대해 깊이 논의하기 위해 기획되었다.

 심포지엄은 총 네 가지 프로그램으로 진행되었다. 첫 번째 발제 제목 ‘<예술가의 젠더연습>, 그 실천’에서는 그동안 여성활동연구소가 수행한 역할과 앞으로 이루어나갈 변화를 다루었다. 발제자인 여성활동연구소 남수영 소장(영상원 영상이론과)은 “<예술가의 젠더연습>을 포함해 올해 여성활동연구소 추진한 여러 가지 일들이 결실을 보았다”며 “이 시간을 통해 그동안 여성활동연구소가 수행한 역할과 앞으로 이루어나갈 변화를 소개하고자 한다”고 발제의 취지를 소개했다.  

 두 번째 발제 ‘미투 이후 한예종 스탠다드를 만들자’는 이번 학기 동안 <예술가의 젠더연습>을 진행한 권김현영 씨가 진행했다. 발제를 시작하면서 권 씨는 <예술가의 젠더연습>에서 경험한 일화를 소개했다. 다른 학교에 다니다가 올해 한예종에 입학한 수강생이 있었고, 그 수강생이 수업 도중 ‘과내 위계폭력, 윽박지름 같은 것들이 눈에 띄게 보이지 않게 되었는데 그 이유가 미투인지 한예종인지 모르겠다’고 했다는 것이다. 권 씨는 “이런 얘기가 중요한 시작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다른 경험을 해보는 사람이 생겨야 다른 변화를 꿈꿀 수 있는 것이다”며 국립예술대학인 한예종이 독자적이고 선도적인 기준을 확립할 필요가 있음을 역설했다.

 세 번째 발제는 학교 졸업생이면서 ‘성폭력 반대 연극인 행동’에서 활동 중인 전강희 씨가 담당했다. 전 씨는 예술가와 예술가 단체들 간의 자유로운 의사소통, 안전한 환경, 서로 존중하는 환경, 예술가가 예술가로서 잘 살 수 있는 환경을 위해 시카고에 있는 민간 조직이 작성한 지침서 ‘시카고 씨어터 스탠다드’에 대해 소개했다. ‘시카고 씨어터 스탠다드’는 2년에 걸쳐 외부의 지원 없이 자발적으로 작성되었다고 한다.

 질의응답 및 자유토론 시간에는 포럼에 참여한 재학생 중 한 명이 “영상원 성평등 위원회 일을 하면서 가장 많이 고민했던 부분은 성평등 상담실 신고 접수 이후 피해자와 가해자의 분리가 전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라며 “그 부분이 쉽게 이뤄질 수 없는 이유가 많다는 것은 학생들도 알고 있지만, 선생님께서 생각하고 있던 보완점 혹은 해결방법이 있는지 말씀해주시면 좋겠다”고 질문했다.

 질문에 대한 답변으로 남수영 소장은 “(각각의 성폭력 사건에 대해) 기계적으로 매뉴얼을 적용하는 방식이 여태까지 이뤄지지 못하면서 그동안 비공식적으로 해결하려는 노력이 있었다. 학생과 학생 간의 경우는 분반을 활용했으며, 분반이 없는 경우에는 중재를 거친다. 2015년만 해도 직원들 사이에는 ‘조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할 수 없지 않겠냐’하는 분위기가 있었지만, 최근에 와서는 무조건적으로 먼저 대응을 한다. 조사위원회와 같은  공식적인 액션을 진행할 때는 총장님이 지시해서 강제 휴강을 한 경우도 있고 대체 강사가 와서 보강을 하는 식으로 진행했다. 절차상으로 문제가 될 수 있기 때문에 교권 침해라고 주장하는 경우도 있다. (피해자와 가해자의 분리에 있어서) 여전히 해결되기 힘든 부분이 남아 있어 그 부분이 문제가 있지만, 많은 노력이 있었고 많이 바뀐 부분도 있다.”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심포지엄에선 2019년도부터 도입될 젠더 교육과정을 안내하는 시간이 있었다. 젠더 교육과정은 내년 학사일정과 관련한 중요한 이슈이다. 우리학교는 올해 하반기 연극원 신입생들을 대상으로 <예술가의 젠더연습>이란 공통필수 교과목을 편성해 운영한 바 있는데, 내년에는 연극원뿐만 아니라 6개원 전 신입생을 대상으로 젠더 교육과정을 할 예정이라고 한다. 그런데 일각에서는 젠더 교육과정이 학내 반대에 부딪혀 6개원 모두에서 시행되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가 있다.

 이러한 우려가 사실인지 알기 위해 교무과 최은아 주무관에게 문의했다. 이에 최 주무관은 젠더 교육과정은 이미 10월 교과과정위원회에서 통과된 안이며 2019년도에 실시하는 것이 확정이라고 답변했다. 또한 젠더 교육과정이 반대에 부딪히고 있는 것은 사실이 아니라고 답했다. 다만, 각 원의 젠더 교육과정 편성 학기가 크게 1학기와 2학기로 구분될 것이라고 밝혔다. 최 주무관에 따르면 연극원을 제외한 나머지 원 중 미술원, 음악원, 무용원은 1학기에 젠더 교육과정을 신설할 것이며, 전통원과 영상원은 2학기에 신설할 예정이다.

 성폭력에 강력히 대응하고 예방하면서 성평등을 실천하자는 모두의 바람이 학교를 여기까지 이끌었다. 한예종 스탠다드를 구축하고 실천하기 위한 관심과 노력은 앞으로도 필요하다.

하나경 기자

goodteller15@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