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가구, 인간답게 자리잡기

청년주거 기획 (2) : 민달팽이 유니온 조현준 사무처장 인터뷰

 

집은 누구에게나 필요하며 어디에나 있다. 하지만 서울 시내 안에서 청년들이 걱정 없이 머물 수 있는 공간은 어디에 있는 걸까. 50만 원에 육박하는 원룸 월세와 학생 입장에서 도저히 구할 수 없는 액수의 보증금이 당연한 조건이 된 서울 시내 안에서, 청년 계층은 지옥고(반지하·옥탑방·고시원)와 같은 빈곤한 주거 환경으로 자연스럽게 내몰리고 있다. 독립과 정착은 이제 막 사회로 나가려는 청년들에게 가장 어려운 과제로 자리 잡았다.

 

‘민달팽이 유니온’의 활동은 이러한 현실로부터 시작한다. 이들은 기숙사 증설을 요구하는 학내 단체로 시작하여, 그 반경을 조금씩 넓혀가 지금은 청년주거문제 전반에 대해 이야기하는 시민단체로 자리 잡았다. 이들은 청년주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어떤 활동을 하고 있으며, 현 주거정책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을까. <한국예술종합학교신문> 사회부에서는 청년주거 문제를 다루는 두 번째 기획으로 ‘민달팽이 유니온’의 조현준 사무처장을 만났다.

 

민달팽이 유니온 조현준 사무처장ⓒ서은수
민달팽이 유니온 조현준 사무처장ⓒ서은수

 

‘민달팽이 유니온’이 어떤 단체인지에 대한 소개를 부탁드린다.

우리는 청년주거문제를 고민하고 이에 관해서 사회에 이야기하는 단체이다. ‘민달팽이 유니온’과 ‘민달팽이 주택협동조합’ 두 개의 단체로 분리되어 있다. ‘민달팽이 유니온’은 시민단체 격의 단체로, 주로 주거상담, 연구, 실태조사 등의 활동을 한다. 청년 당사자들의 이야기를 듣고 그것을 정책에 반영하기 위해 목소리를 내는 역할도 한다. 한편으로는 주거상담사 교육 과정을 통해서, 임대차 관계 같은 주거 고민들을 해결하기 위해 교육이나 강의를 다니며 청년주거문제를 알리는 역할을 한다. ‘민달팽이 주택협동조합’은 ‘달팽이집’이라고 하는, 비영리성을 중심으로 한 사회주택을 청년들에게 직접 공급하는 단체이다.

 

 

‘민달팽이 유니온’이 만들어지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기본적으로 청년주거문제의 심각성에서 시작한다. 사회적인 관점에서 보면 IMF 이후에 실업률이 계속 올라가고, 소득이 적어지고, 부동산 가격이 비싸졌다. 우리나라 같은 경우는 주택이 워낙 부족했었다. 그걸 메꾸는 과정에서 중·대 평수의 아파트·주택은 굉장히 많이 공급된 데에 비해 1인 가구를 위한 소형 주택은 공급이 잘 안 됐다. 그러다 보니 청년을 위한 집이 별로 없었고, 고시원 같은 열악한 주거환경으로 내몰릴 수밖에 없었다. 또한, 주택 가격이 굉장히 비싼 데 비해서 소득이 적다 보니까 주거비 부담 문제가 발생했다. 그런 문제를 말할 수 있는 사람이 필요하게 돼서 시작하게 된 거다.

 

우리는 처음에는 학내단체에서 출발했다. 대학교에 기숙사가 굉장히 없지 않나. 기숙사에 들어가고 싶어도 추첨에서 떨어지기도 하고, 기숙사에 들어가는 애들한테 ‘전생에 나라를 구했냐’ 이런 얘기를 막 하는데.(웃음) 그래서 기숙사를 좀 지어 달라는 요구로 시작을 해서 고민이 깊어지다 보니까 청년주거문제 전반에까지 활동이 이어지게 되었다.

 

 

‘민달팽이 유니온’이 청년 주거 개선을 위해 진행하고 있는 활동 중 중점적인 몇 가지를 소개해달라.

주거상담을 기본으로 하고 있다. 청년들이 직접 부동산에 가서 집을 찾고 계약하는 과정이 매우 복잡하고, 계약이 잘못되었을 때 발생하는 분쟁도 많다. 우리나라에서는 그것에 대해 정규 교육과정에서 전혀 배우는 게 없지 않나. 그런 문제에 대해서 법에서 보호를 받을 수 있다는 것이나, 민간임대주택이 아니더라도 좀 더 저렴한 주택에 입주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는 걸 미리 알려주는 차원에서 주거상담을 한다.

 

그 이외에는, 사회주택으로 ‘달팽이집’을 공급하고 있다. 청년들이 출자금을 조금씩 모으면 목돈이 되는데 그걸로 전셋집을 임대한다. 그리고 시세보다 저렴한 월세로 청년들에게 다시 임대를 해 주는 거다. 2인실 같은 조건이 딸려 있긴 하지만, 그래도 비교적 저렴한 가격으로 주택을 공급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는 거다. 한편으로는, 1인 가구에서 혼자 살면 고립감을 느끼지 않나. 그렇지 않도록 교육 같은 걸 통해 거주 청년들이 공동체도 이루고 사회적으로 안정감을 느끼며 살 수 있도록 한다. 일종의 실험적인 주택을 공급하고 있는 거다.

 

이 밖에 곁가지로 많은 일을 하고 있다. 내일도 기자회견이 있는데, 가령 문재인 정부에서 청년 관련한 주거 관련 정책을 발표했는데 문제가 무엇인가에 대해 이야기를 하기도 한다. 한편으로는 연구용역사업을 해서 청년주거문제 전반의 실태를 연구하는 작업도 한다. 대체적으로 그런 청년 주거와 관련된 여러가지 일을 하고 있다.

 

단체 소개 이미지ⓒ민달팽이 유니온 공식 블로그
단체 소개 이미지ⓒ민달팽이 유니온 공식 블로그

 

 

국토연구원의 조사에 따르면 현 주거정책에 대한 청년 1인 가구의 인식률은 절반 이하에 그쳤다. 청년주거지원정책에 대한 인식이 저조하고, 실현 가능성이 낮게 평가되는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일단 홍보가 잘 안 된다. 대학생들을 위한 주거정책이 ‘LH대학생전세임대’, ‘SH희망하우징’, ‘행복주택’ 등 여러 가지 있는데, 청년들이 일단은 그게 있는지를 모른다. 그래서 청년들이 독립을 하더라도 막상 공공임대주택 같은 걸 알아볼 생각을 안 하고, 기숙사나 학교 주변의 원룸을 먼저 생각하는 게 현실이다. 정책을 시행하더라도 홍보가 없는 상황에서 지원정책을 알고 입주하는 게 신기한 일이다. 또한 공공임대주택이 뭐고 민간임대주택이 뭔지, 이런 [체계에 대한] 교육이나 인식의 부재도 있다. 청년들이 그런 것들에 대해서 알 수 있는 방법이 없다 보니까, 정책이 있더라도 들어갈 수 없다는 말이다. 근데 그거에 앞서 가장 근본적인 것은, 정책 종류는 많지만 가용한 주택의 물량 자체가 많지 않다는 것이다. 가령 기숙사가 있어도 사실은 들어갈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별로 없지 않나. 조건도 복잡하고, 추첨에서 떨어지면 끝인 것처럼.

 

 

‘주택의 물량 자체가 없다’고 말씀하신 것처럼, 수도권 지역 행복주택의 경우 경쟁률이 몇백, 몇천 대 일이 넘는 경우가 허다하다. 이런 현상을 보면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고 해서 실제로 청년들이 입주할 수 있는 실효성은 낮다는 생각이 든다. 이렇듯 청년임대주택 공급 부족 현상이 일어나는 이유는 무엇일까.

첫번째는 일단 청년들을 위한 임대주택이 아니더라도, 우리나라는 전체 임대주택 비율이 적은 편이다. 유럽 같은 선진국을 보면 전체 주택 물량 중 14~15% 정도가 기준인데, 우리나라는 5% 정도밖에 안 된다. 그 중에서 청년들이 들어갈 수 있는 것은 신혼부부를 포함해서 1% 정도이고, 신혼부부를 제외하면 소수점 대까지 떨어진다.

 

두번째는 청년을 위한 임대주택의 사회적 인식이다. 요새 뉴스 같은 데도 많이 나왔지만, 서울 시내 공공기숙사 짓는다고 하면 그 기숙사를 짓는 부지 주변에 있는 집주인들, 아파트 주민들이 반대하지 않나. 그런 걸 지자체나 정부에서는 무시할 수 없다. 그런 사회적 인식들이 청년주택을 지을 수 없게 만드는 데 중요한 이유를 제공하기도 한다. 이 두 가지가 가장 직접적인 요인이다.

 

또한 공공임대주택 같은 경우 수급자와 같은 아주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서 짓는 거고, 청년들은 돈을 벌 수 있는 능력이 되니까 다른 수단으로 지원을 해야 한다는 논의가 많다. 그래서 인식적인 측면, 공공임대주택 물량 자체가 적다는 것, 그리고 그걸 해결하려는 의지도 많이 없었다는 것이 이유가 된다.

 

 

현 정부의 ‘역세권 2030 청년주택’ 정책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고 있는지 듣고 싶다. 공공의 힘만으로 임대주택을 확보하는 것의 어려움을 보완하기 위해 민간과 힘을 합쳤다는 것이 이 정책의 요지로 보이는데, 이러한 방향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가.

크게 비판하는 부분은 두 가지이다. 하나는 너무 비싸다는 것이고, 두 번째는 왜 민간과 같이 해서 민간에 혜택을 주느냐이다. 정책의 대상층이 다를 수는 있다. ‘역세권에 지어서 도심권에 출근하는 청년들을 용이하게 한다’는 취지인데, 대상자가 심한 주거빈곤에 처해 있지 않더라도 일종의 다양화를 위해서 [이런 정책이 필요하다고 판단하고] 기관에서 나선다면, 그 취지에는 공감할 수 있다.

 

문제는 해당 정책이 대부분 민간자본으로 임대주택을 짓고 20% 정도만이 공공으로 지어지는데, 그것조차도 비싸다는 거다. 한편으로는 그걸 짓기 위해서 많은 특혜를 민간기업에 부여한다. 제도적으로 절차를 간소화한다거나, 조례를 바꿔서 어떤 장소에 주택을 지을 수 있게 하는 편의를 봐준다거나 하는 식이다. 그런데 [정부에서 특혜를 주는 것에 비해] 공공 비율이 왜 20%밖에 안 되냐는 것이다. 몇 층짜리 주택을 지으면 그 중 두세 층 정도만 공공임대 형식이고, 나머지는 그냥 민간에서 가져가는 거다.

 

비용이든, 절차든, 조례 계정이든, 공공의 방식이 들어가는 재원이라면, 상대적으로 좀 더 주거문제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청년들에게 지원이 가야 하는 게 맞는 거다. 그렇다고 했을 때 지금 책정되어 있는 임대료 자체가 터무니없이 비싸다. 민간의 방식으로 지어줄 필요도 없는 것 같고, 그렇게 하더라도 최대한 공공성을 강화하는 방식으로 해야 한다. 하지만 공공성을 강화하기보다는 아무리 봐도 비싼 주택을 통해서 민간의 [사익을] 많이 남기는 것 밖에 안 되는 느낌이 드는 거다.

 

서울시 '역세권 2030 청년주택' 홍보 이미지ⓒ서울특별시 공식블로그
서울시 ‘역세권 2030 청년주택’ 홍보 이미지ⓒ서울특별시 공식블로그

 

 

저조한 기숙사 수용률과 터무니없이 비싼 민자기숙사 비용 등, 오늘날 기숙사는 대학생의 안정적인 주거지가 되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을 극복하고 기숙사가 실효성을 가지려면 어떻게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가.

기본적으로 대학생들은 소득이 없지 않나. 대학교에서 등록금을 받으면 교육권을 보장해주어야 한다는 측면에서 사실은 대학교 기숙사 수용률을 강제하는 게 맞다. 대학교들이 건축 적립금을 많이 적립해 놓고서 안 쓴다는 보도가 자주 있지 않나. 다른 건물을 지을 게 아니라, 학교 내에서 가용한 부지에 직영 기숙사를 빨리 짓는 것이 가장 적합한 일인 거다.

 

민자 기숙사는 민간자본이랑 결탁을 하다 보니까 비싸질 수밖에 없고, 학생들은 고비용으로 기숙사를 들어갈 수밖에 없다. 민자 기숙사를 짓게 되면 기숙사의 본질적인 목적이 약해지는 거다. 현실적인 해결책은 직영 기숙사가 많아지는 게 맞다. 정부에서도, 교육부에서도 [기숙사를 더 짓고자 하는] 의지가 있으니, 기숙사를 짓게 하기 위한 혜택을 준다던가, 아니면 수용률이 일정 비율 이하이면 제재 수단을 가한다던가 하는 식으로 제도를 마련해야 할 것 같다.

 

다행히도 연합기숙사나 행복기숙사 등 여러 공공기숙사들이 지어지고 있기는 한데, 연합 기숙사는 서울시나 도심에 지을 것이 아니면 큰 의미는 없는 것 같다. 연합형으로 기숙사를 짓는 데 의미가 있기는 하지만, 가능한 위치에 지어야 한다. 근데 그건 사실은 보조적인 수단인 거고, 각 대학 내에서 최대한 직영기숙사의 비율을 높이는 게 근본적인 해결책일 것이다.

 

 

‘서울청년의회 주거분과’에 참여하신 조합원분들의 발제문을 봤다. 거기서 행복주택 등의 주거지원제도에서 제시하고 있는 지원자 기준의 완화가 필요하다는 문제 제기가 있었다. 이 말이 맞다고는 생각했지만, 지금 주택의 물량이 굉장히 부족해서 이미 많은 사람이 혜택을 못 받고 있는 현실이 있지 않나. 정책이 작은 부분에 머물러 있기도 하고. 그래서 지금보다 지원대상의 폭을 넓히는 게 가능할까 하는 의구심이 든다.

‘지원대상의 폭을 넓히는 게 가능하냐’의 문제가 아니라, 가능해야 하는 것 같다. 가령 ‘정책이 가장 필요한 대상이 누구냐’고 할 때, 물론 미취업자나 취업을 했던 사람이나 다 필요할 것이다. 하지만 사실은 사회 취약층으로서 오랜 기간 동안 미취업 상태에 있었던 분들, 또한 4대 보험 적용을 받지 못하는 직장이나 프리랜서 또는 예술인으로 일하면서 힘든 분들이 많지 않나. 이런 분들을 포함할 수 있는 정책이 되어야 하는 건데 그러지 못하고 있는 사실 자체가 문제인 거다. 그렇기 때문에 ‘가능하냐’가 아니라 ‘그렇게 돼야 하는 게 맞다’, ‘그 사람들에게 더 필요하다’고 얘기하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

 

 

청년주거복지는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생각하는가. 민달팽이 유니온이 지향하는 지속가능한 청년주거복지는 무엇인가.

청년주거문제만이 문제가 아니라, 사회 전체의 주거문제가 해결되는 게 기본인 것 같다. 청년주거문제가 많이 얘기가 나온 이유는 여러 가지 주거 문제 중에 청년주거문제가 심각하기 때문이었다. 그동안의 주거 문제 흐름을 보면, 주택이 부족했고, 주택을 공급하는 과정에서 소형 주택이 배제되었고, 그러다 보니 청년주거문제로 이어진 것이다. 꼭 이렇지만은 않지만, 어쨌든 그런 도식화된 과정이 있었다.

 

기존의 아파트 위주 주택 공급이 가족 단위 평수 위주였다면, 지금은 결혼을 할 수도 있고 안 할 수도 있는 거고, 또한 현재 1인 가구 비율이 제일 높지 않나. 이까지 포함하는 주거정책이 되어야 하는데, 지금도 그러고 있지 못하다. 이제는 그게 아니라 정말 필요한 사람들을 위한 여러 가지 맞춤형 주거정책이 필요하다. 전체 주거문제를 이야기하면서, 주거비 부담, 쾌적한 주거 환경 같은 것들을 고려할 수 있는 관점에서 청년주거정책도 같이 고민이 되어야 한다.

 

한편으로는, 우리나라의 경우 시장에 대한 규제가 별로 없다. [가령 민간임대 같은 경우] 주택임대차보호법을 통해서 계약 2년동안은 월세를 올릴 수 없다고 하고 계약이 보장된다고 한다. 하지만 2년은 너무 짧기도 하고, 2년 후에는 마음대로 월세를 올릴 수 있는데 임대료에 대한 규제가 없다. 그런 불공정한 임대차 관계를 봤을 때 청년이 세입자로써 겪을 수밖에 없는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한, 시장에 대한 규제가 좀 더 필요하다. 근본적으로 보편적인 주거문제 방향에서 청년주거문제를 바라봐야 하는 것은 맞지만, 그 과정에는 반드시 시장에 대한 고민이 있어야 한다고 하는 게 답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서은수 기자

3unwater@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