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2018년 10월 3일

총학생회는 왜 예대넷 가입을 거절했나

우리학교 총학생회는 2학기 첫 전체학생대표자회의(이하 “전학대회”)에서 예술대학 네트워크(이하 “예대넷”)의 가입 제안을 거절한 사실을 밝혔다. 예대넷이 우리학교 총학생회에 가입 제안을 했던 것은 8월 여름방학 중이었다. 예대넷 내부규정 제5조에 따르면, 가입 여부를 결정하는 기구는 단과대학 운영위원회이다. 우리학교는 단과대학이 없기 때문에 총학생회 운영위원회가 예대넷 가입에 대한 결정권을 갖게 되었고, 우리학교 총학생회 운영위원회는 예대넷 가입 제안을 거절하기로 했다. 전학대회에서 총학생회가 공표한 거절 사유는 △예대넷 가입 단위 목록에서 포착한 미대에 치우친 방향성 △ 과거 대학 학생회 연합 사례와 비교하여 예대넷의 활동 근거 부실 △무해무득한 연대체이다.

 

예대넷은 올해 4월에 발족한 연합으로 예대생이 문화계 내 주체로 바로 설 수 있도록 권익과 복지를 요구하며 홍익대, 부산대, 이화여대 등 총 22개의 예술대학이 연대 중이다. 예대넷은 △차등등록금 철폐 △교육부와 문체부 공동운영 예술교육기구 설립 △예대생 사비 부담 근절 △국가 차원 대학 및 청년 예술정책 마련 △예술계열 갑질 철폐 등을 요구하며 10월 6일 공동행동을 앞두고 있다.

 

미대에 치우친 방향성

현재 예대넷에 가입한 대학 중 미술계열이 아닌 학과가 포함된 곳은 강릉원주대, 국민대, 동덕여대, 부산대 등으로 22개 대학 중 10개이다. 예대넷 공동대표 신민준 회장(홍익대 회화과 13학번)은 가입된 대학에 미술계열 학과가 많은 것에 대해 “국내 예술대학 중 미술대학의 비율이 절대적으로 높은 것”과

“특정 계열에 편향하려는 의도 없이 집행위원을 모집하지만, 모집에 응시하는 지원자 중에 미술대 학생들이 대다수여서 선정된 집행위원 중 미대생 비율이 높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신 씨는 “예대넷이 요구하는 안건은 늘 예대생을 포괄하는 주제였다”라며 “미술계열 학과가 많은 한계 역시 곧 분과위원장을 선정하여 방향성이 치우치지 않도록 조정할 계획”임을 밝혔다.

 

그러나 우리학교 총학생회장 정의진 씨는 “예대넷으로부터 전달받은 제안에는 음악, 공연예술, 미술 등 큰 대분류 아래에서 하위 항목의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것이 목표라는 내용이 명시되어 있었다”며, “공연예술을 연극으로 치환하더라도 무용, 전통예술, 영상, 문학 등 학내 절반 이상의 다른 계열 구성원은 이득이 없을 것으로 생각했다”고 밝혔다. 이어 정 씨는 “이에 관해 물었을 때 예대넷 공동대표는 우리학교를 발판으로 다른 분야로 단체를 확장하고 싶다고 말했을 뿐, 학내 배제된 분야의 구성원들을 위한 다른 이점에 관해서는 설명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과거 학생회 연합 사례와 비교하여 활동 근거 부족

우리학교 총학생회가 타 대학 총학생회와 연합했던 사례는 2016년 후반 박근혜 국정농단으로 연합한 ‘전국 대학생 시국회의’와 ‘예술대학생 시국회의’가 있다. ‘전국 대학생 시국회의’와 ‘예술대학생 시국회의”는 탄핵 이전에 대학 총학생회 연합으로 발전시키려는 시도가 있었으나 무산되고 탄핵 직후 실질적으로 해체되었다.

 

정 씨에 따르면 총학생회는 활동이 지속되지 못하고 와해된 학생회 연합 사례들을 볼 때 예대넷의 활동 역시 근거가 부족하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신 씨는 “블랙리스트나 구조조정 따위의 쟁점 위주로 움직인 과거 학생회 연합과는 달리 예대넷은 다루고자 하는 폭이 넓고 창설적인 네트워크 활동을 목적으로 하며 수직적이지 않은 연대체임”을 강조했다.

 

예대넷 활동 무해무득 판단 근거

예대넷에 가입한 학교는 2018년 1학기 기준 가입학교 학기별 예산의 1% 학기별 분담금을 납부할 의무가 있다. 총학생회장 정의진 씨에 따르면 우리학교 총학생회의 한 해 예산은 6천만원 가량으로 예대넷에 가입하면 매년 60만 원의 고정지출이 발생하게 다. 예대넷 내부규정 제 7조에 따라 운영위원회(타 학교 중앙운영위원회)가 재의결하여 탈퇴를 결정하지 않는 이상 분담금을 매해 지출해야 하며 이 금액은 총학생회가 구성되지 않아도 청구된다.

 

또한 분담금을 지출할 시 얻을 수 있는 혜택 중 하나인 ‘교육권 데이터베이스 제공’에 대해서 정 씨는 “총학생회는 사립대와 국립대 간 그리고 일반국립대학과 우리학교 간에는 행정 절차상 차이가 있다. 더불어 단과대 단위인 다른 예대넷 가입학교들과 총학생회 단위인 우리학교 간에도 큰 차이가 존재”하므로 “예대넷에서 제공한 자료를 우리학교에 적용하기 힘들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따라서 “예술계열 학생회 관련 학습 자료 제공 혜택에 대해서도 총학생회 단위의 자료의 양이 충분하지 않을 것으로 보았다”는 것이다.

 

덧붙여 정 씨는 “각 단위 발생 사안과 가입 학교들의 연대 혜택 측면에서 예대넷에 가입해야만 연대가 가능한 것이 아니”며 “예대넷이 제공하는 제휴 업체 혜택 측면에서도 예대넷이 가입 제안을 할 당시 체결된 제휴 사항이 없어 기대하기 어려웠다”라고 전했다.

김지연 기자

delay516@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