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2018년 5월 9일

아니, 영화 값이 또 오른다고?

 

▲2013~14년 탄력요금제 도입 ▲2016년 좌석차등제 적용 ▲2018년 가격 1천원 인상···사실상 2년마다 관람료 상승

 

CJ CGV(이하 CGV)가 지난달 11일부터 영화관람료를 1천원 인상했다. 이어 19일에는 롯데시네마, 27일에는 메가박스가 나란히 가격을 올렸다. 이들 기업 관계자는 관람료 인상에 대해 △영화관 운영에 있어 재정 부담이 지속되었고 △국내 관람료가 국외 대비 저렴한 편이며 △한국 영화 진흥에 힘쓰기 위해서 였다고 전했다.

 

경쟁 없는 멀티플렉스 3사, 동반 가격 인상

 

국내 멀티플렉스 체인은 2009년 영화관람료를 일괄 1천원 인상한 이후 계속해서 부분적 인상을 시행해 왔다.

2013~14년에는 지역·요일·시간별 탄력요금제가 등장했다. 탄력요금제의 주요 골자는 영화관이 붐빌 때 관람료를 올리고, 한가할 때 일부 관람료를 내리는 것이었다. 2016년에 멀티플렉스는 좌석차등제를 내놓았다. CGV는 관객이 즐겨 찾는 좌석 가격을 올리고, 1열 등의 좌석 가격은 내렸다. 또한, 탄력요금제를 강화해 관람료를 9단계로 세분화했다. 롯데시네마도 요금제를 4단계로 나누었다. 이 같은 제도들은 가격 상승과 인하 항목이 함께 있지만 사실상 관람료 상승으로 이어졌다.

2018년 들어 관람료는 또 올랐고, 결국 2000년대 6천원 대였던 관람료는 올해 1만원 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영화진흥위원회(이하 영진위)가 작년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국내 멀티플렉스 시장은 CGV 롯데시네마 메가박스가 97% 점유하고 있다. 안정된 점유율을 바탕으로 이들 업체는 별다른 경쟁 없이 관람료를 동반 인상해 왔다. 서로 담합하면 이들과 가격 경쟁을 펼칠 업체가 거의 없기 때문이다. 2017년 기준 3사가 운영하는 멀티플렉스는 354곳, 그 외에는 단 7곳뿐이었다.

 

역대 매출 최대치인데 영화관 운영 비용에 볼멘소리

 

작년 영화관 평균 관람요금은 전년 대비 0.5% 감소한 7,989원이었다. 주 원인은  3D, IMAX 등의 특수 상영 영화의 관객 동원력이 약했던 탓이다. 더불어 ‘문화가 있는 날’과 각종 통신사 프로모션 이용객 확대도 영향을 끼쳤다.

그러나 극장 관객 수는 전년 대비 1.3% 증가한 2억 1,987만 명으로 역대 최다치를 경신했다. 매출액 또한 1조 7,566억 원으로 역대 최대치였다. 영화관 운영이 부담될 만한 적자 상황이 아니었다.

게다가 이들 업체는 영화관 운영에 더해 제작 및 배급을 맡는 계열사도 가지고 있다. 극장영업뿐만 아니라 제작과 배급업에서 역시 이들 기업은 큰 비중을 차지한다.

현재 한국 영화산업 전체 매출은 극장영업이 절반 가까이 차지한다. 배급과 제작은 그다음으로 큰 매출을 올리는 분야이다. 풀이하면 영화 전체 매출 대부분이 3대 기업에 돌아가고 있는 셈이다. 이들이 영화산업에서 취하고 있는 이익을 고려할 때 극장 운영비용이 부담스럽다는 핑계는 수긍하기 어렵다.

 

관람료 낮다 vs 관람 횟수가 많다

 

한편, 대신증권과 미래에셋대우 분석자료를 참고하면 우리나라 영화관람료는 글로벌 평균보다 낮다. 하지만 관람횟수까지 놓고 보면 얘기가 달라진다.

글로벌 산업정보조사 기관 IHS에 따르면 우리나라 사람들의 극장 관람 빈도는 세계에서 가장 높았다. 우리나라 1인당 연평균 극장 관람횟수는 약 4.3회로 글로벌 평균 1.9회의 두 배가 넘는다. 우리나라 영화 관람료가 세계 평균을 밑돌지만, 횟수가 많아 영화 관람에 실제 지출하는 금액은 결코 적지 않다.

 

영화 진흥 노력? 스크린 독차지일 뿐

 

이들 업체는 문화 주도라는 명목 아래 문화 독점을 해왔다. 자회사 영화를 위한 스크린 독과점은 꾸준히 제기된 논란이다. 3사는 스크린 몰아주기가 없다고 부정해 왔다.

그러나 이들 기업은 스크린 독과점으로 인해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로부터 과징금 조치를 몇 차례 받은 바 있다. 일례로 롯데시네마는 2014년 당시 흥행 예상순위 2위였던 롯데엔터테인먼트 배급 영화 ‘폼페이’를 흥행 예상순위 1위인 CJ E&M 배급 영화 ‘찌라시’보다 우선 배정했다. 이 사건에서 공정위는 “[롯데시네마가] 자회사 배급사와 다른 배급사 간에 차별적 상영배정을 하여, 배급사 간 공정한 경쟁을 저해하였다”고 판결했다.

또한, 배급사 리틀빅픽쳐스 전 대표 엄용훈씨는 대기업 스크린 독과점 문제를 지적하며 대표 자리에서 사퇴하기도 했다. 엄 씨는 “극장을 가진 대기업이 자사 계열 배급 영화에는 예매 오픈 시기를 2주 전으로 잡으면서, 중소 배급사 영화의 경우 개봉이 임박해서야 열어준다”고 전했다. 예매 오픈 기간은 예매율과 직결되고, 예매율은 상영관 배정의 기반이 된다. 개봉 초부터 상영관이 적었던 영화가 부진을 딛고 흥행하는 사례는 거의 없다.

 

당장 관람객에게는 영화관람료 인상이 가장 와닿는 문제일 테다. 하지만 그 원인은 대기업이 독점한 영화산업 구조에 있다. 영진위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런 [독과점] 시장구도는 향후에도 변화 없이 유지될 것”이라 분석했다. 부당한 폭리를 취하고 관객 볼거리를 위협하는 독점기업에 대한 대책이 시급한 상황이다.

 

 

서혜원 기자

hyeohtwo@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