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선관위원장 선거법 위반?

 

“찬성을 해달라고 말한 적은 없어”, 단톡방에서 해명

“회장단을 뽑아야한다는 말 자체가 찬성하라는 얘기 아니냐”, “학회장 개인에게는 후보 공약을 보고 투표할 자유가 없나” 비판 이어져

 

지난 3월 27일 제21대 총학생회·원학생회 재선거가 진행되는 와중 연극원 학생회 단체 SNS 채팅방에서 김도연 중앙선거관리위원장이 선거법 위반의 소지가 있는 발언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김 선관위원장은 연극원 내 모든 과의 학회장이 모여 있는 채팅방에서 “학생회장단이 뽑히지 않을 경우 비상대책위원회로 학회장들이 축제·오티·체육대회·교학협의회·전학대회 예산 결산·원내 회의 등 모든 일을 하셔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한 학회장(이하 A 씨)은 “투표 참가와 연극원 회장단의 찬성은 다른 문제가 아니냐”면서 “학회장이 그런 공지를 하는 것은 공정한 투표가 아닌 것 같다”고 말했지만 김 선관위원장은 “공지 안했다가 나중에 비상대책위원회를 하게 되면 그게 더 문제 아닐까?”라고 답했다.

 

「한국예술종합학교 총학생회 선거시행세칙 제15조 1항」에는 “선거운동이라 함은 특정후보의 당선을 위한 제반의 행위로 규정한다 (단, 다음에 해당하는 행위는 선거운동으로 보지 아니한다)”고 되어있다. 제15조 1항에서 예외로 인정하는 행위는 △선거에 관한 일반적인 의견개진 및 의사표시 △학생들로 구성된 자치단체의 후보자 추천에 관한 단순한 의견개진 및 의사표시 두 가지뿐이다. 이 중 “선거에 관한 일반적인 의견개진 및 의사표시”는 선거관리위원회의 일반적인 투표 독려 활동을 포함한다.

 

문제는 선거가 단선제로 진행되는 상황에서 학생회가 뽑혀야 한다는 사실을 전제로 투표를 독려하는 것이 문제의 소지가 있다는 점이다. 논란이 된 SNS 대화록에서 A 씨는 “이번 학생회장단이 단일 후보라서 말씀드리는 것”이라며 “회장단을 뽑아야한다는 말 자체가 찬성하라는 얘기 아니냐”고 지적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학생(이하 B 씨)은 “공지를 하는 사람에게 학생회장이 선출되지 못하면 겪게 될 불이익을 인지시키는 건 부당한 것 같다”고 말했다. 또한 B 씨는 “단일 후보 공약에 대해서 학회장이 숙지해서 안내하는 일도 그렇다”면서 “학회장 개인에게는 후보 공약을 보고 투표할 자유가 없나”고 말했다.

 

또한 익명을 요구한 한 학회장은 “투표율이 저조한 것에 대한 우려는 이해가 되지만 ‘[연극원 학생회장이 당선을 실패할 경우] 학회장들이 비대위가 되어 모든 행사, 회의를 맡아야한다’ 하고 말한 것이 굉장히 협박하시는 걸로 받아들여졌다”며 “나중에 후보가 선발이 안 되어 우리가 비대위를 하게 될때에 갑작스럽지 않을까 싶어 말씀하셨다고 하는데 투표기간에 말씀하시는 것 자체가 학회장들에게 책임을 전가해버리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또한 이 학회장은 “학생들이 회장단 찬성을 안 할지도 모르는데 너무 성급하게 생각하신 것 같았다”고 덧붙였다.

 

조영준 연극학과 학회장은 당시 상황에 대해 “불편하다고 생각을 한다”며 “카톡방에서 이야기는 했지만 딱히 중요하지 않게 넘어간 것 같다”고 말했다. “학생회가 출범하지 않으면 비대위를 만들어서 일을 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했다는 점에서 강요하는 느낌을 받았다”는 것이다.

 

김 중앙선관위원장은 이에 대해 “당연히 알려드려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선관위원장으로서 만약 투표가 미달된다면 이분들이 일해야 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한편 김 중앙선관위원장은 “불편하게 받아들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학회장도 투표권을 가지고 있는 건 맞으니까”라고 덧붙였지만 이외에 특별히 사과하거나 선거법 위반을 인정하지는 않은 상태다.

 

 

서동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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