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2018년 10월 29일

10월 30일은 무슨 날인가요?

한국예술종합학교 25주년 개교기념일 특별기사

1993년부터 1위 수상만 1,046회 (18년 6월 기준)

 

2018년 10월 30일은 우리학교의 25주년 개교기념일이다.

92년 10월 30일 우리학교는 직제를 확정하고 정식으로 개교하였으며 93년 3월 음악원을 시작으로 94년 연극원, 95년 영상원, 96년 무용원, 97년 미술원, 98년 전통예술원이 차례대로 개원하였다.

우리학교는 다른 날과 다를 바 없이 10월 30일을 보내고 있다. 한양대, 서울대, 포항공대와 같은 타 대학이 개교기념식에서 기념사를 읽고 축하 공연을 하는 등 모교에 대한 자부심을 고양하는 장을 마련하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또한 타 대학은 개교기념일에 주로 학교를 빛낸 사례와 학생들을 표창하며 애교심을 고취한다. 이런 차이가 발생하는 이유는 축하 공연이 무색할 정도로 우리학교가 연평균 500여 회의 공연과 전시를 하면서 바쁜 일상을 보내기 때문일 것이다. 우리학교는 타 대학에서의 우수사례 표창을 국내외 대회를 휩쓰는 수상실적과 타의추종을 불허한 활동내용으로 대신하는 셈이다.

 

“한예종 사태” – 학교가 사라진다니요

[1] 『잘나가던 한예종, 정치적 타살 당하나』 09.06.05, 노형석, 한겨례

개교한 지 15년이 지난 09년 5월 18일 문화체육관광부 (이하 “문화부”)의 감사가 있었다. 이어서 12건의 중징계 사안을 명령했다. 감사 결과는 △예술과 과학기술을 융합(UAT·유비쿼터스 아트 앤드 테크놀로지)하는 통섭 교육 중지 △이론과 축소·폐지 △서사창작과 폐지 등이 골자였다. 이에 우리학교 전체 교수 일동은  교권·교육권 침해’라며 맞서며 ‘한국예술종합학교에 대한 당한 감사 결과 처분요구 철회 요구 결의문’을 문화부 유인촌 장관에게 전달했다. 약 500명의 학생들은 21일, 전학생 회의에 참여해 비상대책기구의 방향성, 대응 방법등을 주요 논점으로 토론했다. 이 자리에서 ‘한국예술종합학교 학생 비상대책위원회’ (이하 학생비대위) 발기인 35명이 선출되었고 22일 석관동 본부 건물 앞에서 발족식이 열렸다.

약 한 달 뒤, 문화부는 종합감사 이의신청에 대한 검토 결과를 다음과 같이 변경했다. “첫째, 현 이론교육 시스템의 개선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한편 6개원의 이론학과 폐지에 대해서는 문화부에서 제시한 바가 없다는 것을 재확인한다.” “ 둘째, 서사창작과 등 기존의 학과는 폐지하지 않는다. 단, 현행법과 불일치함은 해결해야한다.” “ 셋째, 교수의 인사 및 징계는 감사에서 제시된 범위를 고려하여 학칙에 따라 자율적으로 시행한다.”[2] 등이다. 그러나 문화부의 회신에 우리학교 교수와 학생들은 “말 바꾸기에 불과하다”는 반응을 보이며 감사 결과는 유인촌 전 문화부 장관이 언급하거나 논란이 된 문구를 일정 부분 바꾼 것 외에 근본적인 사항은 달라지지 않았다고 주장했다.[3]

 

“한예종 사태” – 과학의 산책

뿐만 아니라 우리학교는 09년 포항공대와 업무협약을 통해  ‘과학의 산책’과 ‘예술의 산책’이라는 교환 강의를 개설하고 통섭 예술가와 전문가를 초청하여 국제학술회의를 개최하는 등 통섭 교육(U-AT)을 추진한 바가 있다. 그러나 유인촌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소속기관 확대기관장 회의에서 “한국예술종합학교는 통섭 교육을 하지 말고 기초예술교육만 해라”라고 지시했다. 이에 통섭교육에 배정될 예산이 국회에서 통과됐지만 유 장관의 지시로 전액이 삭감됐다. 그러나 실무차원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우리학교는 사업 규모를 대폭 축소하고 자체 기성회비로 사업을 운영하는 방향으로 추진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이를 두고 감사에서 “장관의 지시를 불이행했다”라며 이를 황지우 총장 징계 사유와 감사 처분에 적시했다.

과학의 산책 교양과목이 부활한 시점에서 우리는 이 역사를 반추할 필요가 있다. 09년의 한예종 사태는 색깔론이나 예술대학간의 헤게모니 싸움이 아니라 부당한 정치적 탄압이라고밖에 해석이 불가하다. 짧은 역사에 비해 사건·사고가 많던 우리학교가 25주년을 맞게 된 것은 분명 많은 이들이 학교를 지키려는 노력을 불사한 덕분이다.

훌륭하다는 설명이 필요 없는 여러분

우리학교는 93년부터 18년 6월 기준 1위 수상만 1,046회다. 1,888개 대회의 총 수상 횟수는 무려 3,460회다. 재작년 QS 세계대학평가에서도 아시아 최초 국내 유일하게 공연예술부문 46위를 기록한 바가 있다.

 

6개원 주요 수상


유쾌한 재학생 인터뷰

Q : 10월 30일이 개교기념일인 것 아셨나요?

디자인과 이OO : 휴강하나요? 안하죠? 바빠 죽는 것은 똑같네요. (웃음)

 

Q : 오늘 개교기념일인데 학교에 한마디 해주실 수 있나요?

디자인과 김OO : 한국예술종합학교의 25주년을 온 마음을 다해 축하합니다. 250년 역사까지 화이팅! 이렇게 하면 되나요?

 

한국예술종합학교는 많은 시련과 고난이 있었지만, 부정적인 시선이 무색하게 종횡무진하고 있다. 우리는 좌나 우가 아닌 앞으로 나아갈 것이며, 누구도 이 세상에 등을 보이지 않을 것이다. 함께 예술의 힘을 보여주길 바라며 다시 한번 우리학교 25주년 개교기념일을 축하한다.

 

[2]『한국예술종합학교 종합감사 결과에 대한 설명자료』 09.06.17, 문화체육관광부

[3]『문화부 최종 통보, “한예종 감사 결과 더 이상 오해하면…”』 09.06.17, 강이현, 프레시안

 

 

delay516@gmail.com

김지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