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2018년 12월 9일

“First Crisis” 가상의 세계로

관객 참여형 연극, VR 기술을 활용하다

VR(Virtual Reality) 기술을 체험해본 적이 있는가? 가상현실을 뜻하는 VR은  내비게이션, 자동차 테스트 드라이브 등으로 이미 우리의 생활 속에 스며들어있다. 이러한 가상현실은 사용자와 상호작용이 가능하고 사용자의 경험을 창출한다는 점에서 일방적으로 구현된 시뮬레이션과는 구분된다. 현실의 물리적 한계를 뛰어넘을 수 있는 가상현실, VR 기술이 등장하면서 예술계에도 이 기술을 활용한 새로운 융합 작업이 속속 진행되고 있다. 그 중에서도 연극은 공연예술 중 VR을 가장 활발히 활용하고 있는 분야 중 하나이다. 대표적인 예로 이머시브 연극(Immersive Theater)은 VR 기술을 활용하여 무대와 관객석 간의 경계를 없앰과 동시에 관객이 극에 자유롭게 참여할 수 있는 신장르이다. 우리나라에서는 다소 생소하지만, 해외에서는 이미 <Sleep no more>라는 작품을 통해 호평을 받고 있다.


우리학교 첫 이머시브 연극 <First Crisis>는 3개원(연극원, 영상원, 음악원) 전문사 학생 22명과 CJ VR LAB의 협동 프로젝트이다. (△연극원의 연기과 △영상원의 멀티미디어영상과, 영화과, 애니메이션과 △음악원의 음악테크놀러지과 등 총 22명의 학생이 참여 중이다) 본 프로젝트는 콘텐츠진흥원 콘텐츠원 구축 사업의 지원으로 시작되었으며, 8월부터 약 한 학기 동안 제작 진행 중이다. 현재까지 최종 완성은 되지 않은 상태이며, 공연일은 12월 말에서 1월 초로 계획 중이다.


<First Crisis>의 내용

연극은 참여 관객이 VR 기기를 씀으로써 시작된다. VR을 쓰면, 가상현실 속 캐릭터인 ‘엄마 새’와 참여 관객의 분신인 ‘아기 새’가 나타난다. (각 캐릭터들은 실제 연극 배우들이며, 바디수트를 통해 가상현실에서 캐릭터로 인식된다) 서로를 인식한 엄마 새와 아기 새는 즐겁게 춤을 춘다. 그러나  잠시 후, 위기가 찾아온다. 아기 새의 분신이 ‘진짜’ 아기 새를 ‘거울’ 속에 가두고 본인이 진짜 아기 새인양 엄마 새에게 다가가는 것이다. 아기 새의 분신과 놀던 엄마 새는 곧 그가 진짜 아기 새가 아니라는 것을 깨닫는다. 우여곡절 끝에 진짜 아기 새를 찾은 엄마 새는 아기 새와 함께 행복한 시간을 보낸다.

연출에 참여한 영상원 영화과 엄대용 씨는 작품의 주제를 “내 본연의 모습을 사랑하라”고 소개하였다. 아기 새가 어떤 모습을 하고 있든, 아기새를 사랑하는 엄마 새를 통해 관객들은 자신을 사랑하는 법을 배운다는 것이다. 또한 연극의 제목인 ‘First Crisis’, 즉 최초의 위기는 “자신의 분신 때문에 자아를 잃게 되는 상황을 의미하는데, 이를 통해 자아를 찾게 되는 과정을 체험하게 해준다”


작품 제작 참여 학생 인터뷰

Q. 작품 기획은 어떻게 시작 되었나요?

영화과 엄대용 : 교수님들을 통해 프로젝트가 시작되었어요. 교수님들이 작품 제작에 참여할 학생들을 직접 모으셨죠. 제작 참여 학생들이 교수님과 상담을 하고, 서로 의견을 공유하며 구체적인 시나리오를 정했어요. 여러 회의 끝에, 고전소설 <옹고집전>을 모티브로 하기로 결정했고, 무엇보다 전체연령 수준으로 기획하여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작품을 만들려 노력했어요.

Q. 캐릭터가 ‘새’인 것이 특이합니다. 새로 설정한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멀티미디어영상과 서자매 : 인물이 나오는 애니메이션은 이미 많잖아요. 인물보다 동물 캐릭터, 곰, 외계인 등 특이한 존재가 나오면 흥미로울 것 같았어요. 여러 의견들이 나왔는데, 인간의 형태와 비슷한 것들을 제외하다보니 ‘새’를 캐릭터로 설정하게 되었어요.

Q. 배경 음악은 어떻게 제작 되었나요?

영화과 엄대용 : 배경 음악은 기존의 녹음된 음원이 아니라, 음악원 음악테크놀러지과 학생들의 즉흥 연주로 진행돼요. 아무래도 참여형 연극이다 보니, 관객의 반응에 따라 극의 진행이 달라지거든요. 그에 맞추기 위해서는 녹음 음원보다 즉흥 연주가 가장 좋을 것 같다고 판단 되었어요.

Q. 연극 작품임에도 대사가 한 마디도 없는데요.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연기과 박예주 : 처음에는 대사가 있었어요. 지금은 이것 저것 다양한 것들을 시도하는 과정이라, 대사가 없는 상황을 만들어보고 있는 중이에요. 그런데 생각 이상으로 어렵더라고요. 대사가 없으니 관객들이 잘 못 알아듣는 경우가 생길 수도 있고… 아직은 보완하는 단계라, 최종 완성본에 대사가 있을지 없을지 저도 궁금해요.

Q. 이 작품의 포인트는 무엇인가요?

연기과 박예주 : 기존의 연극도 배우과 관객 간의 교감이 물론 중요해요. 기존 연극에서도 교감이 잘 되는 연극이 있을 수 있지만, 개인적으로는 항상 보이지 않는 벽이 있었던 것 같아요. <First Crisis>는 이 ‘벽’이 사라졌달까요? 관객 1명과 배우 1명이 직접 교감할 수 있다는 것이 제일 큰 포인트인 것 같아요.

영화과 엄대용 : 최초의 위기를 맡는 부분, ‘아기새의 분신을 만나는’ 장면 자체가 포인트인 것 같아요.

임소희 기자

chocholim76@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