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2018년 9월 1일

신문사 내부 고발 이후

지난 2016년 6월 20일 우리학교 누리 사이트에 본지 신문사 고발글이 올라왔다. 이때 신문사에서 활동하던 권라임 사회부장 기자는 “학교 신문사의 만행을 고발하려고 합니다”라는 제목으로 △편집국장의 외부기고료 부당 수령 △사진부장 낙하산 채용 △외부 프로젝트서 일어난 부당 해고 △인터뷰 기사 삭제 사건을 문제 삼았다. 당시 국장과 전 국장들이 같은 사이트에 입장문 및 답변을 게시했으나 논란은 불식되지 않았다. 권 기자의 문제 제기 중 교내에서 가장 이슈가 된 부분은 크게 두 가지로, 국장 인건비와 독단적 인사 채용이었다.  

 

논란의 원인

[1] 국장의 편집비 수령에 대한 구성원 동의 없어

먼저 권 기자는 우리학교 신문사의 대표격인 국장이 사설이나 칼럼 기고자에게 지급하는 외부기고료 10만 원을 관행적으로 받아왔다고 주장했다. 또한 신문사 내 자금 운용 흐름을 알 수 있는 사람은 국장뿐인 구조라고 호소했다.

 

이전 국장들은 이러한 지적에 즉각 반발했다. 이들은 신문 한 호를 발행할 때마다 지급하는 원고사례비는 하위항목으로 외부기고료와 편집비가 있고, 그 중 편집비를 국장 몫으로 받았다고 정정했다. 과거 신문사 자금 지급을 담당했던 본부 학생과 주무관은 기자와 통화에서 전대 국장들의 주장이 사실임을 확인해주었다. 편집비는 기사 원고가 마감된 후 국장이 총 편집을 담당하기 때문에 지급된 것이었다.

 

그러나 편집비에 대해서도 논쟁이 이어졌다. 당시 신문은 16면 격주 발행을 했다. 따라서 국장은 한 달 32면에 대한 편집비 10만 원을 받은 셈이었다. 편집비에 대한 공정 가격 자료는 없으나 면당 3천 원 꼴은 통상적으로 과다한 비용이 아니다. 문제는 이 같은 편집비를 신문사 내부 구성원들이 제대로 알지 못했다는 점이다. 고발문을 올릴 당시 권 기자는 2년 6개월 동안 기자로 활동했으나 국장이 지급받는 편집비 항목을 정확히 알지 못했다. 이는 권 기자의 주장처럼 신문사 회계가 구성원들에게 투명하게 명시되지 않았음을 보여주는 예시이다.

 

학교 본부는 권 기자의 고발 이후 편집이 국장 업무에 포함되는 부분이라 판단하여  따로 지급해온 편집비를 2016년 2학기부터 폐지했다. 현 학생과 주무관은 “편집비 지급을 언제부터 시행한 것인지 확실히 알 수 없으나 현재 확인되는 자료 중 가장 오래된 2007년 문서에서도 편집비가 제공되었음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한편 서울권대학언론연합회에(각주1) 문의한 결과 국장이 편집비를 따로 받는다고 회신한 타대학 신문사는 없었다.

 

[2] 공식 규정 부재한 내부 운영 체계

또한, 권 기자는 2016년 1학기 말 사진부장 채용이 사전 공지나 구성원 회의를 거치지 않은 국장의 임의 배정이었다고 지적했다. 이에 당시 국장은 방학 중 사진부장을 구하지 않으면 다음 학기 심각한 업무 차질을 불러올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신문사에서 한 학기 이상 활동하여 부장 채용 조건에 부합한 사진기자는 한 명 뿐이었고, 신문사 주임교수를 통해 적법한 과정을 거쳤다고 대응했다.

 

우리학교를 비롯한 대학 신문사들은 고질적으로 인력난을 겪는다. 당시 국장이 얘기한 상황은 인력 확보가 어렵다는 사정을 고려한다면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그가 ‘적법한 과정’을 거쳤다고 한 내용은 납득하기 어렵다. 과거 신문사는 공식적인 내부 규정이 부재해 기자 채용에 관한 원칙이 없었다. 타대학 신문사의 경우 △기자 선발 △신문 제작 업무 △징계 및 해임 등에 대한 운영 원칙을 규정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신문사 내부 규정이 없는 상황에서 기자 채용이나 승진에 관한 절차는 추상적일 수 밖에 없다.

 

현재 운영 현황

[1] 신문사 운영세칙 문서화

내부 고발 이후 신문사는 2016년 10월 24일 내부 규정을 제정했다. 규정에는 권 기자를 포함한 당시 신문사 비상대책위원회가 전원 동의하는 내용만이 실렸다. 비대위 회의에는 학생과 담당 주무관도 여러 차례 참석하였다. 이러한 내부 규정은 운영 상의 현실적인 어려움을 반영해 학생과 승인을 거쳐 2018년 1월 22일 한 차례 수정된 바 있다. 최초 제정된 세칙과 현행안 전문은 신문사 게시판 회칙 및 내규 코너에서 확인할 수 있다.

 

1항 세칙은 신문사의 민주적이고 합리적인 운영을 목적으로 한다.
2항 신문사원의 종류는 △수습기자 △정기자 △부장기자 △부편집국장 △편집국장이다. 각 임기 및 자격은 상이하다.
3항 사원 직급별 임무가 있다.
4항 국장은 사원 선발 시 미리 계획을 수립해 주간 교수 승인을 얻어 누리사이트에 모집 공고를 올려야 한다. 부장급 이상 기자들이 참여한 면접을 통해 사원을 뽑는다. 부장과 편집국 승진은 사원 투표를 거친다.
5항 신문 제작 관련 회의는 매주 금요일마다 개최한다.
6항 기사의 1차마감은 편집일 전날 19시,  최종마감은 편집일 전날 자정이다.
7항 학교는 신문 발간월에 △운영비 △활동비 △원고사례비를 지급한다.
8항 경비 관리는 편집국 또는 학술비평부 부장이 증빙서류를 갖추어 모든 사원과 학생과에 보고하여야 한다.
9항 편집국장은 경고를 받은 사원에 대해서 주간교수에게 징계를 건의할 수 있다.
10항 부편집국장 또는 부장단은 편집국장의 징계를 주간교수에게 건의할 수 있다.

▲ 운영세칙 요약표

 

[2] 구성원 전원 교체 및 내부 검열 강화

2018년 현재 신문사 구성원은 예술사 미술원 조형예술과 2명 미술원 미술이론과 2명 미술원 디자인과 5명 영상원 영상이론과 2명 영상원 애니메이션과 1명 영상원 영화과 2명 연극원 서사창작전공 1명 무용원 무용이론과 1명 전통원 한국음악작곡과 1명이다. 이들 중 문제가 발생했던 2016년 활동 기자는 없다. 전원 운영세칙에 의거한 면접을 통해 들어왔다.

 

더불어 지면 구성의 다양성을 위해 특정 과가 구성원 과반을 차지하지 않도록 주의하고 있다. 금요일마다 모이는 회의에서는 구성원 발언을 회의록으로 기록한다. 폐쇄적인 운영을 피하기 위해 제보창구를 새로 만들고, SNS와 학교 학생들이 이용하는 어플리케이션에서 거론된 내용을 최대한 수렴하여 기사로 작성하고자 노력 중에 있다.

 

2016년 내부 고발은 거시적으로 보면 구성원 개인의 실책보다 오랫동안 구태의연하게 시행된 시스템의 문제였다고 볼 수 있다. 구성원 전원이 교체된 것만으로 신문사가 쇄신하였다고 단언할 수 없을 것이다. 그렇기에 신문사에서는 2016년 사태를 취재하고 경계해야할 사례 삼아 기사화 시켰다. 앞으로 운영될 신문사가 끊임없는 내부 검열을 통해 독자들이 믿을만한 언론기구가 되길 바라본다.    

 

 

서혜원 기자

hyeohtwo@gmail.com

취재도움=김주연 기자

 

각주1: 서울권 29개 대학의 학보사 편집장들이 모여 만든 연합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