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2017년 5월 15일

디자인과, 행사 불참 시 장학금 못 받아?

불참자에게 학과생활ㆍ인턴ㆍ장학금 등 실질적 불이익 우려

 

지난 3월 미술원 디자인과 개강총회에서 총회를 포함한 앞으로의 학과 행사에 불참한 학생들에게 학과 생활에 직결될 수 있는 불이익을 주겠다고 공지한 사실이 드러났다.

 

디자인과 재학생 A 씨에 따르면, 디자인과 학과장은 지난 개강 총회 당시 앞으로의 학과 행사에 출석부를 도입하여 참석자와 불참석자를 구분하겠다고 밝혔다. 문제는 이 출석부를 장학금과 같은 학과 생활에 직접 관련되는 문제뿐만 아니라 인턴ㆍ추천서 등 취업에도 직결될 수 있는 문제에 반영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러한 출석체크 방침은 개강총회 당일부터 적용되었지만 제대로 사전공지조차 되지 않았다. A 씨는 “사정이 있어서 못 나온 사람은 정정할 기회가 없었다”고 말했다.

 

디자인과가 학과 행사에 출석을 강제하는 분위기는 개강총회 이전부터 지속되어 왔다. 또 다른 디자인과 학생 B 씨는 “오리엔테이션 때도 학과장이 불참자들의 이름을 요구했다”며 “입학식 때 오지 않은 사람에게 불이익을 주겠다는 것”이라고 전했다. 덧붙여 B 씨는 “원래 [개강총회에] 참가하고 싶지 않았는데, 그것[불이익 문제] 때문에 참가했다”고 말했다. 이러한 강제적 규칙이 생긴 이유는 학과 행사에 대한 학생들의 낮은 참여율 때문이다. A 씨는 “작년까지만 해도 [학과 행사에 대해서] 대청소나 이런 문제도 하는 애들만 하고 안 하는 애들은 안 하는 문제가 있었다”며 논의 끝에 불참자에게 패널티를 주는 규칙이 생긴 것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행사 강제 참여 문화는 비단 우리학교만의 문제는 아니다. 지난 2011년 서울대학교 언론정보학과에서는 MT에 불참하는 학생에게 불이익을 주겠다고 발표하여 논란이 된 바 있다. 당시 서울대학교 홈페이지에 올라온 공지문에는 “MT에 불참하는 학생은 장학금 수혜 및 추천서 작성에 불리할 수 있다”는 방침과 함께, 불참자는 사유서를 제출해야 한다는 내용이 있었다. 이에 당시 서울대 언론정보학과 학과장은 “단과대학 행사 참여도는 애초에 장학금 수혜자 선정시 고려사항이었다”고 해명한 바 있다. 또 다른 언론정보학과 관계자는 “항상 MT 참여율이 많이 떨어진다”며 “MT에 참석해서 학생들이 서로 많이 친해지길 바라며 독려 차원에서 진행한 내용이다”고 말했다.

 

한편 서울과학기술대학교 디자인과에서도 작년 3월 MT 강제참석 문제가 불거져 SNS와 대자보를 통한 많은 비판이 있었다. 당시 개재됐던 대자보는 “디자인학과는 ‘MT 인원이 적다’라는 이유로 2015년 MT를 강제화했고, 2014년 약 80명에 불과했던 MT 참가 인원을 2015년 약 200명으로 불려 냈습니다”라며 2016년에도 이와 같은 악행이 반복되고 있는 사실을 지적했다. 또한 MT 강제참석이 교원 교육권과 학생의 학습권을 침해할 수 있음을 재고했다. 이처럼 대학가에는 학생들의 저조한 참여율을 끌어올리기 위해 해당 행사의 성격 및 범위를 넘어선 과도한 불이익을 부여하는 경우가 있어 왔다.

 

이러한 조치들이 갖고 있는 공통적인 문제는 과 행사 참여 여부에 대한 학생들의 기본적인 자유가 고려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또한 출석, 인턴, 장학금, 추천서 등 학생 개인의 능력에 관련된 영역까지 불이익의 범위가 넓어진 양상을 보인다. B 씨는 “개인적인 사정이 있는 사람도 있고 별로 참석하지 않고 싶었던 사람도 있었을 텐데, [개강총회 때 출석부를 만든 것]에 대해서 불만이 많았다”고 당시의 분위기를 전했다. 또한 “디자인과는 취업을 해야 하는 입장이라 [인턴, 장학금, 추천서가] 많이 중요한 편”이라고 말했다. B 씨는 “과 인원이 적고, 2, 3학년이 되면 스튜디오라고 소수 정원으로 수업이 이루어지기 때문에, 교수님 눈밖에 나면 졸업을 잘 못하게 된다는 얘기를 들었다”며  “그래서 개강총회도 싫지만 참석해야 하는 분위기가 있다”고 덧붙였다.

 

현재는 디자인과 모임 불참자에게 구체적으로 얼마만큼 불이익이 갈 것인지에 대해 학생들에게 알려진 바가 없고, 때문에 불만에 대한 피드백도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이에 대해 A 씨는 “[출석부가] 넘겨져 버린 상태에서 얼마만큼 나에게 피해가 올 지도 모르고, 막연한 불안감과 함께 제도 자체에 대한 불만이 생길 수 밖에 없는 구조”라며 “[제도를] 만들고 공표하는 과정에서 조금 더 신중함이 필요하지 않았을까 [생각한다]”는 의견을 밝혔다.

 

 

서은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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