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술·비평
2018년 7월 12일

잠의 무게의 가벼움

수면이 충분한 인체의 가벼움과 수면이 부족한 삶의 질의 가벼움을 질문하고 공유하는, 수면예술가

잠의 잠식, 우리에게 잠이라는 수면의 무게는 각자에게 기체, 액체, 고체 또는 어느 상태로 존재하고 있는가? 수면은 보편적이어서 편하고 쉬운 정서로 다가온다. 그래서 설명이 많이 필요 없을 것 같기도 하지만 나를 비롯해 사람들은 수면에 대해 생각보다 제대로 알지 못한다. 지난 2년이란 시간 동안 수면 문화와 수면 콘텐츠 개발 연구를 통해 사람들에게 질문을 던졌던 과정에서 조금 예상외의 대답과 상황들이 있었다.

 

장예진 작품의 수면캡슐. 장예진 제공

 

글의 흐름은 질문과 대답을 찾는 과정으로 적어보려 한다.

수면은 무엇인가

수면문화연구소의 현 1인 연구자는 이 질문에 대한 대답들을 찾아가기 위해 현재 수면 공유 (Sleep Share)라는 개념으로 예술 관점의 수면 문화 프로젝트를 시작하게 되었다. 의학과 과학의 잠듦, 깨어 있음의 명확한 기능과 역할보다 수면의 정서와 감성, 반응의 현상들을 살펴보고 사람들과 소통하는 과정에 집중하는 것이 우선이겠다는 판단에서였다.

 

 먼저, 던진 질문에 답을 달아본다.

 

 생물학자, 정신의학자, 뇌바이오공학, 디지털정보학, 생태학, 나노학 등 많은 분야에서의 수면 전문가들은

 수면과 인체를 유지하는 생물체의 자연스러운 반응이자 생각과 창작을 활성화하기 위한 뇌의 중요한 기능의 순간들, 그리고 인간의 삶을 기반한 감정, 운동, 지각을 꿈과 연결하여 인체 집약적 케어 상태로 만들어나가는 상태로 정의하고 있다. 더불어 이들은 수면을 무한한 가능성의 영역으로 들여다보며 연구들을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기도 하다.

 

 또한 수면 의학에서는 수면에 있어서 뇌의 역할을 중요하게 보고 있는데, 수면 상태 동안 우리의 뇌는 ‘아밀로이드베타’ 분자 분해로 뇌의 노폐물을 제거하고, 학습의 기억력 향상과 함께 정서적으로 건강한 상태로 만들어 우울증과 비만, 스트레스 등 신체에 가해적인 상태를 해소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일상을 위한 준비과정이 수면에서 이뤄지며 꿈의 이미지가 삶의 원동력이 되는 감각과 정신을 재배열하고 재탄생시키고 있다는 것은 지그문트 프로이트(Sigmund Freud)를 통해서도 이미 알 수 있었던 부분이었다.

 

우리는 급변하는 과도기를 어떻게 마주할 것인가.

한편, 수면을 통해 이 시대를 바라볼 수도 있다. 조나단 크랠리(Jonathan Crary)는 <24/7 잠의 종말>을 통해 ‘1900년대 초, 산업혁명 이후 자본의 집약적인 발전과 기계의 등장, 노동의 집중화가 이상적인 삶으로 그려지면서 사람들은 수면을 업무로 대체하였다’는 것을 지적했다. 지금 우리의 수면 모습과 생활과 관념은 어떠한가. 자본과 업무에 밀려 줄어든 모든 것, 그것을 들여다보고자 할 틈도 없이 우리는 또 다른 과제로 창의적인 인간상을 요구받고 있지는 않은가.

 

 대안을 찾기 위한 노력으로 내가 주목하고 있는 것은, 인간에게 주어진 본능과 자연스러운 반응들이다. 어떤 방종과 나태함의 경계를 기본으로 물질과 비물질 간의 반응에서 오가는 순수한 에너지들 같은 것이다. 예술적인 관점으로 즉시와 직관에 주목을 만들었던 올라퍼 엘리아슨 (Olafur Eliasson)의 작품들이 생각난다. 빠르게 밀접해지는 초연결사회 속에서 다양한 인간이 각자의 존재감을 유지해 나가는 방식들은 또한 어렵지만 존재하리라 본다. 서로 성장하도록 서로가 서로를 지켜나가는 의지가 있을 때 지난 과거에 제거되거나 간과되었던 인간의 감각과 능력을 다시 찾아오는 기회를 줄 것이라 본다.

2017 장예진 작가 참여전시 kocca홀릉시연장. 장예진 제공

 

예술로 수면을, 수면으로 예술을 어떻게 감당할 것인가

수면과 예술은 닮아 있는 부분이 많다. 몹시-특별하게 자기만의 영역에서 자유롭게 만들어진다. 고요한 시공간, 깊어지는 암흑에 적응하는 단계를 밟고 가장 안전한 상태에서 꿈을 꾸며 수면의 농도에 따라 그곳에서 모든 감각은 재배치되고 확장된다. 지금의 테크놀로지와 인공지능을 통해 인체는 다시금 해석되고 분해되어 낯설게 변모하는데, 이러한 변화는 1940년대 컴퓨터가 발명되었을 때 있었던 것이기도 하다. 무의식과 꿈, 그 무한한 영역과 감각은 매일 생성-규칙-패턴-제거을 포괄하고 그 끝과 시작을 연결하여 나간다.

 

 이번에 나는 교내 수면공유 (Sleep Share) 참여전시에서 수면 과정을 공유하기 위하여 빛과 소리를 담은 수면큐브 설치물로 색과 사운드를 수면에 유리한 조건으로 콘텐츠로 일부 제작하였고, 큐브에 들어오는 참여자에게 제작된 색과 사운드콘텐츠가 인터랙션한 반응으로 제공되게 프로그래밍을 하였다. 이러한 시도는 주요 목표를 위한 과정이며, 이 도구를 통해 소통과 질문을 만나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이다.

 

 수면큐브는 물리적인 기술과 공간 영역을 넘어 각자의 수면 영역에서의 감성적인 표면을 의식해 보는 것, 자신의 수면 방식과 타인의 수면 방식을 교류하고 교환하는 과정을 다른 공간에서 경험하고 공유하는 의지를 담아내고자 했다. 센서(Sensor)의 기술적인 도구를 인체의 감각(sense)과 연결하는 감각 확장과 연산적인 작동을 통해 참여자의 직접적인 개입과 주관적인 정보로 다양한 방향을 짚어보는 과정이다.

 

장예진(전문사 영상원 멀티미디어영상과)

 

* 이번달 10일부터 14일(5일간) 한국예술종합학교 석관동캠퍼스 갤러리에서 장예진 작가의 졸업전시 <Sleep Share_From the surface of sleep>가 진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