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2018년 11월 13일

신임원장인터뷰 (2)
남긍호 교수 (연극원 연기과)

어느덧 낙엽이 물들고 찬 바람이 불며 한 해의 끝을 알리고 있다. 미투 운동부터 남북정상회담까지, 2018년에 시작된 새로운 흐름은 여전히 일렁인다. 우리학교도 그 흐름처럼 올해 세 명의 신임원장이 취임했다. 3월 김대진 교수(음악원 기악과)와 남긍호 교수(연극원 연기과)를 시작으로 9월에는 우동선 교수(미술원 건축과)가 원장이 되었다. 이제 그들은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을 2년이라는 시간 동안 하나의 원을 이끌어 가야 한다. 이에 우리신문은 신임 원장들의 교육철학과 원에 대한 비전을 들어보고자 한다.

 

마임이스트이자 연기과 교수인 남긍호 교수는 인터뷰 내내 밝은 에너지가 끊이질 않았다. 남 교수는 진지하고도 신중한 눈빛과 유쾌함이 공존했다. 특히 몸짓과 손짓을 다양하게 사용하는 모습이 인상 깊었는데, 인터뷰 중 사진을 찍던 기자는 남 교수의 자유로운 움직임에 당황해 인터뷰를 중단하고 잠시 연출된 사진을 찍기도 했다. ‘긍정적인 에너지로 연극원을 전염시키고 싶다’는 남 교수. 인터뷰를 마치고 나오면서 어쩌면 남 교수의 다짐은 이미 시작되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9월에는 <달걀귀신>이라는 거리극의 연출이셨습니다. 교수님도 소속되어 있는 ‘호모루덴스 컴퍼니’는 이 작품을 몇 년간 공연하고 있는데, 이 작품에 대한 자세한 설명을 듣고 싶습니다.

현재 호모루덴스 컴퍼니의 예술감독이고, 작품 연출도 하면서 출연도 하고 있습니다. <달걀귀신>은 이동식 거리극으로, 2011년에 서울문화재단의 지원을 받아 광화문에서 초연을 했습니다. 달걀귀신은 원래 꿈속에서 나오는 얼굴이 없는 귀신인데요. 현대인들이 획일적으로, 기계적으로 살고 있다는 아이디어와 달걀귀신을 결합해서 이 작품을 만들게 되었습니다. <달걀귀신>에 나오는 배우들은 모두 똑같이 생긴 특수제작한 가면을 쓰고 출연합니다.

그동안 거리극 공연 축제들에서도 초청 받아 공연을 했고, 2012년에는 여수 엑스포에서도 공연했습니다. 최근에는 연극원 학생들을 대폭 투입해 공연했는데 젊은 친구들이 들어오니까 연습 과정에서 새로운 게 나오고 활력소가 되었습니다.

 

연극원은 매 학기 개강 행사에서 학기 중에 상연할 작품들을 소개합니다. 이번 학기도 벌써 반이 지나왔는데, 지금까지 연극원에서 상연한 공연 중에서 인상 깊은 작품이 있었나요?

너무 많아요. (웃음) 그런데 아무래도 저는 마임, 신체극, 거리극을 계속하다보니까 우리가 일반적으로 아는 텍스트가 있는 정극 형태보다는 형식에 있어서 특히 공간의 변화를 주는 실험적인 공연 을 선호하는 편입니다. 물론, 무대 위에서 말을 하는 배우를 보면 사실 부러울때가 있습니다. 왜냐하면, 전 항상 몸으로 말하고 움직이다보니 답답할 때도 있고 해서, ‘직접 말을 해버리면 얼마나 시원할까!’ 이런 생각도 들기 때문이죠.

올해도 연극원에서 많은 공연이 있었는데 그중에서도 저에게 인상적인 공연은 형식을 달리하는 실험적인 공연들이었습니다. 그리고 앞으로도 극장 공간을 벗어나 다양한 장소에서 새로운 공연들을 볼 수 있으면 하는 바램이 있습니다.

 

연극원에서는 공연 제작을 장려하기 위하여 신작희곡 페스티벌, 인큐베이터 워크숍, 플랫폼사업 등 다양한 사업을 합니다. 이러한 사업들이 어떤 성과를 내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신작희곡 페스티벌에서는 극작과 학생들이 글로 쓴 작품을 직접 공연해볼 수 있는 기회를 얻습니다. 그리고 인큐베이터 공연은 방학중에 지원을 받아 발표하는 공연이고, 연극원 플랫폼사업은 졸업을 앞둔 학생들의 공연, 그리고 졸업한지 3년 이내 졸업생들의 공연이 현장으로 진출할 수 있도록 지원해주는 사업입니다. 위의 모든 사업 지원을 통해서 다시 공연들이 외부에 노출되고 알려지는 성과는 당연히 존재합니다. 특히 이러한 지원들이 청년일자리 창출차원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고 앞으로 어떠한 형태로든 활성화 될 것입니다.

 

올해 3월 연극원 원장이 되셨습니다. 취임한지도 어느덧 8개월 가량이 지났는데 지난 임기를 스스로 평가하신다면?

한마디로 정신없었던 것 같습니다. 1학기초부터 연극원에서 미투관련 많은 회의가 있었습니다. 원장직을 처음 맡은 터라 그리고 제 자신도 교수라서 이 모든 문제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습니다. 연극원은 미투에서부터 학교생활문제, 수업관련, 특히 학내 공연이 많기 때문에 연습 과정에서 발생되는 교수와 학생간의 위계 또는 학생들 사이의 소통 문제 등으로 확대되었습니다. 여기저기 대자보가 붙고 대책회의가 많았습니다.

우선 연극원 공연위원회를 통해 대책을 강구하고 행동수칙을 만드는 등 원장으로서 동료교수들의 얘기와 학생들의 얘기를 많이 들었습니다. 또한 지난 3월부터 교수와 학생들이 참여하는 TF 회의를 주 1회 진행하면서 실태조사도 있었고 조금씩 문제를 해결해 나가고 있습니다.

 

누리에 연극원 TF와 관련해 7월 3일 이후로 게시물이 올라오고 있지 않은데, 현재 연극원 TF는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TF는 비상대책위원회 개념이니까 상설기구는 아닙니다. 그래서 10월 말에 TF 마지막 회의가 있었습니다. 비상 회의치고는 오랫동안 진행된 것인데요. 그리고 이제는 상설기구를 만들고자 하는데, 그게 연극원 인권위원회입니다. 앞으로도 학생들의 이야기를 듣고 설문 조사도 계속 이어져야 할 것입니다.

 

연극원 인권위원회 활동은 어떻게 진행 중인가요?

연극원 인권위원회는 첫 번째 모임을 했습니다. 그리고 그 이후에도 모임을 할 예정입니다. 아직 학생위원이나 교수위원으로 추진하는 과정이 남았습니다. 연극원 인권위원회는 연극원 학생회와 함께 운영을 진행할 예정이고, 올해 말까지는 연극원 인권위원회를 발족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연극원은 국내 유일 종합연극교육기관입니다. 그만큼 다양한 연극계 종사자들이 모였을 텐데, 원장으로서 하나의 원을 운영할 때 어려운 지점이 있다면?

연극원은 공연을 중심으로 모든 학생이 모입니다. 그런데 다른 과의 여러 학생이 모여서 소통하는 게 쉽지 않습니다. 각 과의 이해관계가 다 다르기 때문이죠. 그렇기 때문에 공연이 더더욱 중요해집니다. 공연의 의미가 뭔지 계속 생각해야 하는 것 같습니다. 공연이라는 게 마냥 좋을 수만은 없으니까 서로가 양보와 배려를 하고 계속 신경을 써야 합니다. 그래서 학교에서도 공연제작행동수칙을 만드는 등 여러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공연을 중심으로 다들 즐거웠으면 좋겠다는 개인적인 바램이 있습니다.

원장으로서 어려운 점은 역시 소통의 문제입니다. 각 과의 교육목표나 교수들의 교육관 차이에서 야기되는 갈등을 해결하는 것이 힘겹습니다. 다름을 인정하는 것은 당연한것이지만 넓게 봐서 연극원 모든 구성 원들이 추구하는 가치관은 있어야 될 것입니다. 예를들면, 건강하고 즐거움을 추구하는…?

 

원장님이 생각하시는 예술교육에 대한 생각을 듣고 싶습니다.

모르겠어요. (웃음) 다만 미투도 그렇고 이젠 시대가 변한 것 같습니다. 예전의 관행들이 바뀌어야 하는 시대, 교육자와 학생의 관계도 진화를 요구하는 시대인 것 같아요. 무엇보다 서로의 인간적 배려와 존중이 필요합니다.

예술가상이 이제는 바뀌고 있습니다. 예술가의 도덕성과 인격이 중요해지면서 예술교육 또한 어떤 예술가를 양성할것인가를 고민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연극원이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 목표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앞서 말했던 얘기지만 변화된 예술가상이 요구되는 만큼 학교에서도 인간교육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예술이 먼저가 아니고 사람이 먼저인거죠. 이는 교육에서도 굉장히 중요한 부분입니다.

그리고 학생들이 공연의 결과가 아니라 공연을 연습하는 과정을 통해서 서로 만나서 소통하며 개개인의 발전을 이루는 것이 의미가 있다고 여겨집니다. 그 발전은 지적이고 예술적인 발전을 포함해서 인간적인 성장에서도 이루어져야 할 것입니다. 따라서, 연극원의 방향은 교육에 있어서 이러한 문화와 환경을 연극원 구성원 모두가 함께 만들어 가는데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여겨집니다.

 

임기가 1년정도 남으셨는데, 앞으로의 다짐이 듣고 싶습니다.

어떤 일이든 더 탄탄히 하고 싶어요. 연극원 인권위원회도 활성화하고싶고 학생들, 교수들과 더 소통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내년이 연극원 25주년인데요. 사실 올해 음악원 25주년 행사를 봤는데, 엄청 웅장해서 놀랐습니다. 그렇게 대외적으로 큰 행사도 좋지만 저는 연극원 내부에서 소통할 수 있는 세미나, 심포지엄 등을 했으면 좋겠습니다. 서로 발제도 하면서 소박하게 진행하고 싶어요.

그리고 무엇보다 사이좋게 지내는 것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하지만 그게 또 어렵죠. 그만큼 더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김주연 기자

mid122jy@gmail.com

사진 : 안서연 기자

lucktoyeon98@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