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2018년 10월 28일

돌곶이생활예술문화센터
지역사회와 예술이 만나는 방법

지난 23일부터 ‘돌곶이마을 생활문화주간’ 열려

돌곶이센터 이승희 센터장과의 인터뷰

 

돌곶이생활예술문화센터 ⓒ정세미 기자

 

돌곶이생활예술문화센터(이하 돌곶이센터)는 성북구 석관동 지역주민을 위한 문화공간이다. 돌곶이센터는 우리학교 석관동캠퍼스 학생회관에서 불과 3분 거리에 있지만 아는이가 드물다. 돌곶이센터는 2017년부터 지역주민을 대상으로 다양한 문화 프로그램을 기획해왔다. 우리가 모르는 사이 지역사회와 예술은 어떻게 만나고 있을까. 다음은 돌곶이센터 이승희 센터장과의 인터뷰이다. 이 씨가 소개하는 돌곶이센터의 프로그램은 돌곶이센터를 직접 방문하거나 SNS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Q. 돌곶이센터를 소개한다면?

이: 돌곶이센터는 성북구 석관동을 중심으로 예술가·기획자·주민이 서로의 경험·지식·기술을 공유하는 문화공간이다. 무엇이든 만들려고 할 때, 워크숍을 구상하거나 동네에서 모임을 만들고 싶을 때, 돌곶이센터를 떠올렸으면 한다. 주민이 문화활동·생활연구·모임을 만들 수 있도록 공간과 장비를 지원하고 있다. 작업장인 동시에 서로 가르치고, 배우고 협력하는 공간이라 생각하면 좋을 것 같다.

  돌곶이센터는 2017년 2월부터 1년간 성북구청이 직접 운영했고, 올해 2월부터 (사)시민자치문화센터가 위탁운영하고 있다. 지난 1년간 시범운영을 거쳐 지금은 주민의 작업공간이자 소통창구를 만들어가고 있다. 지역사회에서 주민이 점점 개인화되고 경제적 가치를 우선하는 것 같지만, 한편으로는 함께 살아갈 수밖에 없다는 공동체 의식도 늘어가고 있는 것 같다. 단순히 기술을 습득하거나 학습하는 공간이 아닌 주민이 스스로 참여하여 자신의 문화적 잠재력을 계발할 수 있는 공간이 필요했던 게 돌곶이센터가 생긴 배경인 것 같다.

 

Q. 돌곶이센터를 운영하는 구성원은?

이: 현재 기획자 3명이 활동하고 있고, 다양한 배경을 가진 운영위원이 함께하고 있다. 서로 조금씩 다른 생각과 경험이 돌곶이센터를 더 풍성하게 만드는 것 같다.

 

Q. 돌곶이 센터에 오기 전 어떤 기획을 진행했는가.

이: 이전의 시민단체에서는 시민의 창의성 개발, 감수성을 키우는 워크숍을 진행했다. 지역을 돌아다니면서 공연이나 상영회를 기획했는데, 주민과 일상적으로 만나는 것이 아니라 한 번 만나고 헤어지는 탓에 헛헛함이 들었다. 한 공간에서 오랫동안 만나면서 프로그램이 주민의 삶 속에 어떻게 녹아들어 가는지 보고 싶었다. 돌곶이센터에서 주민과 만나고 그것을 바탕으로 프로그램을 만드는 것이 내가 고민하던 것을 풀 수 있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 싶다.

 

Q. 현재 어떤 기획을 진행하고 있는가.

이: 돌곶이센터는 매달 △가족을 위한 만들기 프로그램 <볼까요만들어> △생활에 필요한 기술을 서로 가르치는 <기본기 선생> △목공·자전거·재봉틀 등 장비 사용법을 배우는 <장비사용설명서> △일상적인 요리를 담은 레시피 북을 만드는 <돌곶이레시피> △아이들이 만드는 <한평놀이터>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요즘은 음악교육 프로그램 <돌곶이음악대>를 운영하고 있다. 또한 △<생활체조단> △<클럽돌곶이> △<여봐라 판소리교실> △우쿨렐레·젬베·피아노 등 악기 실습 프로그램 △석관동 중창단을 만드는 <돌곶이하모닉스> △어린이들이 직접 콘텐츠를 만드는 <사춘기뮤직스튜디오> △악기연주·동네 퍼레이드를 진행하는 <뿌뿌삐삐뚱딱쿵짝>을 진행한다.

  돌곶이센터의 프로그램은 정기적으로 진행하는 워크숍과 강좌 프로그램 외에도 단체·개인과 협력해서 공동으로 진행하는 사업들도 있다.

 

<장비사용설명서> 포스터 ⓒ돌곶이센터 제공

 

Q. 최근 한예종과 협업하기도 했는데, 어떤 기획이었나.

이: K’arts 플랫폼 페스티벌의 아트타운 프로젝트를 함께 진행했다. 기존 플랫폼 페스티벌은 학교 안에서 작품 위주로 구성했다면, 돌곶이센터는 사전 프로그램을 진행하여 주민들이 축제를 구성하고 체험할 수 있는 통로를 확장하려 했다.

  <세상에 하나뿐인 액자 만들기>는 주민들이 신문·잡지 등의 텍스트를 발췌해서 콜라주 하는 활동이다. 이를 액자와 엽서로 만들어 아트마켓에 판매 아티스트로 참여할 수 있게 하기도했다. <고운가게>는 사용하지 않는 물건이나 나누고픈 물건에 설명과 사연을 적고 가격을 달아 판매하는 프로그램이다. 많은 주민이 참여해주었고, 앞으로도 지역과 학교가 함께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싶다.

 

Q. 지역사회의 반응은 어떠한가.

이: 아직 센터를 모르는 주민이 많고, 알고 있다고 해도 선뜻 프로그램에 참여하거나 센터를 방문하기 어려워하는 것 같다. 하지만 돌곶이센터를 방문한 분들이 주변에 소개하면서 이곳을 찾는 사람이 더 많아지는 것 같다. 또 석관동에 사람이 모일 수 있는 공간이 부족하다보니 [센터를] 반가워하시고 많이 응원해준다. 주민이 참여하고 공감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한편으로는 주민이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도록 빈 구석을 많이 만들어놓겠다.

 

돌곶이센터 프로그램에 참여한 지역주민 ⓒ돌곶이센터 제공

 

Q. 구청의 문화사업이라 공익이 중요한 가치일 것 같다. 현장의 기획과 구청의 문화정책은 어떻게 조율하는가.

이: 개인 작업공간이 아닌 공공의 공간이기 때문에 일정한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공간을 많은 사람과 공유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에서 일치하는 부분이 많다.

 

Q. 직접 참여하는 지역주민에게만 혜택이 돌아간다는 고민도 있을 것 같다. 문화사업의 차원에서 지역을 어떻게 정의해야 할까.

이: 기관이 주민을 문화정책을 향유하는 대상으로만 여긴다면 지역의 정의는 석관동에 국한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다만 스스로 필요한 모임을 만들고, 좋은 강사를 초대하고, 기관에 지원을 요청하는 주민이라면 지역의 정의는 많이 달라질 것 같다. 돌곶이센터는 자신이 속한 사회의 문제를 다른 사람들과 나누는 주체적인 개인을 만나려고 한다.

 

돌곶이마을 생활문화주간

돌곶이센터는 한편 지난 10월 23일부터 28일까지 ‘돌곶이마을 생활문화주간(이하 생활문화주간)’을 진행했다. 생활문화주간은 일주일 동안 전시·공연·워크숍 등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지역 예술가와의 협업을 기록하는 것이다.

 

생활문화주간 오프닝 장면 ⓒ정세미 기자

 

  지난 23일 열린 생활문화주간 오프닝에는 주민·예술가를 비롯한 다양한 인사가 참석했다. 극단사다리 유홍영 예술감독은 “동네 어르신의 이야기를 듣는 프로그램에 개인적으로 관심이 있다”며, “나이 드신 분들의 삶 이야기가 공연예술과 밀접한 관계가 있었으면 한다. 예술이 이분들 삶 속에서 일어나는 것도 가능한데, 우리는 예술을 너무 특별하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고 밝혔다. 또, “지역사회의 삶을 공연예술에 담아내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다만 변화가 너무 빠르다 보니 그 지역만이 담고 있는 이야기가 너무 쉽게 사장되는데, 지자체가 [지역의 이야기에] 관심을 가지고 문화사업을 활성화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여겨진다”고 강조했다. 성북구의회 이호건 의원은 “구청을 비롯한 지자체가 지역주민이라면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문화시설을 적극적으로 운영했으면 한다”고 밝혔다.

 

<할머니들의 움직이는 방> 포스터 ⓒ정세미 기자

 

  생활문화주간은 ‘이야기들어주는청년예술가네트워크’가 <할머니들의 움직이는 방> 전시를 선보이고, 성북구가 진행하는 프로그램도 병행한다. 목공동아리 ‘뚝딱단’은 발 받침대 및 소품을 제작해 석관동 주민에게 선물했다. 돌곶이센터는 27일 열린 의릉문화축제에서 어린이들과 함께 ‘불쑥 공연’을 진행하기도 했다.

 

<생활문화주간> 포스터 ⓒ돌곶이센터 제공

 

최민기 기자

choiminki1997@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