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술·비평
2018년 9월 1일

길을 가다 멈춰 서고 괴로워하는 사람에게 사회는 무엇을 해 주는가

‘절규’와 대학 교육에 대한 지원

 

‘에드바르 뭉크’는 고통을 표현한 ‘절규’1)를 그렸다. 붉은색과 검은색으로 그려진 강렬한 그림이기에 괴로운 감정을 선명하게 전달한다. 그러나 정신없이 빠른 시간들을 보내야 하는 지금의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그림 절규는 중요하지 않은 것 중 하나일 뿐이다.

 

뭉크는 절규하는 사람의 왼편에 행인들을 그렸다. 그들은 절규하는 사람과 아무런 교류도, 동요도 없이 지나쳐 간다. 이와 같은 처세는 지금의 우리에게 더욱 당연하다. 넘쳐나는 물질과 사람들이 가득한 오늘날의 도시와 같은 곳에서 무뎌지는 것은 자신을 지키기 위한 방법이다.2)

 

절규에서 고통스러워하는 사람은 곡선으로 표현되었다. 붉은 하늘과 검은 피오르드도 곡선으로 그려졌다. 그가 느끼는 고통스러운 감정이 바깥을 닮았음이, 온전히 자신만의 것이 아님이 보인다. 그러나 곧게 뻗은 길은 안과 밖을 나눈다. 이 길을 지나치는 사람들 또한 고통스러워하는 사람을 분리대 너머의 바깥 풍경과 구분해서 바라볼 것이다.

 

또 다른 누군가가 길을 지나며 고통을 겪게 될지도 모른다. 한 사람에게 괴로움을 주던 주변이 다른 사람에게도 가혹하지 않으리란 법이 없기 때문이다. 절규에서 사람들이 무관심한 것은 한 사람뿐만 아니라 붉은 하늘이다.

 

그림 절규처럼 타인의 고통을 외면하는 장면이 우리에게는 없는가. 한국에서 대학 생활은 평범하게 살길 원한다면 지나야 하는 삶의 과정처럼 여겨진다. 그런데 대학에 발을 들이는 순간부터 각자 해야만 하는 고민은 시작된다.

 

매 학기 등록금과 생활에 필요한 모든 부분에서 지불능력이 요구된다. 만약 대학생에게 필요한 것들에 값을 치를 여력이 없다면 자신 몫의 빚이 쌓여간다. 2018.03.31에 금융위원회, 서민금융진흥원, 신용회복위원회, 자산관리공사가 발표한 실태조사에 따르면 대학생 850명의 12.5%(106명)가 대출을 경험하였다. 또한 대학생의 평균 대출액은 593만 원이다.3)

 

다른 사람들에게 그럭저럭 지날만한 과정이 누군가에게 고통으로 남아 계속된다. 의식주라는 삶의 기본 영역조차 희생하고 대출금을 정해진 기한 안에 상환하지 못하는 극심한 스트레스 상황4)을 누군가 겪고 있다.

 

반면 지금의 노르웨이는 그림 절규를 그린 뭉크뿐만 아니라 모든 사람의 생애과정에 주의를 기울인다. 교육은 높은 삶의 질과 공평한 삶을 위해 제도적으로 지원된다. 대학생에게 이루어지는 경제적 복지도 충분히 사려 깊다. 노르웨이 대학생은 주립 대학의 무료 교육 과정, 주 교육 융자 기금(1947년 설립, 생활비 포함 고등 교육 비용을 시험 통과를 전제로 상환 없이 지원) 등의 지원을 받는다.5) 이는 교육의 길을 가는 혹은 그 끝에 선 사람에게 사회가 도움을 아끼지 않음을 말해준다.

 

노르웨이는 다른 사람의 어려움을 함께 나누며 더불어 살아가는 곳이 되었다. 아직 다른 사람의 괴로움을 함께 나누는 데 주저함이 많은 우리는 절규에 나오는 고통스러운 하늘 아래 사는 것은 아닐까.

 

 

최준규 외부기고자

cjg2313@naver.com

 

1) 에드바르 뭉크(1893), 『절규』, 노르웨이 오슬로 국립미술관 소장

2) David H. Kaplan, Steven R. Holloway, James O. Wheeler(2014), 『Urban Geography』, John Wiley & Sons, Singapore Pte. Ltd, 3rd Edition : 이는 일부(Georg Simmel 등)의 관점이며 근대 도시의 긍정적 역할을 강조한 관점(Jane Jacobs 등)도 존재한다.

3) 김현주(2018.03.31), 「학자금 대출 상환 부담…취업해도 남는 게 없네」, 『세계일보』, 2018.08.28 확인

4) 곽민주, 이희숙(2015), 「학자금대출상환으로 인한 사회초년생의 경제적 스트레스」, 『Financial Planning Review』, 제8권(제3호), 155-182

5) 김용훈(2014), 「교육 복지의 구현을 위한 정책적 함의 – 노르웨이의 교육 복지 관련 법제도적 특징을 참고하여」, 『서울법학』, 제21권(제3호), 215-26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