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2018년 3월 13일

무용원 위계폭력, 징계 이후를 묻는다

무용원 내 학생소리함 신설
하지만 무용원과 원학생회 사이의 소통 부재해 …

 

2017년 12월 7일 목요일, 우리학교 서초동 캠퍼스 103호에서 무용원 실기과 한국무용전공 4학년 학생 8명의 주최로 해당 학과 학생들의 전체 집합이 이루어졌다. 집합의 과정에서는 폭언과 폭행이 있었으며, 한 학생이 공황 발작을 일으켜 병원으로 이송되었다.

 

사건 발생 후, 무용원 교수진은 무용원 학생 모두를 긴급소집하였다. 무용원학생회장단은 사건의 진위여부를 파악하고 피해 학생들을 대변하여 의견을 전달하였고, 무용원 측에서는 조사위원회를 꾸렸다. 조사위원회는 무용원 교수진들을 주축으로, 무용원 내 학교폭력이 일어났을 경우 사건 조사에 착수한다.

 

사건 현장에 있던 학생은 총 41명에 달한다. 피해자들의 증언에 따르자면 “가해 학생들이 남학생들에게 바닥에 머리를 박으라고 한 뒤, 나무 막대기로 하체를 폭행하였다”며 “일부 여학생들에게는 머리박기, 투명의자, 엎드려뻗치기 등을 시켰다”고 말했다. 이후에도 이들은 “폭언과 가혹 행위가 멈출 줄을 몰랐다”며 “이 과정에서 한 피해 학생이 공포감으로 인한 공황 발작을 일으켜 구급차로 호송되었다”고 말했다.

 

이에 징계위원회는 직접 폭행을 가한 학생에 게 방학 중 유기정학 60일 징계 조치를 내렸다. 나머지 7명의 가해자에게는 10일간의 근신처분 과 함께 총 60시간의 소양교육을 이수하도록 하 였다. 소양교육의 강사진은 외부 전문 강사 및 무 용원장 등으로 구성되었다. 그리고 가해학생 전 원에게 한 달 동안 서초동 캠퍼스의 세 곳(각 층 엘리베이터 앞 및 게시판)에 공개사과문을 게재 하게 하였다.

 

징계위원회는 학생들에게 형식상의 단순 징계보다는 ‘재발방지 및 교육적 효과’를 최우선으로 보고 가해학생들에게 반성의 시간을 주기 위해 60시간 동안의 소양교육 이수와 1개월 동안 실명으로 공개사과문을 부착하게 하는 등의 징계를 내린 것으로 밝혔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징계의 수위가 너무 낮다는 의견이 나오기도 했다. 이에 징계위원회 측은 “더 강하게 징계를 내려야하는 것을 인정하지만, 기존에 있던 판례를 참고하여 징계를 내렸다”는 입장을 밝혔다. 무용원학생 회장단의 조사결과, 판례의 사건은 이번 사건보다 더 심각한 것이었지만 징계는 정학 60일에 그친 것으로 확인되었다.

 

지난 2017년 무용원학생회장단은 위계질서 T/ F를 발족했다. T/F는 무용원 학생회장단과 학생대표 1명으로 구성된다. 하지만 본 T/F는 「한국예술종합학교 학칙」 제67조(징계) 1항, 「한국예술종합학교 학생징계에 관한 규정」 제4조(위원회) 2항에 따라 징계 권한은 가지고 있지 않다. 이들은 위계질서 개선을 위한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정기적인 회의를 진행하였다.

 

T/F 회의에서 나온 주요 안건으로는 학생들과의 소통을 강화하기 위해 ‘학생소리함(오프라인)’을 설치하는 것이었다. 학생소리함은 현재 운영 중이며 학생들이 직접 신고할 수 있도록 부원장의 개인 연락처도 기재해두었다. 또, 학생들의 인식변화를 위해 외부전문가를 활용한 폭력예방 및 양성평등관련 교육을 3월 17일(토)에 무용원 전임교원 및 전체 학생대상 교육을 실시할 예정이다.

 

그러나 무용원 학생회장 손정민 씨는 “이러한 사후 조치에 대해 전해들은 바가 없다”고 말했다. 이에 무용원 행정실 정영애 실장은 “무용원 위계 질서 T/F의 발족 사실은 알지 못한다”며 “회장단 에게 굳이 전달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이는 무용원과 원학의 소통이 부재했음을 사실상 시인 한 것이다.

 

본 사건은 가해자들이 징계를 받는 것으로 마무리되었다. 하지만 무용원학생회장단은 여기서 멈추지 않고 확실한 제도개선과 위계폭력에 대한 학내 인식 변화를 위해 성평등상담소와 연계된 독립적인 조직을 계획하고 있다. 손정민 씨는 “전문적인 지식을 통한 직접적인 피해자 도움을 목적으로 하며, 학교 본부까지 소통이 가능한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아직 학교와 협의한 부분은 아니다. 무용원 학생회 위계질서 관련 내부규정 또한 타대학 내부규정을 참고하며 보완될 예정이다.

 

 

임소희 기자

chocholim76@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