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2018년 3월 13일

폭풍이 지나가고, 일자리센터 직원들은 어떻게 되었는가?

일자리센터 직원들 무기계약직으로 전환

그러나 사업은 여전히 불안정하다는 지적 제기돼

 

성명서

▲비정규직 노동조합이 게시한 성명서

 

“한예종 학생과 졸업생의 일자리를 위해 일해왔는 데 제가 일자리를 잃게 되었어요.”

 

지난 1월, 예컨대 프로젝트로 잘 알려진 청년 예술가일자리지원센터(이하 ‘일자리센터’) 직원 중 한 명이 우리학교 벽보에 대자보를 게시하였다. 이와 동일한 내용의 글이 우리학교 대나무숲에도 올라왔고 학생들 사이에서 큰 화제가 되었다. 또한, 2월 6일 《베타뉴스》에서도 일자리센터와 관련하여 “고용 안정 촉구하는 한예종 일자리 지원센터 직원들”을 보도하였다. 기성언론의 경우 최초 보도였다.

 

우리신문도 《한국예술종합학교신문》 제286호 “학교와 산학 사이, 길 잃은 일자리센터”를 통해 일자리센터가 마주한 현실을 다룬 적이 있다. 그러나 이후에도 상황은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던 찰나였다. “김봉렬 총장은 이들의 고용안정을 약속하였으나 이는 계약서 작성이 아닌 구두약속 뿐이었다”는 것이 일자리센터 직원들의 입장이었다.

 

대자보가 학교에 붙은 뒤로 총무과 신종필 과장이 직접 일자리센터 직원들과 소통하며 무기계약직 추진에 박차를 가하였다. 계약서 작성과 관련된 논의는 2월 26일부터 시작되었고, 28일에는 일자리센터 직원들 모두가 산학협력단(이하 ‘산단’) 과 무기계약직 계약을 체결하였다. 이번 계약서 작성을 통해 작년부터 이어져온 갈등이 일차적으로 해소되었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아직 풀어야 할 숙제들은 많다.

 

 

문제점 1 : 인건비와 대체인력 문제

일자리센터 직원들이 직면해 있는 가장 큰 문제는 이들의 인건비가 여전히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체부’)로부터 나오는 체육진흥기금에 책정되어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직원들이 기금을 받아오지 못했을 시 월급 지급에 차질이 생길 수도 있다. 또한, 2018년도 기준으로 일자리센터 직원들의 인건비가 세 명이 아니라 두 명 분의 것밖에 책정되어 있지 않다. 산단과의 계약 성사로 일자리센터 직원 중 한 명이 나가야 하는 상황은 막을 수 있었지만 2018년도 사업비 내 인건비 금액 조정은 사실상 불가능한 것이었다.

 

이에 산단의 설종수 부단장은 “일단 일자리센터 직원분들은 우리 소속이 되었다”며 “이들의 고용이 보장받을 수 있도록 총무과와 협의하여 방안을 강구하겠다”고 말했다. 기금 사업이 중단되더라도 이들이 산단에서 계속 일할 수 있도록 조치하겠다는 입장이었다. 총무과 신종필 과장도 “일자리센터 직원들의 소속은 학교가 아니라 산단이지만 학교는 일자리센터 사업을 계속 주시하고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일자리센터가 산단 산하로 편입되면서 기존 업무 내용이 달라질 가능성도 있다. 뿐만 아니라 일자리센터의 이지혜 대리가 육아휴직을 신청한 관계로 세 명이서 분담해온 업무를 두 명이서 담당해야하는 상황이 되었다. 이에 설 부단장은 “일자리센터만큼 산학협력단에도 인력난이 있다”며 “[일자리센터가 산단에 소속된 이후] 기존에 산단 직원들의 업무였던 것도 담당하게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현재 산단과 일자리센터 모두 학교에 대체인력을 요청한 상태이다.

 

 

문제점 2 : 복잡했던 계약서 작성

이런 상황을 두고 일각에서는 학교가 일자리센터를 산단에 떠민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되기도 한다. 하지만 이는 사실로 보기 어렵다. 《한국예술종합학교신문》 286호 “학교와 산학 사이, 길 잃은 일자리센터”에서 “2014년 9월에 김봉렬 총장 명의로 게시된 ‘한국예술종합학교 기간제 근로자 채용 공고’를 통해 우리학교 [학생과 부설기관인] 학생지원센터에 고용되었다”고 보도하였다. 정확히 말하면 일자리센터 직원들은 당시 학생지원센터장이었던 연기과 김선애 교수와 계약서를 작성한 것이었다.

 

그러나 계약한지 1주일가량 지난 시점에서 갑 자기 산단으로 계약이 변경된 상황은 학교가 일자리센터 직원들을 산단으로 떠넘기는 것처럼 여겨질 수도 있었다. 이에 오올리 학생과장은 “2014년 9월 일자리센터 직원들이 채용될 당시부터 계약 주체는 학교가 아니라 산단이었다”며 “채용된 후에 산단으로 계약 주체를 변경한 것은 정해졌던 일”이라고 말했다. 이는 설 부단장도 동의한 부분이다. 학교는 김선애 교수가 일자리센터 사업을 최초로 기획하였기에 학생과에 본 사업이 잘 자리 잡을 수 있도록 도움을 줄 수 있도록 요청하였고, 그 뒤엔 협조자로서의 역할을 다 했을 뿐이라는 것이었다.

 

바로 이 지점에서 학생과와 일자리센터 직원들이 대립각을 세웠다. 일자리센터 직원들은 “계약 변경과 관련된 사안은 채용될 당시 사전 공지가 없었다”고 주장하는 반면 학생과는 “그걸 몰랐다는 건 말이 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문제는 이와 관련된 사실을 확인할 방법이 없다는 것이다. 당시 일자리센터 직원들의 채용을 담당하였던 주무관들이 이미 다른 보직으로 발령받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학생과와 일자리센터의 대립은 불가피하였는가? 그렇지는 않다. 이의를 제기할 수 있는 부분이 있다면, 계약 주체를 변경할 때, 산단에 보낼 계약변경요청서를 먼저 작성하지 않고 곧 바로 계약 변경을 추진했다는 점이다. 일자리센터 직원들이 계약서를 작성한 2014년 9월이었고 계약 변경은 그 일주일 뒤에 이루어졌다. 하지만 계약변경요청서는 그로부터 4~5개월이 지난 다음이었다.

 

학생과는 계약변경요청서를 먼저 작성한 후에 일자리센터 직원들에게 계약 변경을 논의하였다면 상황이 더 나았을지 모른다고 밝혔다. 계약 변경이 사전에 준비된 사안이었다 할지라도 일자리 센터 입장에서는 협의가 아니라 통보로 여겨질 소지가 많았던 것을 사실상 인정한 것이다. 현재는 산단과 계약이 완료된 상황이지만 계약 변경 요청 전에 계약 변경을 앞서 진행한 것은 아쉬운 대목이다.

 

일자리센터 연표

 

매년 줄어드는 기금 사업비, 그 해결책은?

일자리센터 프로젝트 사업은 우리학교에서 시작되었다. 하지만 문체부의 권고에 의해서 이 프로젝트에 참여할 수 있는 대상으로는 우리학교 학생들뿐만 아니라 예술업계에 종사하고 있는 학생들 모두가 되었다. 본 사업이 우리학교에 자리를 잡고 있다 할지라도 일자리센터는 기금으로 운용되는 국가사업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프로젝트에 실린 무게와 기대감과는 달리 사업의 안정성은 보장받지 못하고 있다. 사업이 시작되었던 2014년에는 사업비가 5억 원이 었지만 현재는 3억 원까지 줄었다. 사업평가도 준수하였는데 사업비는 왜 매년 줄어들었을까? 이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문체부의 기금 사업이 어떻게 시작되고 관리·감독되는지 알아볼 필요가 있다.

 

문체부 도표

 

기금은 기본적으로 복권사업을 통한 수익금으로 조성된다. 기금은 각 정부 부서마다 보유하고 있는데, 문체부에서는 크게 체육진흥기금과 문화 예술기금 두 가지가 있다. 두 기금은 각각 체육국과 문화국이 담당한다. 처음에는 문체부가 직접 이 기금들을 관리하였으나 2017년부터 문체부의 기금 예산 관리를 문체부 자체 내에서 하지 않고 기획재정부(이하 ‘기재부’)가 맡게 되어 그 심사도 이전보다 까다로워졌다. 게다가 매년 기금 사업을 위해 신청하는 사업단들이 늘어나는 추세라 한 사업이 정기적으로 기금을 받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렇기에 이 사업이 유지되기 위해서는 일자리 센터 직원들의 노력만으로는 해결될 수 없다. 산단과 학교의 협조가 절실하다. 신 과장은 “학교가 이 사업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있기에 내년도에는 사업 규모를 확장할 수 있도록 조치할 것”이라고 말했고, 설 부단장은 “[일자리센터와] 앞으로 좋은 협력관계가 되었으면 한다”고 밝혔다.

 

 

조영오 기자

haemonghaemong@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