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종포차를 꿈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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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예술종합학교에 방송국이 생긴다. 제16대 총학생회 때부터 학내 방송국을 만들려는 노력이 있었지만 좌절된 바 있다. 올해 5월에는 두 군데에서 방송국을 만들려는 움직임이 있다. 한 곳은 총학생회, 다른 한 곳은 교내 방송동아리 ‘log스튜디오’이다. 먼저 ‘log스튜디오’의 여운규(영상원 영상이론과 13) 씨를 인터뷰하여 향후 계획을 들어보았다. 총학생회 쪽은 “아직 시기상조”라는 답변을 보내와 인터뷰를 잠시 미뤘지만, 31일 시험 녹음을 진행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방송국에 대해서 간단하게 소개 부탁드립니다.
“친구들과 술 약속 잡듯이 언제든 녹음할 수 있도록 포차로 꾸밀 겁니다. 스스럼없이 드나들면서 속풀이하는 공간, 원한다면 아무 이야기라도 할 수 있는 공간. 학교에 입학해서 적응하다가 우리 학교가 생각보다 딱딱하게 굳어있는 회색빛 이미지가 강하다고 생각했어요. 복도에서 마주쳐도 서로 인사를 나누지 않잖아요. 아무 잡담이나 내뱉을 수 있는 통로가 필요하다고 생각했죠.
방송 동아리를 만들면서 인원을 모집할 때 학생들과 많은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생겼어요. 만나서 이야기를 나눠보기 전까지 다들 이야기는 안 하고 있었지만 “뭔가 재미있는 걸 하고 싶었다. 학교가 생각보다 너무 삭막하기도 하다”는 속마음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저 또한 처음에 이 방송국을 만들 때 일방적으로 학교 학생들에게 호의를 베풀고 싶었다기보다, 같이 재미있는 것을 해보고 싶었던 것 같아요. 그리고 다른 학교엔 하나씩은 있는 방송동아리가 우리 학교에는 이제까지 없었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에 새로운 활동을 해볼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했어요.”

 

방송 동아리와 총학생회 방송국은 어떻게 다른가요?
“사실 저희 방송 동아리와 학생회 방송국은 개국하기 전에 같이 활동하기 위해서 회의를 한 적이 있었습니다. 비슷한 시기에 총학생회도 방송국을 만들려고 계획 중에 있다는 소식을 듣고 총학생회장과 부회장, 홍보국장과 함께 여러 가지 이야기를 나누었죠. 그런데 학생회 방송국은 아무래도 학생회 내의 방송국이다 보니 뉴스 위주의 방송을 기획하고 있더라고요. 저희 동아리는 조금 더 저희 학교 학생들의 재미를 위해서 만들어져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동아리 구성원과 코너를 소개해주세요.
“영상원 중심으로 구성되어 있는게 사실이이요. 미술원과 전통예술원도 있어요. 석관캠퍼스 중 연극원만 없는 상황입니다. 연극원 분들 중에 관심 있으신 분들 많이 지원해 주세요(웃음). 초창기 10명에서 이런저런 이유로 2명이 줄었죠. 그래서 현재 부원은 8명이에요. 앞으로 더 줄어들게 될지도 몰라요. 필요할 경우 더 모집하고요.
코너는 ‘집단 떼 토크’로 정했어요. 녹음 시간은 1시간으로 한정하고, 20-30분을 편집하여 최종 업로드합니다. 핵심 콘셉트는 잡담입니다. 게스트 한 명 모셔놓고 둘이 이야기하는 대담 형식의 포맷은 버리기로 했어요. 술자리에서 그러지 않잖아요. 여럿이 모여 떠들면서 이런저런 얘기를 거리낌 없이 다 하죠. 디제이(DJ)는 더블 DJ로 가기로 했어요. 방송영상과 한지현과 영상이론과 여운규가 출연해요. 특징은 진행 멘트나 소개를 거의 안 한다는 것입니다. 기존에 보편적인 포맷을 따라가면, 저라도 공중파 라디오를 들을 거 같아요. 우리가 대학 방송국인 만큼 우리만의 것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출연자가 누구인가를 파악하기 위해 끝까지 듣게 되면 이름이나 소개가 대략 나오는 정도에요. 그렇기 때문에 더욱 솔직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 거죠. 그럼에도, 중심을 잡고 나름의 완급 조절을 하는 인물을 한 명 배치해요. 완급 조절을 하는 역할은 한지현이 맡습니다.
고민 사연도 받을 건데 이건 매주 한두 개를 엄선하여 대본에 포함시키는 것으로 합니다. 그 고민 사연을 읽고 집단 잡담을 합니다. 사연은 주인공이 직접 나와도 되고, 안 나와도 되고요. 사연만 있으면 됩니다. 술자리에서 심도 있게 한 고민을 가지고 이야기를 나누는 거죠!”

 

방송 동아리의 지향점은 무엇인가요?
“제일 중요한 건 우리가 편해야 한다는 거예요. 우리가 불편하면 듣는 사람도 불편할 테니깐요. 콘셉트를 명확하게 밀고 나가면 좋을 것 같아요. ‘예종포차’이기 때문에 예종 사람이면 누구나 출연할 수 있죠. 게스트 역시 나와서 꼭 재미있는 이야기를 준비해 와야 한다는 부담감, 어떻게든 웃겨야 한다는 부담감으로부터 자유로운 콘셉트로 가야 할 거 같아요. 이러한 부담감 때문에 평소에는 전혀 그렇지 않은 사람들을 긴장되고 경직되게 만드는 거 같아요. 정말 사석 술자리에서 한 잔 기울이면서 이런저런 이야기, 진지한 이야기에서부터 흥미로운 이야기까지 가리지 않고 하는 것처럼 방송에서도요! 유일하게 술집과 다른 점이 있다면, 전원 학교 학생들이란 점이고 장소가 조용하다는 거, 가운데 마이크가 놓여있다는 점인 거죠.”

 

동아리 이름인 log 스튜디오의 의미는 무엇인가요?
“‘이야기’, ‘담화’의 뜻을 나타내는 logue (←log)로그라는 뜻도 있고요. 통나무라는 뜻의 log. 따뜻한 통나무 집. 누구라도 편하게 들어올 수 있는 집이라는 뜻의 log의 뜻도 가지고 있습니다. 저희 학교 학생들이 이야기나 담화를 나눌 수 있는 편안한 공간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의미에서 log 스튜디오라는 이름을 짓게 되었습니다.”

 

모집은 다 끝났나요? 어떤 방식으로 학생들을 모집하나요?
1차 모집기간은 끝났습니다. 하지만 상시 모집 중이니까 언제든 들어오셔도 됩니다. 관심 있으신 분은 log studio 페이스북 페이지로 연락주세요.

 

학교 내 동아리를 비롯한 모든 참여율이 저조한 편인데 어떻게 학생들의 참여 유도할 건가요?
트레일러를 제작해서 페북 페이지로 홍보를 하고 있습니다. 자주 이런 트레일러를 만들어서 홍보를 할 계획입니다. 포스터도 제작했는데 조만간 학교에 붙일 계획입니다. 온라인과 오프라인 방식을 모두 사용할거에요.

 

앞으로의 꿈은 무엇인가요?
꾸준히 하고 싶어요. 꾸준히 하려면 어떤 방식으로든 반응이 있었으면 좋겠어요. 아무 반응도 없으면 처음의 열기도 사그라지고 계속 이어나갈 힘도 얻지 못할 것 같거든요. 아직은 저희가 돈도 지원이 안 되는 상황이고 동아리방도 없기 때문에 이리저리 옮겨 다니면서 온라인으로 회의를 진행해야 하는 등 어려움이 많아요. 하지만 5월에 동아리 승인이 나고 동아리 지원비도 받고 동아리방도 생기면 상황이 더 좋아질 거라고 믿고 있어요. 동아리 방이 생기면 스튜디오를 포차형식으로 꾸미고 싶습니다. 조명도 포차처럼 연출하고 여러모로 우리학교 학생들만의 아지트인 셈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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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g스튜디오’ 의 방송은

매주 월요일 저녁 10시
팟캐스트와 유투브로 만날 수 있다.

 

방송 동아리 logstudio 페이스북 주소
(https://www.facebook.com/pages/LOG-Studio/4878800080054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