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활동연구소장을 만나다

남수영 여성활동연구소장, 지원확대필요성 강조

피해자의 목소리 내는 ‘법정’ 필요해

 

2016 여성활동연구소 정기심포지엄 ⓒ한국예술종합학교 여성활동연구소
2016 여성활동연구소 정기심포지엄 ⓒ한국예술종합학교 여성활동연구소

 

지난 17일, 석관동 캠퍼스 영화전용관에서 여성활동연구소가 주최한 2016 여성활동연구소 정기심포지엄이 개최되었다. “Frame 너머 예술: 시즌Ⅰ”을 제목으로 <더 헌팅 그라운드> 영화 상영과 김현 시인과 함께한 강연도 진행되었다. 여성활동연구소는 매년 학생 및 교직원들을 위한 정기심포지엄을 개최하고 있다. 작년 같은 경우, 맨스플레인을 겨냥한 “토크콘서트: 남자가 묻고 여자가 답하다: 2015년 페미니즘 이슈와 논쟁” 행사가 열렸었다. 여성활동연구소는 학생들과 교직원을 위한 젠더관련 이슈를 겨냥한 행사 개최 및 연구를 진행하는 기관이다. 여성활동연구소 산하에는 양성평등상담실이 학생들의 상담업무를 도맡아 하고 있다.

 

여성활동연구소장 남수영 교수(영상원 영상이론과)는 여성활동연구소의 설립취지에 관해 묻자 “본래 여성활동연구소는 학내 여성 선생님들이 만들었다”며 “학교 차원에서 만든 단체나 부설기관이 아니었다”고 이야기했다. 이어 “이러한 과정 속에서 여성활동연구소에 상담업무까지 맡겨지게 되면서 전문 상담인력을 고용하게 되었다”고 전했다. 남 소장은 “여성활동연구소에서는 본래 여성학과 여성주의에 대한 연구를 진행해야 하지만 부족한 인력에다가 상담센터와 함께 운영되면서 계속해서 일들이 쌓이고 있는 상태”라고 밝혔다.

 

이처럼 남 소장은 여성활동연구소에 대한 학내 지원 부족 및 인력 부족을 강조했다. “학내 인권 관련 일을 맡는 기구가 여성활동연구소와 양성평등상담실만 존재하기 때문에 성격에 맞지 않는 일들도 많이 들어온다”며 “학내 인권센터가 확대될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실제로 여성활동연구소는 여성활동연구소장과 양성평등상담실의 두 상담사만 일을 도맡아 하고 있다. 그렇기에 일들이 많아지면 결국 개인이 책임을 질 수밖에 없는 구조이다. 또한, 학교의 예산지원이 적기 때문에 심포지엄 개최나 연구지원에도 어려움이 생기고 있다. 남 소장은 “학생들의 연구를 지원하고 싶은 생각도 있으나 현실적으로는 불가능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여러 젠더관련 사태들을 처리하면서 생각하게 된 한계점은 여성활동연구소가 학내 기구이기 때문에 생기는 법적 어려움들이었다. 남 소장은 “양성평등상담실과 여성활동연구소가 학내 기구이기 때문에 법적으로 도와줄 수 있는 길이 많지는 않지만, 오히려 교내이기 때문에 발견할 수 있는 여러 가능성들에 집중하려 한다”고 전했다.

 

남 소장은 아돌프 아이히만 나치스 친위대 장교의 1961년 재판에 대한 이야기로 끝을 맺었다. 남 소장은 “한나 아렌트가 지적한 아이히만 재판의 오점, 즉 전 인류에 대한 죄를 유태인에 대한 죄로 축소했다는 지적은 분명 논리적이고 받아들일 수 있는 지점이 있으나, 그럼에도 아이히만 법정이 의미 있었던 이유는 [기존의] 가해자의 법정이 아닌 피해자의 법정이었다는 점”을 예시로 들었다. 불평등한 젠더로 힘들어하고, 자신의 목소리를 낼 창구가 부족한 학생들에게 ‘피해자들의 목소리를 낼 수 있는 법정의 공간’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어 “학생들이 최근 자신의 경험들을 공개적인 장소에서 밝히고, 각종 위원회를 통해서 자신들의 권리를 찾는 것을 막아서는 안 된다”고 밝히며 “피해자의 언어를 전경화시킬 수 있는 공간”을 강조했다. 피해자의 언어가 전경화되는 학내 공간이 확보되기 위해서는 학교의 인권지원센터 추가 설립과 여성활동연구소와 양성평등상담실에 대한 예산 및 인력지원이 필요한 상황이다.

 

 

박귤 기자

kyulp123@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