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2016년 11월 19일

한국예술종합학교 총학생회, 시굿선언 이후

예술대학생 시국선언 포스터

예술대학생 시국선언 포스터

 

 

 

사회 문제가 불거졌을 때 가장 선두에 서서 목소리를 높이던 사람들은 예술인이었다. 혼란스러운 시국에 그것을 타파하기 위해 노래하던 사람들도 예술인이었다. 기득권의 잘못을 질책하고, 그들의 이면을 풍자하는 것이 ‘광대’들의 몫이었다. 이전의 판소리에서 양반들이 우스꽝스럽게 그려지듯이 작금의 현실을 많은 이들에게 전달해야하는 의무가 예술인들에게 있다. 예비 예술인들이 모여있는 이 학교에서 많은 이야기를 소리치는 곳이 있다. 총학생회의 시굿선언 이후의 일정을 들어보았다.

 

 

  • 시굿선언은 어떻게 시작하게 되었는가?

 

 

시굿선언은 ‘한예종다운 시국선언을 해보자’는 생각에서 출발하여 집행부 내에서 여러 아이디어를 제시하는 과정을 거쳐 예술학교의 장점을 살린 공연 퍼포먼스 형식의 기획을 선택했습니다. 시국에 대한 비판적인 태도로 공연을 준비한 것도 있지만, 작금의 무속신앙과 전통예술에 대한 소비 형태에 대해 비판하고자 했던 의도가 먼저였습니다. 굿판은 춤과 노래가 복합적으로 결합된 종합예술로서 그 가치를 인정받아 왔으며 때문에 역사 깊은 문화재로서 의미를 가지고 현재까지도 전수되고 있습니다. 한예종 총학생회는 이러한 전통문화가 현재 언론에서 부정적으로 소비되고 있는 것에 대해 안타까움을 느껴, 그 예술적, 공연적 성격을 강조하고자 새로운 방식의 시국선언을 기획했습니다.

 

 

  • 시굿선언 당시의 상황은 어떠했는지?

 

 

시굿선언 당시, 오신 분들께 양초와 종이컵을 나눠드렸고 공연 내내 많은 수의 촛불이 켜져 있었습니다. 새로운 장르의 시위를 만들어가고 정착시키는 것에 대한 가능성이 엿보였다는 데에 의의를 두고 싶습니다. 학교의 특성을 잘 살렸다는 점, 새로운 방식의 시국선언이었다는 점에서 좋은 호응을 얻었습니다. 당일 현장에는 재학생뿐만 아니라 졸업생, 외부인을 포함해 500명 이상의 인원이 모였습니다. SBS, YTN 등 TV뉴스나 각종 인터넷 매체에서 행사에 대해 자세히 다루고, 라이브 방송은 조회수가 30만 명이 넘어가는 등 많은 관심을 받았습니다. 이에 대해 학교 학생으로서 자랑스러웠다는 의견, 짧은 시간 내에 기획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공연이 짜임새 있었고 총학의 준비성이 좋아보였다는 긍정적인 의견이 대부분이었습니다.

 

 

  • 민중총궐기 때 참여는 어떻게 시작하게 되었는가?

 

 

이후 민중총궐기 등의 자리에서 총학생회의 입장으로 참여해달라는 의견이 있어 집행부 내에서 의견 조율을 거친 후에 ‘전국 대학 시국회의 연합’과 ‘예술대학 시국회의’에 합류했습니다. 누리와 페이스북 페이지, 카카오톡 플러스친구로 설문조사를 실시해 학우들의 의견을 듣고 카카오톡 오픈 채팅으로 당일 집회 참석자를 모아 실시간으로 공지하면서 민중총궐기에 참여했습니다. 70여명의 학생들이 한국예술종합학교 깃발 아래에 모여 광화문까지 행진하고 이후 청와대로 향하면서 우리가 함께하고 있다는 것을 온 몸으로 느꼈습니다.

 

 

  • ‘민중총궐기 네트워크’와의 향후 진행방향은 어떻게 진행되는 지 알고싶다.

 

 

‘한예종 민중총궐기 네트워크’와도 연합하여서 지난 민중총궐기와 같이 앞으로도 함께 집회에 참여할 계획입니다. 총학생회는 국립예술대학교 학생자치기구로서 현 시국에 대한 목소리를 끊임없이 낼 것이며, 계속되는 추후 집회 일정에 많은 학우들이 함께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권라임 기자

kwonlime@karts.ac.kr

 

 

 

 

  <예술대학생 시국회의 한국예술종합학교 총학생회 대표자 발언>

국민의 정당한 질문에 정상적인 답변조차 못하는 이 정부를 보면서 우리는 깊이 절망하고 분노합니다. 대통령과 청와대, 검찰은 과연 촛불의 민심을 끝까지 외면할 생각이십니까. 우리는 국민입니다. 우리는 이 나라의 청년입니다. 우리는 대한민국의 예술가들입니다. 우리는 이 나라의 현실과 이상에 대해 의문하고 교정을 요구할 권리가 있습니다.

우리 한국예술종합학교는 정부의 지원이 곧 예산이 되는 국립예술대학입니다. 우리는 문화체육관광부의 관련 예산 삭감으로 인해 직접적인 피해를 겪었습니다. 밤잠을 줄여가며 작품을 고민하고, 틈틈이 아르바이트를 하며 버텼던 그 시간에 올바른 교육을 위한 국민의 세금이 몇몇 개인의 사욕을 위해 쓰였습니다. 뒤바뀐 문화정책의 목적이 이 나라 국민의 생활을 인간답게 하려는 것이 아니라 권력과 재력의 이익을 위해서였다는 사실을 마주한 지금 이 시점, 우리는 더 이상 가만히 있을 수 없습니다.

우리는 박근혜 대통령의 즉각 하야를 촉구하며, 대통령을 포함한 청와대의 고위 간부들, 이들과 결탁한 정치인들, 이들과 거래한 기업들에 대한 철저한 조사와 처벌을 강력히 요구합니다.

예술은 새로운 현실을 만드는 것입니다. 현실로부터 도망치지 않고 있는 힘을 다해 견디면서, 전에 없던 새로운 길을 내는 것입니다. 우리는 예술로 싸우겠습니다. 우리는 민주주의를 믿고, 예술의 힘을 믿습니다. 함께 싸우면 달라질 것임을 믿습니다.

선배 예술가들께 묻습니다. 이 싸움에 함께해주시겠습니까. 함께 싸워주시겠습니까.

우리는 역사의 정점에 서 있습니다. 박근혜 정권의 퇴진을 기점으로, 이 위기가 대한민국 민주주의 역사의 새로운 출발점이 되기를 원합니다.