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내 노동환경 개선 위해 전국대학원생노동조합 출범

대학원생 조교 근로 계약서는 커녕 최저 시급도 못 받아

구슬아 위원장, “대학원생 노동환경 개선 위한 실력 행사할 것”

 

 

대학원생노조마크ⓒ전국대학원생노동조합
대학원생노조마크ⓒ전국대학원생노동조합

 

 

지난 2월 대학 내 불공정한 노동환경 개선을 위한 ‘전국대학생원생노동조합(이하 대학원생노조)’이 출범했다. 대학원생노조는 출범 전부터 각종 언론과 사회단체, 외국 대학의 노동조합에서 관심을 받아왔고, 현재 전국 25개 이상 대학 소속 조합원이 가입해 빠르게 몸집을 불리고 있다.

 

 

불공정한 노동환경에 내몰린 대학원생

 

대학원생노조는 지난 2월 출범 전후로 성균관대학교 대학원생 조교 부당해고를 문제 삼아 릴레이 1인 시위를 진행하고 있다. 성균관대가 교육과 행정업무로 나뉜 기존의 조교 제도를 개편하며 수십 명의 행정 조교를 일시에 해고했기 때문이다. 현재 대학원생노조는 1인 시위와 함께 조교들의 일자리 승계와 장학금 보전이 골자인 성균관대 측의 약속 이행을 지속적으로 압박하고 있다.

 

대학원생은 보통 △학과 사무실 조교 △행정실 조교 △수업 조교 등 각종 사무 보조부터 △교내 연구소의 연구원 △대학 부설 기관 조교 등으로 일한다. 학교 시스템에 등록되어 노동에 종사하는 대학원생은 노동에 대한 대가로 근로 장학금을 받는다. 그러나 이는 어디까지나 장학금이기 때문에 근로기준법을 준수하지 않아도 된다. 정규직 교직원과 내용상 같은 행정 업무를 처리하지만 최저 시급에 미치지 못하는 금액을 받는 것이다. 장학생이기 때문에 근로 계약서 또한 작성하지 않는다.

 

 

1인 시위중인 전국대학원노조 구슬아 위원장ⓒ전국대학원생노동조합
성균관대 앞에서 1인 시위 중인 전국대학원노조 구슬아 위원장ⓒ전국대학원생노동조합

 

 

대학원생도 노동자

 

대학원생이 대학 내에서 노동하고 있다는 것은 분명한 현실이다. 구슬아 대학원생노조 위원장은 “아직 [대학원생의 대학 내 노동이] 노동이라는 개념의 범주에 들지 못한다는 것이 사회적 통념이지만 대학원생노조가 하고자 하는 일은 그러한 통념에 문제를 제기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또, “[대학원생의] 노동자성에 대한 선언과 사회적 인식의 확립이 선행될 때, 현행법의 영역에서 그러한 내용을 반영하는 법령들이 생길 수 있다”며 대학원생의 노동에 대한 사회적 인식 개선을 먼저 촉구했다.

 

구 위원장은 지난 2016년 동국대학교 학교 측이 조교의 노동권을 보장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대학원총학생회가 동국대 총장을 고발한 사건을 예시로 들었다. 구 위원장은 “아직 소송이 완전히 끝난 것은 아니지만 진행 과정에서 고용노동부가 ‘행정 업무를 보던 대학원생 근로 장학생들의 노동자성을 인정’하는 행정 해석을 내린 바 있다”고 밝혔다. 현행법상 대학원생을 노동자로서 보호할 수 있는 법은 없지만, 해석에 따라 대학원생도 얼마든지 노동자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노동운동과 탈권위주의 운동 함께할 것

 

대학원생노조가 제시한 통계에 따르면 전국 대학원생의 63~66%가 자신을 노동자로 여긴다고 답변했다. 여태껏 국내 대학에 노동조합이 없었던 것이 이상할 정도이다. 구 위원장은 “(노동조합은) 대학원생의 처우 개선을 위해 학교에 읍소하는 것이 아닌 협상을 요구하고 결렬 시 실력을 행사할 수 있는 조직”이라며 “권한 행사를 통해 분배의 질서를 다시 세움으로써 노동의 조건 등을 개선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라고 주장했다.

 

한편 대학원생노조는 대학 내 탈권위주의 운동도 함께할 생각이다. 과거 언론에 보도된 바 있는 △대학원생 스캔 노예 △인분 갑질 등 대학원생을 상대로 한 위계폭력 또한 대학 내 불공정한 노동환경을 개선하는데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대학원생노조는 △조합원 교육 △각종 학내 캠페인 △대학 구성원 전체를 한 문화 사업을 통해 대학 내 불필요한 위계질서를 몰아내고 상호 평등한 관계를 정착시켜 대학 사회의 근본적인 변화를 꾀하겠다고 밝혔다.

 

 

예술계열 대학원생의 많은 참여 바라

 

대학원생노조는 대학원생들의 노동권, 인권과 관련된 전국 단위의 실태 조사를 주력 사업으로 꼽았다. 또한, 대학원생 처우 개선 및 권리 제고를 위해 국회를 대상으로 정책 제안도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인문계 사안으로는 동국대 총장 고발 이후 예상되는 각 사립대학교의 조교 제도 개악에 대한 대응을, 이공계 사안으로는 연구실 내 인건비 횡령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정책 제안 등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우리학교 예술전문사 학생이 대학원생노조에 가입해 목소리를 내고 있는지 확인할 수는 없었다. 조합원의 신변 보호가 가장 우선적이라는 이유이다. 다만 구 위원장은 “예술계열 대학원생들이 겪고 있는 어려움에 대해서도 알고 있다”면서도 “더 많은 예술계열 대학원생이 노동조합에 가입해 중앙 집행 단위에 현장의 목소리를 전해주길” 바란다며 예술계열 대학원생들의 참여를 촉구했다.

 

 

최민기 기자

choiminki1997@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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