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2017년 11월 29일

우리학교에 신규원이 생긴다고?

학생들, 갑작스러운 신규원 도입에 반대의견 많아

이동연 기획처장 “확정 사항은 아직 없어, 교과과정 개편을 위한 계획단계일 뿐”

지난 10월 24일 서울 중구 정동 달개비에서 우리학교 개교 25주년 및 제8대 김봉렬 총장 연임 기념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간담회에서는 △통합캠퍼스 이전 문제 △지역거점형 예술 창작 공간 조성 △융합예술센터 설립 △중국진출을 위한 프로젝트구상 등이 언급되었다.

 

그러나 무엇보다 눈길을 끈 것은 신규원인 7·8원의 설립계획이었다. 총장은 7원 ‘융합예술원’(가칭)에 △게임창작 △창조서사 △미디어아트 △가상네트워크퍼포먼스 △예술과 놀이 △커뮤니티아트 △소셜아트 △적정기술예술 △콘텐츠포맷팅 등 새로운 학과 및 수업을 개설할 것이라 밝혔다. 또한 8원 ‘대중예술원’(가칭)에는 △게임학과 △대중음악학과 △뮤지컬학과 △서사창작학과를 신설할 예정이라 말했다.

 

이러한 내용은 여러 언론을 통해 보도되었고 학생들에게 퍼지면서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동아리 ‘돌곶이 포럼’에서는 교내 본부 근처에 대자보를 붙였다. 총장의 독단적인 7·8원 추진에 대한 응답을 촉구하는 내용이었다. 우리신문 또한 기자간담회 이후 학생과에 신규원 신설 계획에 관해 문의했지만 “아직 결정된 바 없는 사항”이라는 답변을 받았다. 아직 학내 구성원들과 논의가 되지 않은 사항이 외부 기자들을 대동한 간담회에서 언급되었다는 점은 더 큰 논쟁거리였다.

 

결국 학교 측에서 입장을 표명하기 위한 자리를 마련했다. 21일 오전10시에 진행된 이 자리에는 △이동연 기획처장 △총학생회장 황예정(음악원 기악과 12) 씨 △신문사 대학취재부장 김주연(영상원 영상이론과 17) 씨 △신문사 대학취재부 기자 서혜원(미술원 미술이론과 17) 씨와 ‘돌곶이 포럼’ 회원인 △오승원(영상원 방송영상과 17) 씨 △최다은(영상원 방송영상과 17) 씨가 참석했다.

기획처장과의 면담 ⓒ 안서연

기획처장과의 면담 ⓒ 안서연

 

이동연 기획처장 “신규원 신설 계획 중이나 구체적인 건 아직”

이동연 기획처장은 신규원 신설이 총장의 재임 공약사항이라 전했다. 단, 공약에서 명확하게 7·8원이라고 제시하지는 않았다. 기자간담회에서 얘기한 7·8원은 예시로 든 내용이었다. 명확한 내용은 신규원을 추진하겠다는 계획뿐이었다. 하지만 당시 기자들은 총장의 7·8원에 대한 언급을 집중적으로 보도했다. 이 처장은 과도한 보도로 인해 계획에 불과했던 발언이 기정사실화처럼 부풀려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총장의 계획을 실무로 진행하는 기획처는 학생은 물론이거니와 교수와 교직원들에게도 반발을 샀다.  

 

이 처장은 신규원에 대해서 아직 구체적인 방안은 어느 것도 정해지지 않았고, 학교 측에서 독단적으로 진행하고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다고 강조했다. 신규원은 기존원에 통합되어 출현할지, 7원이 될지, 8원이 될지 모르는 일이며, 신규원 이름조차 전혀 논의된 것이 없다고 했다. 이 처장은 12월에 예정된 교수연찬회에서 이러한 내용을 밝히며 오해를 풀 것이라고 말했고 학생들에게도 총학생회와 신문사를 통해 이러한 사항을 전달하도록 요청했다.

 

이 처장은 “우리학교는 지난 98년 전통예술원을 마지막으로 6개원 체제를 도입한 이래로 변화가 없었다”며 근 20년간 변하지 않았던 학교 체제에 변화를 모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처장은 계획이 가시화되면 학생들과도 구체적인 방안을 회의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할 것이고, 향후 교수와 교직원 학생들 모두의 의견을 수렴하기 위해 노력할 것을 약속했다.

 

신규원 신설 과정 만만치 않아

만약 신설원이 들어서는 것이 학교 내부에서 확정된다고 해도 외부적으로 많은 단계를 거쳐야한다. 먼저 우리학교는 문화체육관광부 소속이므로 문체부와 교육부의 승인을 모두 받아야 한다. 또한 수도권 대학은 대학에서 임의적으로 학생수를 늘리지 못하도록 학생 정원이 동결되어 있어서 이 부분에 대한 허가도 받아야한다.

 

이미 우리학교에서는 10년 전 융합예술을 위한 통섭원 교육과정이 추진된 적이 있었다. 그러나 이 시기 문체부로부터 정밀 감사를 받으며 학교자체 구조조정 논란에 휩싸였다. 감사결과 우리학교는 이론과를 없애고 실기 중심 교육과정으로 개편할 것과 협동과정을 축소 혹은 폐지할 것을 권고받았다. 학교 존폐의 위기 속에서 통섭원 추진은 좌절될 수 밖에 없었다. 그 이후 교육체제 개편을 위한 시도는 소극적이었다. 이것이 지금 신규원이 마냥 진취적으로 추진될 수 없는 이유이다.  

 

우리학교는 국립학교라는 특성상 정치적 상황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학생들을 위해 마련되어야 할 교과과정이 언제든지 정치적 제단에 의해 희생될 수 있다. 이러한 상황을 고려할 때 신규원 신설이 현실적으로 진행될 수 있을 지는 확답할 수 없다.

 

학교는 학생들의 것, 학내 구성원 의견 우선되어야

우리신문 대학취재부에서는 19일부터 23일까지 5일간 교과과정 신설에 대한 학생 의견을 묻는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설문조사에는 우리학교 학생 219명이 참여했다. 설문조사 항목들은 기획처장과의 만남 이전 총장의 기자간담회를 기반으로 작성되었던 것이다. 기획처장은 기자간담회 내용이 예시로 든 즉흥적이 답변이라 얘기했으므로 설문조사의 결과치가 모두 유효하지는 않으나 학생들이 원하는 새 교육과정을 확인해볼 수는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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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들은 신설원에  반대하는 의견이 많았다. 사전에 협의 된 적 없는 생소한 내용이었기 때문에 반감이 컸던 것으로 풀이된다. 학생들이 반대한 가장 큰 이유는 ‘대학의 상업화’였다. 반대인원 165명 중 113명이 ‘대학 상업화’를 반대이유로 선택했다. 뒤이어 85명이 ‘기존 교육과정에 추가 도입가능’을 이유로 반대했다. 이외에 신규원 신설 시 기존원이 더욱 소외될 것을 우려하는 의견도 많았다. “6개원이나 잘 챙겨주세요.” “기존 원 지원에 더 신경 써 주셨으면 합니다” 등의 건의사항이 달려 기존 교육과정에 대한 불만 제기가 많은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반면, 교과과정 개편에 찬성하는 이유로는 54명 중 37명이 ‘다양한 교과를 수강할 수 있다’는 것을 이유로 들었다. 비슷한 인원인 32명은 ‘우리학교에 미래지향적 교육과정이 없다’는 이유로 신규원 신설에 찬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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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총장이 예시로 제시한 교육과정 중 학생들이 지지를 보낸 것은  게임창작, 미디어아트, 융합예술원 예술경영 등이 있었다. 이 밖에 제시되지 않은 교육과정 중 학생들이 추가로 건의한 것으로는 문학원이 많았다. 여기에서 서사창작전공과 예술경영전공이 이미 존재 하는데도 신규 교육과정으로 개편되길 원한 의견이 있었다는 점이 특이하다. 서사창작전공과 예술경영전공은 협동과정 폐지 이후 서사창작전공은 연극원으로, 예술경영전공은 연극원과 무용원으로 나누어 소속되었다. 설문조사에서 이 두 전공 교과과정 신설을 요구한 것은 현재 소속원에서 독립되고자 하는 학생들이 존재한다고  풀이될 수 있다.

 

총학생회에서는 이번 신문사의 설문조사에 이어 학교 측의 입장을 포함한 새로운 설문조사를 배포할 예정이다. 이는 학생들의 신규원 신설에 대한 의견 개진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한 달간 학교를 달구었던 신규원에 대한 소문은 이제 막 시작되는 단계에 진입한 것으로 확인됐다. 신규원의 실현은 여전히 확답할 수 없지만, 이왕 교과과정을 개편하기 시작한다면 학교교육의 당사자이자 주인인 학생들의 의견이 무시되지 않아야 할 것이다. 이 처장이 밝힌대로 학교 측은 학생들의 의견이 최대한 반영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학생들도 이 문제에 대해 지속적으로 관심을 기울여야한다. 우리들의 학교를 위한 우리들의 의견이 필요한 시점이다.

 

 

대학취재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