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2018년 11월 30일

‘예술가의 젠더연습’ 돌아보기

2018 신설 연극원 공통필수교과목

어느덧 학기 말이다. 종강을 약 한 달 정도 앞둔 오늘, 우리는 바쁜 일상을 보내느라 지난 강의를 되돌아볼 여유가 없다. 그럼에도 우리가 반추해야 할 강의가 있다면 바로 <예술가의 젠더연습>이다. <예술가의 젠더연습>은 성평등을 주제로 올해 신설된 공통필수 과목이다.

 

오늘날 국내 대학 성교육

우리나라 교육 환경 특성 상 대학 진학이 보편화되어 청소년기가 이십대까지 유예되었다. 이에 중고등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성 교육 만큼 대학에서의 성 교육의 중요성도 무시할 수 없겠다. 각 대학은 ‘성폭력 방지 및 피해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하 성폭력방지법)에 따라 성폭력 예방 교육을 마련해 실시하고 여성가족부에 보고해야 할 의무가 있다. 그런데 2017년 “성폭력 예방 교육실적 점검” 결과에 따르면 정작 전임교원들의 성교육 참여율은 66.5%로 나타났다.이는 △다른 국가기관(87.1%) △지자체(82.9%) △공직 유관단체(92.3%)보다 20% 낮은 수치다. 대학생들의 참여율은 36%에 불과했다. 이마저도 오로지 성범죄에 대한 지식 전달 차원의 강의일 뿐 젠더의식 함양, 성평등, 자기결정권 등에 대한 내용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예술가의 젠더연습

이에 반해 <예술가의 젠더연습>은 연극원의 전 학과(극작과,서사창작과,연극학,연기과,예술경영과) 학생들이 참여한다. 이 수업에서 학생들은 젠더 개념에 대한 기본적 이해를 바탕으로 한국 사회에 만연한 일상의 성차별과 젠더에 기반한 폭력의 문제를 인식하고, 구체적인 사례를 중심으로 문제가 무엇이며 어떤 변화가 가능한지에 대해 토론한다. 일상적인 학내 및 창작현장에서 발생하는 성적 고정관련, 성차, 차별과 폭력에 대한 비판적 인식과 더불어 예술작품 안에서 반복되는 성차별, 불평등에 대한 비판적 독해 등을 연습한다.

 

이수구분 교과목명 주당시간 담당교수 강의시간 개방여부
공통필수 예술가의 젠더연습 DA00600 이론 실기 문은미 수 3-4 o o
2 0 수 5-6 o o
권김현영 수 5-6 o o

 

문은미 교수는 현재 여성문화이론연구소 사무국장으로 저서로는 ‘페미니즘의 개념들’ 등이 있다.

권김현영 교수는 여성주의 연구활동가로 저서로는 ‘’양성평등에 반대한다’, ‘페미니스트모먼트’, ‘대한민국 넷페미사’, ‘성폭력에 맞서다’ 등이 있다.

 

<예술가의 젠더연습> 주별 주제

 

1주 <예술가의 젠더 연습> 오리엔테이션

젠더, 젠더화, 성별 고정관념, 젠더 연습

2주 고약한 남자와 가망 없는 여자?: 성차와 성차별

젠더화, 성평등, 성차별

3주 여자/남자다운 게 뭔가요: 젠더 트레이닝

남성성/여성성, 젠더 고정관념

4주 당신의 존재를 반대할 수 있나요: 다양성 트레이닝

동성애, 퀴어

5주 모두를 위한 화장실: 젠더, 다양성 연습

포용과 배제, 다양성, 정상성, 유니버셜 디자인

6주 원더우먼은 왜 제모를 했나?: 여성의 몸

여성의 몸, 외모, 자기 결정권

7주 딸에게 남자친구가 생겼어요

성적 주체, 성적 자기결정권, 여성 혐오

8주 예민한 게 아닙니다: 성관계, 성희롱, 성폭력

성희롱, 성폭력, 데이트폭력

9주 네가 조심했어야지: 성폭력을 다루는 공동체의 대응방법

위계에 따른 성범죄, 2차 피해

10주 나도 서울시민이다: 공동체 간의 연대 가능성

남자 페미니스트, 성소수자, 교차성

11~15주 예술 속 그녀: 응용과 실천

여성의 재현, 벡델 테스트

 

23대 총학생회 후보, <예술가의 젠더연습> 스탠다드 구축 협력 공약 내걸어

23대 총학생회 후보 ‘하나’는 현재 오직 연극원에서만 진행되는 공통필수교과목 <예술가의 젠더연습>을 타원까지 수업의 범위를 확장하고 다양한 원, 다양한 학과에 젠더 수업이 올바르게 적용될 수 있도록 교내 젠더수업 스탠다드 구축 협력이라는 공약을 내세운 바 있다. 스탠다드 구축이란 각 원의 환경과 특성에 최적화한 교과과정 구축을 뜻한다.

 

<예술가의 젠더연습> 수강생(익명) 인터뷰

 

  1. <예술가의 젠더연습>을 알고 처음 느낀 점

 처음에는 듣고 싶었던 교양 수업과 겹쳐 불만이었다. 그러나 이제껏 한예종에서 일어났던 사건사고를 봤을 때 꼭 필요한 강의이기에 잘 개설되었다고 생각했다.

 

  1. 학기가 끝나가며 느낀 전반적인 수업에 대한 만족도

 전반적인 만족도는 낮다. 그러나 강의의 필요성에 대해선 동의하기 때문에 조금 더 개선한다면 아주 좋은 강의가 될 것 같다.

 

  1. 만족도가 낮은 이유와 개선을 바라는 점이 있다면

 먼저 강의 시간이 2시간인데, 1학점밖에 주지 않는 것이 부담이다. 더불어 수업 주제 특성상 민감한 이야기를 꺼내야 할 때가 있는데 공개적인 자리이다 보니 이야기하기가 쉽지 않다. 익명으로 의견을 올릴 수 있는 시스템이 있었으면 좋겠다. 또 교수님께서 담론을 활발히 하기 위해서인지 의도적으로 성차별 발언을 유도하신다. 예컨대 동성애 관련 이야기를 할 땐 동성애에 대한 편견을 먼저 말하게끔 한다. 그런 시간이 꽤 길다. 폭력이 나쁘다는 걸 알려주기 위해 우선은 펀치를 날려보게 하는 느낌이다. “자 여러분은 펀치를 날렸습니다. 그것은 상해를 입힐 수 있고…”라고 마무리되지만, 수업 속에서 ‘맞았다’는 감각을 느낄 때가 종종 있었다.

 

  1. 강의가 개설된 후 연극원에 긍정적인 변화가 있나

 모두 외모 이야기를 조금 덜 하는 것 같다. 그런데 분위기가 이전과 눈에 띄게 달라졌는지는 잘 모르겠다. 이제 처음으로 개설된 강의이기에 곧 학내 분위기가 조금이나마 달라질 거라고 생각하고 있다.

 

  1. 수업의 ‘방식’은 어떤지

 토의 및 토론, 발표로 진행된다. 교수님께서 학생들에게 수업 주제와 관련된 질문을 던지면 학생들이 자유롭게 대답하며 수업이 진행된다. 교수가 수업을 하는 게 아니고 학생들이 수업을 꾸리는 방식이다.

 

  1. 수업에 대한 주위 학생들의 반응은

 참여형 수업이어서 좋아하지 않는 학생들이 있었다. 차라리 교수님께서 젠더학의 계보를 알려주시거나 국내 및 해외 여성학을 알려주셨으면 좋겠다(일반적인 강의 방식이었으면 좋겠다)는 의견이 있었다. 그러나 학생들의 젠더 의식을 기르고 일어날 수 있는 사고의 예방과 교정에는 이러한 참여형 수업이 적합하다는 의견이 더 많았다. 또한 학기 초에는 학생들이 토론에 잘 참여하지 않았기에 그만큼 만족도가 낮았던 것 같다.

 

  1. 수업의 전반적인 분위기는 어떻나

 학기 초반에는 다들 소극적이었다. 교수님께서 질문을 던져도 몇 명만 답했고 분위기가 전체적으로 침울했다. 나도 대답하지 않는 사람 중 한 명이었다. 지금은 그래도 이전보다 분위기가 적극적으로 변했다. 아무래도 나를 포함해서 다들 이야기하기까지 시간이 필요했던 것 같다.

 

  1. 가장 마음에 들었던 강의와 그 이유는

 ‘내 몸에 대한 권리’라는 주제로 진행했던 강의가 가장 마음에 들었다. 조별로 나누어서 소주제를 정한 후 그 주제에 대한 강의 계획안을 만들어보는 활동을 했다. 우리 조는 임신 중절 수술을 선택하고 강의 대상을 초등학생으로 설정했다. 우리가 직접 누군가에게 가르친다고 상정하고 해당 주제에 대해 토의해보니 내가 가지고 있던 입장을 객관적이면서도 상세히 정리할 수 있었다. 또한 조를 나눠서 이야기하니 인원이 줄어든 만큼 더 많이, 자세히 이야기를 나눌 수 있어 좋았다.


대학 내 성교육, 형식도 내용도 갖추지 못했다」, (‘18년 5월호), 김대호, 부대신문

 

김지연 기자

delay516@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